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보는 참여정부(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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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 킹메이커 제대로도 못하면서 시도하는 게 더 문제”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40]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승인 2017.05.05 11:10:11 수정 2017.05.05 12:49:20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지난달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왕따의 정치학>은 팟캐스트 방송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방송한 내용을 풀어쓴 것으로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이 왜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지금 문재인 후보 죽이기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책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 지난 2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왕따의 정치학>의 저자인 조기숙 교수를 만나 출간 뒷이야기와 19대 대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조기숙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달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론에서 지지자가 문제라고 욕 먹어서 힘들어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자기네 정체성을 찾아 너무 기쁘고 힐링이 되어 행복하다고 얘기하고요. 전통적인 구좌파는 ‘왜 이리 갈라치기하고 분열을 만드냐’면서 불편함을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분열은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걸 밝혔을 뿐이에요.”
- 팟캐스트 방송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잖아요. 계기가 있을까요?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제가 2007년부터 했던 내용인데 최근에 와서 진보 언론이 문 후보를 왜 편향되게 비판적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고 분노한 사람도 많아서 제가 팟캐스트에서 답을 말해주겠다고 해서 녹음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반응이 좋아서 책으로도 내게 되었습니다.”
“참여정부 실패론, 잘못된 가정에 기초…국민은 회고적 투표 안한다”
- <전국구>에서 했을 때 어땠나요?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었고요. 후원금 보내는 분들도 많았고 <전국구> 다운로드가 보통 300만 정도 되는데 50만 정도 더 됐다고 하더라고요. 문재인 지지자들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제가 대신해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요.”
- 정봉주 전 의원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저는 진지한 데 그분은 유머가 많으세요. 그래서 저는 시간에 맞춰 진도를 나가려는 데 정 의원은 중간중간 끊고 쉬어갈 수 있게 해주고, 저는 표현이 강한 데 비해서 정 의원은 부드럽게 해줘서 둘이 아주 케미가 잘 맞았어요.”
- 방송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노무현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에피소드를 얘기했어요. 추 대표를 미국의 화장실에서 만난 얘기를 하다가 그때 같이 울었는데 그 얘기를 녹음 중에 하다가 울어서 청취자들도 저 때문에 많이 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 책에 보면 정봉주 의원이나 황진미 씨와의 대담이 쳅터 끝날 때마다 있던데.
“원래 이건 대담인데 대담집으로 내면 책의 가치도 떨어지고 두고두고 보기 어렵다고 대담 내용을 책으로 풀어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대담은 다 뺐어요. 그러나 책은 더 자칫 지루해질 수 있어서 대담 중에 핵심적인 내용만 남겨 놓은 거예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복습하는 의미에서 남겨 놓은 거죠.”
- 참여정부 실패론은 틀렸다는 내용이 있어요.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참여정부 실패론이 어디서 나왔냐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으니 국민이 참여정부를 심판한 것 아니냐는 것인데 그것은 국민이 회고적 투표를 한다는 가정 하에만 성립해요. 그러나 우리나라 역대 대선은 한 번도 회고적 투표였던 적이 없어요. 늘 국민은 대선에서 전망적 투표를 해요.
대통령이 5년짜리 단임이잖아요. 미국에서도 중임제이지만 첫 4년 임기 후의 재선 선거에서만 회고적 투표를 해요. 그러나 8년 후에 새 후보가 나오면 전망적 투표를 합니다. 2016년 대선에서도 회고적 투표였으면 힐러리가 쉽게 당선되는 게 당연하죠. 오바마 지지도가 60%였거든요. 그러나 힐러리가 떨어진 것은 국민들이 전망적 투표를 하면서 힐러리와 트럼프 중 트럼프를 찍은 것이거든요. 마찬가지로 이명박과 정동영의 싸움에서 정동영이 패한 것이지 노무현을 심판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명박 찍은 사람 중에 노무현이 잘했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래서 참여정부 실패론은 잘못된 가정에 기초한 것이라서 틀렸다고 보는 거예요.”
- 양극화나 한미FTA, 노동문제 등 실정이 있었지 않나요?
