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레저문화에 대한 경각심..

2018.12.27


몇일 전 태국에서 골프를 치던 한국인 관광객 2명이 물에 빠져 사망한 일이 있었다. 무슨 골프를 그렇게 심각하게(Seriously)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골프 카트를 배에 싣고 가서 치고, 또 싣고 오다 물에 빠져 사망했다고 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이런 식으론 치지 않는데, 참으로 무모한 여행을 한 것 같다. 우선 진심으로 사망자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사람들이 생활이 윤택해 지면서 해외로 많이 나가시는 것 같은데, 이런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은 안전 시스템이 그렇게 완벽하지 않다. 이 사람들 말만 믿고 시키는 대로 했다간, 이런 안타까운 일을 당할 수 있다. 어딜 가던 안전은 본인이 지켜야지, 남이 지켜주지 않는다. 


요즘 한국에도 레저산업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수상 레저기구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해양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상레저기구로 인한 사고는 총 172건으로, 작년에만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주로 선박의 충돌, 전복, 표류, 화재 등으로 발생했는데, 사고의 원인은 운항 부주의, 무리한 운항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아무리 레저가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지만, 기본적이 지식이 없이 섣불리 덤볐다간 큰 변을 당할 수 있다. 우선 스쿠버 다이빙도 사람들이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잘못하면 고막이 터질 수 있고, 잠수병이 생길 수 있다. 급하게 바다에 뛰어 들 경우 고막이 손상될 수 있고, 또 잠수 후 상승할 때 너무 급히 상승하면 잠수병에 걸릴 수 있다. 잠수병은 강압병이라고도 하는데, 물속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록 압력에 의해 질소가 혈액에 쌓이게 되는데, 갑자기 상승하면 질소가 기포를 형성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이 병에 걸리면 평생 고칠 수 없이 침상에서 살아야 한다. 잠수 후 상승할 때는 1분당 9m 이상 올라가면 안되고, 해수면 5m 전에서는 2~3분 지체했다 나오는 것이 좋다. 물속에서 1분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그리고 심장병이 있는 사람, 축농증 혼자, 당뇨병 환자, 호흡기 질환자는 삼가는 것이 좋다. 물속에 들어갈 수록 압력때문에 호흡이 가빠진다. 특히 패닉현상이 발생하면 잘되던 호흡도 가빠진다. 그리고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록 압력때문에 물속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예를 들어 40m 수심에 있다면 10분을 넘기면 안되고, 18m에 있다면 50분 정도 머물 수 있다. 아마추어는 18m(60 피트)가 한계고 더 들어가면 위험하다. 그 밖에 상급반으로 갈 수록 수중 동굴 잠수 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트를 이용할 때는 필히 해안경비대가 의무화하는 여러 안전장비를 갖춰야 한다. 법을 지킨다기 보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지켜야 한다. 물론 구명조끼는 필수고, 비상시에 필요한 플레어건(조명탄)이나 엔진룸이나 선내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필요한 소화기 등등을 꼭 갖춰야 한다. 그리고 엥커와 엥커줄을 비상시를 대비해 몇개 더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나도 앵커를 여벌로 준비 안했다 큰 댓가를 치룬 적이 있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나의 예를 한번 들어 보고자 한다. 나는 20톤급 보트를 15년 정도 갖고 있었는데, 그 동안에 수 많은 일이 일어났었다. 때로는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도 있었는데.. 한번은 한인 낚시꾼들을 한 20명 태우고 캐털리나 섬으로 낚시를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낚시꾼들이 낚시나 할 줄 알지, 배에 대해서 잘 모르는 관계로, 내가 낚시 포인트에 도착해 보트를 세우는 동안 한 낚시꾼에게 앵커를 좀 바다에 던지고 줄을 풀으라고 했더니, 이 사람이 줄을 마냥 푸는 바람에 그만 앵커줄이 배 스쿠류에 감기고 말았다. 나는 2층 조타실에서 운전하고 있었는데, 내가 내려와 앵커를 풀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에게 부탁했던 것인데, 기어코 사고가 나고 말았다. 


