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우리의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성경말씀에는, “마음의 즐거움이 몸의 양약이 되지만, 마음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고 (잠언서 17:22) 했고, 불교에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마음의 세가지 독이니 조심하라.”고 가르친다.
마음의 걱정과 근심, 감정의 격분이나 흥분은 심장에 부담을 주어 급사,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 유도 국가대표 하형주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를 내려 꽂고 금메달을 획득하던 순간을 텔레비젼에서 지켜 보던 한국의 노인 두 분이 흥분한 나머지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한번은 실미도의 특수부대에 끌려간 병사의 행방을 몰라 걱정하던 시골의 노모가 아들이 몇년만에 휴가차 갑자기 나타나자, 어머니는 너무 놀라고 기뻐서 아들을 보자 마자 기절하여 깨어나지 못하지 돌아 가셨다고 한다.
며칠전에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63세의 마취과의사가 심장마비로 죽음에 이르게 되어 가족들로 부터 임종기도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우리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였고, 사위는 임상간호사 (nurse practitioner)인 의료인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도 심장마비가 오면 십중팔구 죽게 되는구나”하고 느꼈다.
최근에 대학동기들 카톡방에서 내가 대학시절 심장마비는 아니나 기숙사 화장실에서 기절을 했다가 깨어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간 잊어 먹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 그 일이 또렷하게 기억이 났다.
그러니까,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될 만큼 건강하던 대학 2학년 때였는데, 하루는 기숙사 화장실에 용변을 보고 화장지로 뒤를 닦았는데, 피가 조금 묻어 있었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나는 화장지에 묻은 피를 보고,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 가신 것이 연상되었고, 중학생이던 동생이 물에 빠져 익사했을 때, 우리 어머니가 서럽게 우시던 모습이 연상이 되면서, “피는 암의 증거일지 모르고, 암은 곧 죽음임으로, 내가 암으로 죽으면, 우리 어머니가 또 서럽게 우실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르자, 다리에 힘이 풀리며, 화장실에서 기절을 해 버렸던 것이다.
시간이 5분이 흘렀는지, 30분이 흘렀는지, 쓰러져 있던 나를 누가 보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깨어 보니, 다리는 화장실안에 걸려 있었고, 몸통은 화장실 복도에 늘어져 누워 있었다. 심약한 나는 “피똥 누고, 기절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기숙사로 올라가 친구들에게 “나 화장실에서 기절했다가 이제 왔다”고 하니, 친구들은 사정도 모른 채, “너 영양실조가 와서 그런 모양이다. 기숙사에 밥 먹으러 가자”고 위로를 해 주었다.
그런데, 내 동기인 용삼형이, “나도 변비가 있어서 항문에 힘을 주다가 항문이 찢어져 피가 묻어 나올 때가 있는데, 그거 별거 아니야.”하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불안 공포증, 건강염려증이 사라지고, 안심이 되면서, 그 후 40년 동안 기절을 한번도 하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성경말씀에 (잠언 25:11),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의 금사과”라고 했듯이, 어리석고 부정적인 걱정에 사로 잡혀 기절까지 한 나에게, 좋은 친구가, “나도 그런 일 있었는데, 별 거 아니야. 염려할 것 없어”라고 해 준 그 말이 어느 상담가, 설교가, 정신과 의사의 말보다 더 귀하고 고마운 말이 되었다.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해서,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고, Ralph Waldo Emerson은, “당신의 생각이 당신을 만든다.” (You become what you think about all day long.)고 했다.
그래서, 성경말씀 (잠언 4:23)은 “무릇 지킬만한 것 보다 네 마음을 지켜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고 했고, 사도 바울은, “형제 자매들아, 참된 것, 고상한 것, 옳고 순수한 것, 사랑스럽고 존경할 만한 것, 훌륭하고 칭찬할 만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며 살아라.”고 (빌립보서 4:8) 가르치고 있다. (Brothers and sisters, whatever is true, whatever is noble, whatever is right, whatever is pure, whatever is lovely, whatever is admirable—if anything is excellent or praiseworthy—think about such things.)
어느 심장병 환자가 수술을 하고 회복 중일 때, 부자 친척이 죽으며, 백만불 유산을 남겨 주었다고 한다. 환자에게 스트레스가 가는 흥분된 소식을 전하는 게 위험할 것 같아, 목사에게 그 소식을 점쟎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목사는 중환자실을 방문하여 안부를 나눈 후, 이렇게 얘기했다 한다: “집사님, 갑자기 백만불의 돈이 생긴다면 어디다 쓰시겠습니까?” 그러자, 집사님은, “공돈이 생긴 것이니, 목사님 교회에 오십만불 헌금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목사는 흥분해서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미국의 우스개 소리이다.
거친 말이나 화난 말도 위험하지만, 좋은 소식도 너무 흥분된 소식은 심장건강에 좋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편안한 생각을 하고, 평범한 말을 주고 받으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