“그것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은 소위 구좌파들이지 한미FTA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50%가 넘어요. 양극화도 참여정부 말기엔 약간 완화됐습니다. 그런데 양극화를 더 완화시키지 못한 잘못은 있지만, 더 심해진 건 아니에요. 양극화는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이 세계화와 금융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게 만들면서 시작된 거지 참여정부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나 5년 동안 얼마나 많이 완화를 시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노동문제는 노 대통령도 굉장히 아파하시고 반성하셨는데 참여정부만 책임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민주노동당은 뭐했나요? 그건 공동의 책임이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하지요. 참여정부가 그것 말고는 외교나 모든 부분에서 다 좋았는데 잘못한 것 몇 가지가지고 그것도 참여정부가 오로지 잘못한 게 아니라 공동의 책임이 있는 건데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말하면 안 되죠.”
- 그럼 참여정부는 완벽했다고 보세요?
“이 세상에 완벽한 정부가 어딨어요? 정부가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죠. 미국 부시 행정부는 태풍 카트리나에 대비도 못 해서 많은 국민이 죽도록 했고,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에서 국민을 살리지도 못해서 죽게 했잖아요. 적어도 참여정부 때에는 그런 식의 잘못은 없었다는 거예요. 참여정부 실패론이 잘못됐다는 거지 참여정부가 다 잘했다는 건 아니죠.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죠.”
- 책에 보면 “진보언론이 분열을 키워 민주당 집권에 방해가 되었다”며 “킹메이커를 하려면 조선일보처럼 제대로 하라”라는 내용이 있잖아요. 조선일보처럼 발가벗고 민주당 후보를 위해 기사를 써야 한다는 건가요?
“저는 언론이 진보언론이고 보수언론이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공정하게 제 삼의 시각에서 보도해야 된다고 봐요.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은 진보든 보수든 정파적 언론이라는 게 제 연구뿐만 아니라 수십 편의 논문에서 이미 증명됐어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한겨레신문이나 경향 신문이 다 자기네 정파적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언론을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한 언론이 아니라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언론이 킹메이커 노릇을 한다는 것도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에요. 다만, 조선과 동아는 킹메이커 노릇에서 성공하고 있다면, 한겨레와 경향은 성공은커녕 더 분열을 부추기고 있으니까 하려면 조선, 동아처럼 제대로 하라는 거죠. 하지만 언론이 킹메이커 노릇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대로 하는 보수언론에 비해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시도하는 진보언론이 더 문제라는 거죠.”
- 그럼 미국 언론처럼 해야 한다고 보세요?
“언론이 공개적으로 안 해도 이미 기사를 보는 독자는 지지 후보를 눈치채고 있어요. 다만, 공개적으로 드러내서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거예요. 미국은 언론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만, 언론 보도를 왜곡하지는 않아요. 언론 보도를 왜곡하는 것이나 자기네 정파적 이념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나 모두 잘못된 거죠. 진보나 보수나 이미 잘못하고 있으니까 그중에서라도 조금이라도 나으려면 제대로 하라는 거예요. 절대로 킹메이커 노릇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미디어오늘이 이것도 왜곡했던데 언론을 감시하는 언론이 조선일보식의 왜곡보도를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언론 수준이 낮아서 그렇죠. 언론을 수단화하고 독자들을 우습게 알기 때문 아닐까요? 그건 언론인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줄 알기 때문이에요. 국민을 가르치고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엘리티즘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는 건데 전 요즘엔 시민들이 언론인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해요.”
“20세기 구좌파는 경제, 21세기 신좌파는 문화가 핵심가치”
- 신좌파와 구좌파로 나누셨는데 이유는 뭔가요?
“많은 국민은 이 둘이 한편이라고 생각해서 둘 사이의 갈등을 내부 분열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양자는 경쟁 관계에요. 20세기 구좌파는 경제가 핵심 가치고, 21세기 신좌파는 문화가 핵심 가치에요. 갈등하고 경쟁하는 게 당연한 데 국민의 입장에서는 같은 편이 싸우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신좌파는 구좌파에 대한 환멸과 반성에서 시작된 운동이라 같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서로 인정해야 하고 국민에게도 이해를 시키는 게 중요하죠.”
- 민주당을 진보정당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요?
“뭐가 진보냐의 문제인데 21세기는 문화적으로 진보적이어야 해요. 그리고 시민에게 열려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정의당은 문화적으로 오히려 엘리티즘에 가깝고 보수와 일맥상통해요. 물론 경제 문제에서는 정의당이 더 진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20세기 균열이에요.”