배는 스쿠류가 돌지 않으니 당연히 엔진을 돌릴 수 없고, 그렇다고 앵커도 여분이 없던 관계로 배는 파도에 밀려 하염없이 섬 쪽으로 표류해갔다. 잘못하면 배가 바위에 부딪혀 조초될 지경이었다. 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옷을 홀라당 벗고(붕알 내놓는 게 문제냐..) 칼을 입에 물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수심이 꽤 깊은 바다는 파랗다 못해 시커먼 색깔로 나를 삼킬듯 출렁거렸다. 나는 스쿠류에 감긴 밧줄을 칼로 자르려고 했으나 이 마닐라삼으로 만들어진 밧줄은 워낙 단단해 손칼로 잘 잘려지지 않았다. 나는 수 차례 숨을 참아가며 시도한 결과 마침내 밧줄을 자를 수 있었는데, 자르는 순간 밧줄에 걸려있던 무거운 얭커가 팽~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면서 이 밧줄이 당기던 힘에 의해 내 다리를 휘감고 떨어지는 바람에 나는 까딱했으면 앵커와 함께 물귀신이 될 뻔 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다행히 밧줄이 금방 풀리는 바람에 살았다.


또 다른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이번에는 친척 중에 누가 결혼식을 한다고 해서 피로연 때 사람들을 태워주기 위해 배를 바닷가에 위치한 롱비치 호텔로 운전해 갔다. 결혼식은 성황리에 진행이 되었고, 드디어 하객들을 태우고 롱비치 바다를 한바퀴 돌아 선착장으로 들어왔다. 많은 하객들이 있는 관계로 배를 여러번 운행해야 했다. 그런데 사건은 두번째 출항을 위해 대기하던 중 발생했다. 나는 배를 정박하고 손님들이 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데,(우리 배는 50명 정도까지 태울 수 있었다) 갑자기 한 7살 정도된 백인 여자 아이가 햐얀 드레스를 펄럭이며 배로 막 달여오더니, 미쳐 보지도 않고 배로 점프하다가 그만 배와 선착장 사이로 빠지고 말았다. 미처 손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때 시간은 이미 저녁 9시경으로 깜깜해서 외등이 있다해도 주위가 어둑어둑했다. 그런데 이 아이가 물에 빠진 것이다. 배에 엔진은 돌아가고 있고, 스쿠류는 강력한 힘은 아니지만, 그래도 돌고있는 상태였다. 나는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양복을 입은 채 바로 아이를 쫓아 바다로 뛰어 들었다. 배와 선착장 사이에 빠져서 공간도 좁을 뿐더러 마침 썰물이 일 때라 몸이 빨려가듯 파도에 휩쓸렸다. 나는 그 와중에 간신이 아이의 머리카락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것도 공교롭게도 머리핀이 같이 잡혀 강력한 파도에 아이의 머리카락이 나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려고 했다. 순간적으로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머리카락 잡은 손을 놓음과 동시에 팔을 뻗어 아이의 목덜미를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선착장 밑부분을 잡고 아이를 끌어 올렸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모두 넋이 나가 쳐다만 볼 뿐, 누구도 아이를 받을 생각을 안했다. 나는 팔에 힘이 빠져가는 것을 느끼고, "빨리 애를 끌어올리지 않고 뭐합니까!"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우루루 달려와 아이를 끌어 올렸다. 불과 1분도 안되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이는 새파랗게 질려 얼굴이 창백한 채 뒤늦게 울음을 터트렸다. 물속에서 숨도 물론 못 쉬고 물을 많이 먹고 공포에 떨었으니.. 그리고 그 아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모두 백인)는 나를 끌어안고 아이를 살려줘서 고맙다고 울멱였다. 이 아이는 지금 20살이 넘었는데도 그 때의 후유증으로 배를 못탄다고 한다. 


어쨌거나.. 레저도 책임이 따르는 것인 만큼, 항상 위험에 대비하고 사전에 안전수칙을 지키고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사실.. 노는 것 만큼 힘든 일도 없다. 


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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