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드
정상에서 보는 세상과 삶은 왜 이토록 아름다운지…
날짜 2018-05-10

등산로변의 폭포.

등산로 주변의 큰 소나무들.


Will Thrall Peak 정상에 있는 동판.


LA나 Orange County에 살고있는 우리네 주말등산인들은 보통은 San Gabriel 산맥이라고 일컫는, Sunland, La Canada, Pasadena, Azusa, Pomona, Cucamonga 등의 여러 지역에 걸쳐 그 북쪽에 병풍처럼 둘러있는, 산악지역을 주무대로하여 등산을 하고 있다.

동서로는 대략 15번 Freeway에서 5번 Freeway 사이에 걸쳐있고, 남북으로는 LA와 San Bernardino County에서 Mojave사막에 걸쳐있어, 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 크기의 면적을 점하고 있는 산맥이다.

개괄적인 지세를 보자면, 서쪽이 낮고 동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동고서저의 형국이고, 또 남쪽은 낮고 북쪽은 높아지는 남저북고의 형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들이 이 산악지역을 드나들 때는 주로 2번 Highway를 이용하는데, 서남쪽인 La Canada에서 시작하여 동북쪽인 Wrightwood 쪽으로 이어지는 전장 66마일의 이 관통도로도, 산맥지세의 형국에 따라 낮은데서 시작하여 차츰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이 도로의 서남쪽이랄 수 있는 La Canada는 대략 2000’ 미만의 고도에서 시작되는데, 동북쪽으로 가면서 Switzer Picnic Area는 3500’ 내외가 된다. 다시, Red Box는 4660, Charlton Flat Area는 5400’, Three Points는 5900’, Buckhorn Campground는 6800’, Cloudburst Summit은 7000’, Dawson Saddle은 7900’로 여기서 정점을 찍는다. 그 다음엔 2번 도로가 거의 끝날 때까지 6500’ 내외의 고도를 유지하며 이어지는데, 6500’라 해도 한라산 정상보다도 높다.

이러한 산맥의 지역별 고도의 차이는 우리들 주말등산객들의 산행지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더위가 한창인 여름철에는 고도가 높은 동북쪽으로 가서 피서를 겸한 고산지역의 산행을 하고,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겨울에는 고도가 낮은 서남쪽으로 가서 안전하고 따뜻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가주의 등산인들에겐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벌써 5월로 접어들었으니, 동북쪽 산악지역에 내렸던 눈이 웬만큼 고산이 아니라면 이미 다 녹았을 것이다. 눈이 녹아 사라지면서 차츰 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는 이 시기를 이용하여, 동북쪽 지역에 위치한, 여름에도 제법 시원한, Will Thrall Peak을 찾아가 보자.

이 산은 샌게브리얼 산맥의 북쪽끝에 위치한 고도 7845’의 꽤 높은 봉인데, 등산 시작점인 Burkhart Trailhead의 고도가 이미 6450’이고보니, 크게 힘든 산행은 아니다.

등산시작점에서 대략 2마일에 걸쳐 800’를 내려 갔다가, 약 3.5마일에 걸쳐 2200’를 올라 가야하고, 돌아올땐 다시 등산시작점까지 800’를 올라와야 하므로, 왕복 12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 3000’ 정도의 약간 힘든 코스라 하겠는데, 대략 10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가는 길

210번 Freeway의 La Canada지역의 2번 Highway의 East Exit로 나와 33.5마일 쯤을 간다. 도로변에 꽂혀 있는 Milemarker로 58.3이 되는 지점에 이르면, Buckhorn Campground를 가리키는 표지간판이 오른쪽에 있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Campground를 관통하는 중심도로를 따라 0.5마일쯤을 내려가면 Burkhart Trail의 시작점에 이르게 된다. 등산객 전용의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다. 주차증을 잘 걸어둔다. (주의: Milemarker 58.3지점에는 실제로 Milemarker는 없다. Milemarker 58.2지점에서 0.1마일쯤 더 가면 된다. 이 지점 바로 전에 Buckhorn Dayuse Area라는 간판이 있는데, 이곳을 0.1마일이 채 안될만큼 조금만 더 지나면 된다. )

등산코스

등산시작점의 고도가 6450’로 이미 한라산 정상보다도 더 높다보니 공기가 아주 청량하다. 등산로 주변에는 거목들이 군데군데 하늘을 뚫을 듯 서 있고 멀리 또는 가까이의 산속에는 나무들도 무성하여 이 곳이 깊은 산속임을 일깨운다.

등산로는 처음 2마일정도는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대략 10분이 채 안될만큼 내려가다보면 오른쪽 아래의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희미한 발자취를 따라 100m쯤을 내려가면, 기기묘묘한 바위들 가운데 아름다운 폭포가 있으니 한번 내려가 볼 것을 권한다.

등산시작점에서 부터 약 1.7마일을 내려가면 길이 왼쪽으로 갈라진다. 왼쪽길은 Cooper Canyon Campground로 이어지는 PCT의 구간인데, 그러나 우리는 직진이다.