- 책을 읽으면 참여정부는 완벽했는데 언론이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해서 참여정부가 평가절하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앞서도 말했지만 완벽한 정부는 없죠. 그러나 참여정부는 한 일에 비해서 비판은 너무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노무현 대통령은 문화적으로 진보적이고 탈권위 주위적이라서 진보언론은 정파적인데 노무현 대통령과 정파가 같지 않아요. 보수신문은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소위 진보 언론은 구좌파 언론이라서 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을 지지했죠. 그러니 참여정부에 가장 비판적이었죠. 참여정부를 대변하는 언론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에요. 언론은 엘리트주의적이라 탈권위주의적인 노무현을 이해도 못 했고 싫어했어요.”
- 대부분 참여정부 말기 노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에는 아니라고 쓰셨어요.
“33~35%였어요. 한미FTA를 한 게 2007년 4월인데 그땐 지지도가 50%를 넘었고, 2차 남북정상회담하고는 40%를 넘었고요. 그 직후가 임기 말이었잖아요. 지지도가 낮을 이유가 없죠. 여러 논문에도 참여정부 임기 내 지지도가 나오는데 관련 사진을 이영광 씨에게 보내주겠습니다.”
- 2004년 17대 총선은 탄핵 여파란 해석이 대부분인데 교수님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셨어요.
“저는 2003년 11월 즈음 탈지역주의 개혁정당을 만들면 국민이 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때도 과반수 의석 확보 가능하다고 예측했었어요. 그래서 탄핵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지금도 박근혜 탄핵으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았죠? 그러나 지금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것 보세요. 다 복원이 돼요. 지지도는 쉽게 안 바뀌어요. 그때도 180석 한다고 했지만, 거품이었고 152석 한 것이기 때문에 과반의석은 탄핵 때문이 아니라 탈지역주의와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봐요.”
- 우리나라에서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이 성공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힘들죠. 그러나 그때는 지역주의를 깨보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문 후보가 전국에서 1위 하는 게 그때부터 지역주의가 많이 깨져서 그런 거죠. 그때도 지역적 기반이 아주 없었다고 볼 수 없는 게 호남에서 많이 이겼잖아요.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에서 이기고 영남에서는 거의 못했잖아요.”
- 현재 국민의당이 호남 홀대론 등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당은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정당이에요. 21세기에 지역주의를 부추겨서 총선에선 의석을 확보했는지 몰라도 대선에서는 안 될 것으로 봐요. 지금 홍 후보에게도 밀리잖아요. 지역정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봐요.”
- 그럼 이후엔 지역정당이 없어질까요?
“저는 호남에 복수정당이 있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봐요. 왜냐면 호남 사람들도 선택지가 있어야 하고 민주당도 긴장해야지 호남에서 거저 표 받으면 안 되죠. 그래서 국민의당이 좀 버텨주길 저는 바래요. 근데 약해지겠죠. 38석이 최대고 확대될 가능성 없다고 봐요.”
- <왕따의 정치학>으로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가 아직도 20세기 좌우 틀에 멈춰 있는데 지금은 21세기예요. 왜 정의당이 국민에게 진보적으로 보이지 않냐면 그건 문화적 폐쇄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래서 21세기 시민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고 싶었고 언론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을 함으로써 언론 개혁의 단초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잘못된 좌우 언론을 믿고 정치를 하면 정치가 잘못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치가 좋아지려면 기존 좌우언론을 개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론 프레임을 따라가지 말고 정치인이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예요.”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세월호 등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현장을 발로 뛰는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상호 기자가 문재인 후보의 민정수석 때 발언을 왜곡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기 때문에 자신도 그 보도를 인용했다고 하는데 그 언론 보도를 보면 제목만 데스크가 왜곡한 거지 내용엔 문 후보가 특검을 막았다는 내용이 없어요. 그땐 검찰이 충분히 수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검찰이 해보고 부족하면 특검이 하고 또 특별법을 마련해서 녹취록을 까는 것까지 제안했는데 무슨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후보에 대해 왜곡 보도한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당시 홍보수석으로서 MBC 기사를 막은 것처럼 주장하는데 터무니없는 오보입니다. 정정보도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기성 언론과 다른 대안 언론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기존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에 대안 언론이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응원 드립니다.”
