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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만약에3

2018.08.27

월요일

남자가 말했다.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10분에 한번씩 들어가는 몰핀으로도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화요일

4기입니다.
일단 원래 생겼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발견되면 4기라고 부릅니다.
그 여자가 말했다.
애들 내일이면 올꺼야.
그 남자가 말했다.
선배님, 고백성사를 해야겠는데 선배님이 아는 신부님이 와주실 수 있을까요.


수요일

남자가 말했다.
받아 적어 봐.
그 여자는 생각했다.
그냥 고백성사가 아니고 종부성사라고 부르는 것이네.


목요일

간에 뭔가가 보입니다. 
biopsy를 해봐야 알겠습니다.


금요일

치료라기 보다는 고통을 최소한도로 줄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들어가는 몰핀덕인지 그 남자는 이제 고통은 거의 못 느끼고 있었다.
그 남자가 말했다.
오늘은 안가?
똑바로 누으면 숨을 못쉬게 되서 죽는데.
그 남자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토요일

그 여자는 남자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 봉투에 넣었다.


5개월전

의사가 말했다. 암이 있는 신장을 떼어냈으니까 앞으로 3개월에 한번씩 CT 촬영만 해보면 되겠습니다. 

목디스크라기에는 너무 고통이 심한거 아닌가요,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해봐야 하는거 아닐까요.
그 여자는 오늘도 생각한다. 만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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