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무용연합회회장.진 발레스쿨 원장(진최)

열림의미학,빛의춤—올라퍼엘리야슨의(OPEN)전시를다녀와서...

올라퍼엘리야슨이라는이름을처음들은건한미여성회(KAWA)의서양미술사수업시간이었다.눈에보이는것너머,감각과공간,움직임을다루는그의예술세계는처음부터강하게마음을끌었다.작년부터MOCA에서그의전시가열리고있다는것을알게되었고,몇주전미술사회원들이단체로간다고했지만나는발레수업일정때문에함께하지못했고,그아쉬움이꽤오래마음에남아있었다.

이번메모리얼데이연휴,드디어전시장을찾았다.그런데너무성급했던걸까?주소도확인하지않고브로드미술관앞에있는MOCA로가서"엘리야슨예약했습니다"하고당당히QR코드를내밀었지만,직원은웃으며말했다. "그전시는다른곳,게펜컨템포러리에서열리고있어요."결국다시차를몰고이동했고,주차비만두번.예술체험은시작도전에20달러짜리예습으로출발했다.그순간나는엘리야슨의설치미술속에서길을잃기전에,도시속에서먼저길을잃은셈이었다.어쩌면이모든과정이이미예술적경험의일부였는지도모른다.미술도,인생도,공간의개념은늘우리가예상하는방식으로배치되어있지는않다는걸다시한번실감했다.

두번째전시장, The Geffen Contemporary에도착해안으로들어서자마자알수있었다.전시제목인(OPEN)은단지문이열려있다는뜻이아니었다.이곳은내감각을,나의시선을,내안의생각들을조용히'열어주는'공간이었다.엘리야슨은우리에게묻는다. "나는지금다른사람의시선에,느림에,나자신에게솔직해지는데에열려있는가?"그질문앞에서자,나도모르게내마음속문하나가열리는느낌이들었다.

전시장안에서는빛과그림자,색과공간이끊임없이변하며나를감쌌다.보는것이아니라, '경험하는'전시였다.나는어느새그공간안에서멈춰선채,작품의일부가되어있었다.무용수처럼말이다.

나는미술관에가면가끔그림앞에서포즈를취하거나춤을춘다.누구에게보여주기위한동작이아니라,그림속의선과색이내안에서하나의리듬이되어퍼질때,내몸이자연스럽게반응하는것이다.발레는내가예술에반응하는방식이고,나만의감상이다.엘리야슨의작품앞에서나는그행동이'이상한일'이아니라'예술에닿는방식'이라는걸확신하게되었다.그는나에게말하는것같았다. "괜찮아,네가하고싶은대로해봐."예술을머리로만이해하려하지않고,몸으로받아들이는감상법—그것이야말로내가예술과가장가까워지는순간이다.

그림앞에서당당히춤을추고포즈를취할때내곁엔언제나조용히사진과영상을열심히찍어주는옆지기남편이있기에,예술의길이외롭지않은건그따뜻한동행자덕분인것같다.

이전시가더욱특별했던이유는또있다.지난3월,한국리움미술관에서구석계단위에놓인인상적인구조물을본적이있다.누가만든건지도모른채'정말멋지다'고감탄만했는데,이번에미술사수업에서그것이올라퍼엘리야슨의작품이라는걸알게되었다.그렇게우연히마주쳤던감동이이제는이름과의미를가진예술로되살아났다.알지못한채느꼈던감정이,이제는이해되고다시바라보게되는것.그과정이바로예술의깊이아닐까생각해본다.

게다가엘리야슨은단순한설치미술가가아니다.그는청소년시절브레이크댄스를추던무용수였다.그래서인지그의작품에는늘몸과공간,움직임에대한감각이살아있다.무용수들과협업한,빙하와함께한퍼포먼스같은작품을보면,그가빛과몸,자연과공간사이의관계를어떻게예술로풀어내는지를느낄수있다.

그는말한다. "내가예술이라고생각하는것이곧예술이다."그말이오늘따라깊게다가왔다.내춤도그렇다.무대위에서의움직임은단순한동작이아니라내생각과감정이흘러나오는하나의형식이다.나의사유,나의존재가몸을통해표현될때,그것은예술이된다.

오늘나는'빛의춤'을보았다.그리고그안에서내춤,내삶,내예술을다시돌아보게되었다.그리고문득깨달았다.미술사수업을통해차곡차곡쌓아온생각들이이렇게나를더깊은예술로이끈다는것을.작품을바라보는눈,세상을감각하는마음,나자신을성찰하는시선—all of them have been shaped through art.미술사는지식이아니라,내안을풍성하게만드는뿌리같은것이다.그래서나의춤도,나의삶도,그뿌리에서자라조금씩더높은빛을향해나아가고있다.

그래서나는진발레스쿨'발사모(발레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회원들에게미술사수업을늘적극권한다.그결과지금은정말많은분들이그수업을듣고있다.그림을통해세상을다르게보고,춤을통해자신을새롭게발견하는것—미술은감각을일깨우고,무용은그감각을몸으로피워내는예술이다.그두세계가만나는지점에서,우리는삶을더풍요롭게,더빛나게가꿔나간다.누군가는새롭게눈을뜨고,누군가는잊었던날개를되찾는다.그렇게우리의일상에도예술의기적은조용히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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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무용연합회.진발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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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323-428-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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