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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oads/images/user/d3f4150758c19936490e54ec051af60b.jpeg revjerry 열린마당톡 2016.01.11 신고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조정래 목사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89):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

어떤 사람이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했다고 합니다. 담배도 안피고, 술도 절제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건강식품을 먹고 양치질과 칫실사용을 하는 등 건강에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맥박 정상, 혈압 정상, 콜레스테롤 정상, 간기능-심장기능- 신장기능 모두 정상이었고 나이도 20대 중반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루는 갑자기 죽었다고 합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이웃교회의 미국인 목사 Jim은 성격이 소탈하고 쾌활하게 잘 웃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목사들의 성경공부시간에 같이 차를 타고 가며, “어느 교회나 스컹크처럼 고약한 교인들이 있으니, 너무 염려마라”고 조언을 해 주기도 하고, 자기가 낚시해서 잡은 고기를 한 광주리 저한테 주어서 목사관에서 혼자 살던 제가 고추장과 마늘을 듬뿍 넣은 매운탕을 끓여 먹은 기억도 납니다.

제가 결혼한다고 연락을 하자 사모님과 네시간이나 차를 타고 와서 축하를 해 준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Jim목사는 20대 중반부터 목회를 시작하여 65세까지 40년을 목회하는 동안 쌓인 교단의 은퇴연금이 꽤 된다고 했습니다. Jim 목사는 은퇴후 교단에서 나오는 은퇴연금과 정부에서 나오는 국민연금을 합하면 교회에서 받는 봉급보다 더 많은 돈을 매달 받을 수 있다고 좋아했습니다.

Jim이 은퇴할 때 저는 Jim에게, “니가 부럽다. 이제 돈과 시간의 여유가 많으니 실컷 낚시하고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져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Jim이 은퇴한 후 두달만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갑자기 뇌종양이 발견되어 은퇴연금을 써 보지도 못한 채 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동생 석래는 중학교 일학년 여름방학때 친구들과 냇가에 수영하러 갔다가 물에 빠져 죽었고, 저의 아버지는 47세의 나이로 일곱남매와 아내를 남겨 두고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나이보다 8년이나 더 살았으니, 저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에 와 있습니다.

며칠전에는 잠자리에 들어 아내랑 얘기를 하던 중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내가 갑자기 죽는다면”이라는 글을 쓴 후 며칠만에 제가 죽는다면 제 꼴이 뭐가 되겠습니까? 그런 재수없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면서도 제가 죽고난 후의 사후처리를 아내에게 미리 해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은 생각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다가 잠들었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니가 갑자기 죽으면 나는 한국에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길래, 저는 “내 조카 진웅이와 진일이가 영어를 잘 하니 그 조카들에게 “외삼촌이 죽었으니, 가까운 가족들에게 알려달라”고 하면 된다. 내가 진웅이와 진일이의 전화번호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또 아내에게, “내가 은퇴하신 큰 형님을 도와 드린다고 얼마전에 둘째 누님에게 돈을 6백만원 빌린게 있는데, 내가 갑자기 죽으면, 내 은퇴연금에서 조카를 통해 둘째 누님에게 만불을 보내어 주고, 나머지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토끼와 닭을 키우라고 주는 Heifer Project에 500불, 불쌍한 동물들을 보살펴 주는 Humane Society에 500불을 주고 나머지 돈은 니가 다 가져라. 폐품활용차원에서 내 몸에서 쓸만한 장기가 있으면 다 기증하고 시체를 관에 넣을 필요도 없이 화장해서 들판이나 나무 근처에 뿌려 버려라.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알리는 정도에 그치고, 장례식이나 장례예배는 하지 말고, 목사들이 기도를 하려거든 기도하지 못하게 하라. 침묵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다고 본다. 스님이 목탁들고 와서 염불을 하려고 하면 소금을 뿌려서 쫓아 버려라. 결혼도 못한 카톨릭 신부는 장가부터 들고 난 후 찾아 오던지 말던지 하라고 하라. 가까운 가족들은 근처 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것으로 장례식을 대신하라. 그것으로 끝이다.”하니, 아내는 “알겠다”고 하더군요.

치즈공장에서 같이 일하던 Ashley 의 애기는 세상에 태어난지 두시간만에 죽었다고 하며, 소시지 공장의 작업반장인 Paul 은 스무살 먹은 건강하던 동생이 사슴사냥을 갔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하며, 소시지 공장에서 만난 흑인 청년은 자기 쌍동이 형이 거리에서 총을 20발 맞고 죽었다는 말을 들으니, 저는 50중반까지 살아 봤으니 불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살면서 남에게 미움을 받아 보기도 했고 남을 미워하기도 했으며, 사람들을 좋아도 해 보았고, 사람들로 부터 친절과 사랑도 받아 보았으니 그저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살다가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슬람 광신도인 ISIS 대원이 어머니가 “ISIS를 같이 떠나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공개처형시켜 버린 일이 있었다고 하며, 한국의 전라도에서는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40대 아들을 차에 태워 저수지에 빠져 죽게한 후 자신은 근처의 나무에 목을 메고 자살한 60대의 아버지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 비하면 저는 너무 편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다가 가는 것입니다.

일본의 짧은 시 하이쿠에, “사람들을 쳐다 보니 모두 천년 만년 살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구나”하는 말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땅에서 영원히 살 것 같은 착각을 하며 살지만, 우리 모두는 조만간 죽어서 이 땅을 떠날 존재일 것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인 Philip 왕은 노예에게 매일 아침, “Memento Mori”라는 말을 자신에게 외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말은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란 뜻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왕이지만, 죽을 수 밖에 인간이란 사실을 잊지 마시오”란 뜻일 것입니다. Philip왕은 그 말을 기억하고 겸손하고 지혜로운 왕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미국의 흑인 테니스 선수였던 Arthur Asche를 제 마음의 영웅으로 모시고 삽니다. Arthur Asche는 49세의 나이로 심장병과 AIDS의 합병증으로 죽습니다. 심장병 수술을 받는 과정에 수혈을 받다가 병원의 실수로 AIDS에 감염된 피를 수혈받아 AIDS로 죽게 된 것입니다. 그는 죽어가면서도 하나님이나 병원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Arthur Asche는,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에 순종하는 마음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일학교때 배웠다. 나는 테니스 경기를 할 때에도 이기게 해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죽어가고 있지만, 나는 하나님께 살려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살고 죽는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 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God’s will alone matters, not my personal desires or needs.)

저는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쟌차키스의 묘비에 적힌 글을 참 좋아 합니다: “I hope for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나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나는 천당에도 가고 싶지 않고, 지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시인 천상병은 막걸리 한 잔 마시고 햇볕을 쬐는 것에 큰 행복을 느꼈다고 합니다. 천시인은, “좋다. 좋다. 다 좋다!”란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그 시인이 남긴 아름다운 시 “귀천”에,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하는 말이 마음에 늘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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