윤일병 “살려주세요” 마지막 애원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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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숨지기 직전 “살려주세요” 마지막 애원

등록 : 2014.08.31 12:05 수정 : 2014.08.31 12:25


사건 당일 ‘핵심 목격자’ 김 일병 진술서 추가 공개
구타 당시 음식물 튀어나와…기도 폐쇄 보기 어려워
가해자들 “이거 살인죄, 조용히 해달라” 은폐 시도도
“살려주세요….”



선임병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아무개(21) 일병이 숨지기 직전 사경을 헤매며 “살려달라”고 애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선임병들 역시 자신들의 가혹 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군 검찰이 ‘폭행 치사 혐의’로 기소된 가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진술이어서 군 검찰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31일 <한겨레>가 입수한 군 재수사 기록을 보면,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아무개(20) 일병은 윤 일병이 사망하기 직전 “저렇게 맞다가는 맞아서 죽든지, 윤 일병이 자살해서 죽든지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김 일병은 천식으로 의무대에 입실했던 환자로, 윤 일병 사망 당시 현장을 지켜봤다. 김 일병의 진술서는 지난 13일 군 검찰이 전역한 김 일병을 찾아가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김 일병의 진술은 이전에도 일부 알려졌지만 이번에 추가 진술서 공개를 통해 윤 일병 사망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나게 됐다.

지난 4월6일 오후 4시, 김 일병은 이아무개 병장과 하아무개 병장, 이아무개 상병, 지아무개 상병 등 선임병들이 김 일병을 괴롭히는 소리에 잠을 깼다. 만두와 닭튀김을 먹던 중, 이 병장이 ‘음식을 왜 쩝쩝거리면서 먹느냐’며 윤 일병의 입에 음식을 밀어 넣었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고 다른 선임병들은 폭행에 가세하거나 망을 봤다.

가해 병사들은 힘이 빠지면 교대로 엎드린 윤 일병의 배를 걷어차는 등 폭행의 강도를 높였다.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침상을 오르내리게 하고 의무대 안을 뛰어다니게도 했다. 또 이 병장과 이 상병은 평소에도 윤 일병에게 “너 계속 이러다 맞다가 죽는다. 네가 제대로 해야 안 맞잖아’”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김 일병은 증언했다.

사건 초기 군은 윤 일병이 목에 음식물이 걸려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목격자 김 일병에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윤 일병이 뺨을 맞을 때 음식물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고, 그가 침상에서 헐떡일 때에도 음식물이 목에 걸려서 숨이 찬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김 일병은 진술했다. 윤 일병이 침상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이 먹고 싶다’고 하자 이 병장은 3초를 줄 테니 물을 먹고 오라고 했다. 윤 일병이 필사적으로 달려갔지만 3초 안에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다시 주먹질이 계속됐고, 결국 윤 일병은 다리가 풀려 소변을 지리며 침상에 쓰러졌다.

윤 일병이 사경을 헤매며 마지막으로 웅얼거린 말도 “살려주세요”였다고 김 일병은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 이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은 돌아가면서 배와 가슴 등을 사정없이 폭행했다. 그 뒤 윤 일병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윤 일병은 깨어나지 못했다.

또 가해 병사들은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사망한 다음 날 김 일병에게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이거 살인죄예요”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 이 상병은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수첩과 노트의 내용을 찢었고, 지 상병은 윤 일병의 물건을 더블백에 담아 어디론가 가져갔다고 김 일병은 진술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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