0.1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운치가 있는 또 하나의 더 큰 폭포가 있다. 낙차가 20’는 될 듯한 폭포이다. 30m 정도의 짧지만 가파른 길이 계곡바닥으로 내려가도록 나있어,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봄철에는 수량이 많아 멋진 폭포로서의 매력을 뿜어내지만, 건기에는 물이 적어져 폭포로서의 위용을 잃게된다.

다시 등산로로 올라와서 0.2마일쯤을 더 가면 작은 개울을 건너게 된다. 고도 5600’의 Little Rock Creek인데, Palmdale쪽으로 흘러나가서 결국 Mojave 사막에 흡수되어지는 물줄기이다.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차가운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마춤일 것이다.

Creek을 건너 왼쪽으로 바짝 굽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50m를 나아가면 오른쪽에 이정표가 있어, 우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Rattlesnake Trail임을 알려준다. PCT와 중첩되는 등산로이며 남쪽으로 Eagle’s Roost Recreation Area로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Burkhart Trail을 따라 직진한다. 여기서부터 Burkhart Saddle ( 6959’ )까지의 3마일 구간은 몇 번의 Switchback을 거치며 대체로 완만하게 1300’ 정도의 고도를 오르는 오름길이다.

봄에는 특히 Lupine, Penstemon, Western Wallflower, Monkey Flower 등의 예쁜 야생화를 볼 수 있고, 사시사철 볼 수 있는 Jeffrey Pine, Incense Cedar 외에 길쭉한 솔방울들을 달고 있는 Sugar Pine과 작은 잎이 빛나 보이는 Mountain Mahogany들이 가끔씩 특히 눈에 띄고, 다소 투박한 Yerba Santa, Chaparral Yucca 등이 길섶과 주위의 숲속을 메꾸고 있다.

완만한 오름길이 다하면 5마일 지점임을 알리는 표지말뚝이 나온다. 여기가 동서로 이어가는 Pleasant View Ridge의 지맥이 잠시 땅속으로 잠복한 듯 보이는 4거리 Burkhart Saddle이다.

고개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광대무변한 Mojave사막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시던 시절에 이러한 광막한 땅이 우리 조선의 백성들에게 주어졌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상념을 가져본다.

직진하면 Palmdale의 Devil’s Punchbowl County Park에 닿게 되는데, 기기묘묘한 바위와 바위산들로 이루어진 별유천지가 바로 그곳이다. 우측의 오름길을 따라가면 Mt. Pallett에 이르고 마침내는 Mt. Williamson에 이르게 되나, 오늘 우리는 왼쪽의 오름길을 택한다.

Will Thrall Peak까지 0.5마일의 거리에 900’를 올라야하니, 꽤 가파르게 느껴진다. 짧은 지그재그 구간이 몇 개 있지만 거의 직진코스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도 거리가 짧으니 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멋진 소나무들이 둘러있는 자그마한 봉우리다. 전망이 좋다. 날씨가 좋을 경우에는 시에라네바다산맥도 보인다는데, 가까이로는 Cooper Canyon, 그 뒤로는 Waterman Mountain, Twin Peaks 를 보게 된다.

발밑 가까이에서 Mojave사막이 시작됨을 볼 수 있어 이 산이 샌게브리얼산맥의 최북단임을 확실히 느끼게 해준다. 동쪽으론 Pallett Mountain을 위시한 Pleasant View Ridge를, 서쪽으론 샌게브리얼산맥의 첩첩한 산줄기들을 볼 수 있다.

장대한 고목이 쓰러져 있는 옆으로 낮은 바위 돌출부에 Will Thrall이라는 사람을 기리는 동판이 부착되어 있다. 이렇듯 아름다운 전망이 있는 아담한 봉우리에 그 이름이 헌정된 영예를 누리고 있는 Will Thrall이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1873년에 태어나 이순의 나이가 될 때까지 줄곧 부동산업과 식품소매업으로 살아왔다니 아마도 우리네 보통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나이 61세가 되던 1934년에 “Trails Magazine”이란 계간잡지를 만들면서 샌게브리얼산맥을 사랑하고 이를 잘 보존하고 알리려는 탐험가, 역사연구가, 문필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된다.

“멀고도 높은 산을 힘들게 등반을 한 후에 야영을 하며 먹는 음식의 맛을 모르는 사람, 푹신한 솔잎위에 자리를 깔고 누워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별들을 헤어보지 않은 사람, 문명을 벗어난 외딴 숲속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밤늦도록 친구와 속깊은 얘기를 나누어보지 않은 사람은, 삶의 즐거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창간호에 썼다고 하는데, 1934년부터 7년간 LA Times의 일요판에 ‘Today’s Hike’ 라는 인기칼럼을 쓰기도 했단다.

특히 그는 등산이 주는 육체적 정신적 유익성을 널리 홍보하는 한편, 원주민 인디언들의 옛 통행로와 Camp를 되찾아내는 일에도 몰두했다고 한다.

그의 이력이, 처음엔 지극히 평범한 장삼이사의 삶을 살다가, 회갑이 지날 무렵에야 새롭게 자연을 사랑하고 이를 홍보하는 또 다른 삶을 멋지게 살다간 사람이라는 부분이, 특히 진한 감동을 준다. 어쩌면 남달리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했기에 90세까지 활력있게 살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이러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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