“진보언론, 킹메이커 제대로도 못하면서 시도하는 게 더 문제”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40]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승인 2017.05.05 11:10:11 수정 2017.05.05 12:49:20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지난달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왕따의 정치학>은 팟캐스트 방송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방송한 내용을 풀어쓴 것으로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이 왜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지금 문재인 후보 죽이기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책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 지난 2일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왕따의 정치학>의 저자인 조기숙 교수를 만나 출간 뒷이야기와 19대 대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조기숙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달 <왕따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잖아요.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론에서 지지자가 문제라고 욕 먹어서 힘들어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자기네 정체성을 찾아 너무 기쁘고 힐링이 되어 행복하다고 얘기하고요. 전통적인 구좌파는 ‘왜 이리 갈라치기하고 분열을 만드냐’면서 불편함을 보이는 사람도 있어요. 분열은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걸 밝혔을 뿐이에요.”
- 팟캐스트 방송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잖아요. 계기가 있을까요?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제가 2007년부터 했던 내용인데 최근에 와서 진보 언론이 문 후보를 왜 편향되게 비판적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고 분노한 사람도 많아서 제가 팟캐스트에서 답을 말해주겠다고 해서 녹음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반응이 좋아서 책으로도 내게 되었습니다.”
“참여정부 실패론, 잘못된 가정에 기초…국민은 회고적 투표 안한다”
- <전국구>에서 했을 때 어땠나요?
“반응은 굉장히 폭발적이었고요. 후원금 보내는 분들도 많았고 <전국구> 다운로드가 보통 300만 정도 되는데 50만 정도 더 됐다고 하더라고요. 문재인 지지자들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제가 대신해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요.”
- 정봉주 전 의원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저는 진지한 데 그분은 유머가 많으세요. 그래서 저는 시간에 맞춰 진도를 나가려는 데 정 의원은 중간중간 끊고 쉬어갈 수 있게 해주고, 저는 표현이 강한 데 비해서 정 의원은 부드럽게 해줘서 둘이 아주 케미가 잘 맞았어요.”
- 방송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노무현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에피소드를 얘기했어요. 추 대표를 미국의 화장실에서 만난 얘기를 하다가 그때 같이 울었는데 그 얘기를 녹음 중에 하다가 울어서 청취자들도 저 때문에 많이 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 책에 보면 정봉주 의원이나 황진미 씨와의 대담이 쳅터 끝날 때마다 있던데.
“원래 이건 대담인데 대담집으로 내면 책의 가치도 떨어지고 두고두고 보기 어렵다고 대담 내용을 책으로 풀어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대담은 다 뺐어요. 그러나 책은 더 자칫 지루해질 수 있어서 대담 중에 핵심적인 내용만 남겨 놓은 거예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복습하는 의미에서 남겨 놓은 거죠.”
- 참여정부 실패론은 틀렸다는 내용이 있어요.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참여정부 실패론이 어디서 나왔냐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으니 국민이 참여정부를 심판한 것 아니냐는 것인데 그것은 국민이 회고적 투표를 한다는 가정 하에만 성립해요. 그러나 우리나라 역대 대선은 한 번도 회고적 투표였던 적이 없어요. 늘 국민은 대선에서 전망적 투표를 해요.
대통령이 5년짜리 단임이잖아요. 미국에서도 중임제이지만 첫 4년 임기 후의 재선 선거에서만 회고적 투표를 해요. 그러나 8년 후에 새 후보가 나오면 전망적 투표를 합니다. 2016년 대선에서도 회고적 투표였으면 힐러리가 쉽게 당선되는 게 당연하죠. 오바마 지지도가 60%였거든요. 그러나 힐러리가 떨어진 것은 국민들이 전망적 투표를 하면서 힐러리와 트럼프 중 트럼프를 찍은 것이거든요. 마찬가지로 이명박과 정동영의 싸움에서 정동영이 패한 것이지 노무현을 심판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명박 찍은 사람 중에 노무현이 잘했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래서 참여정부 실패론은 잘못된 가정에 기초한 것이라서 틀렸다고 보는 거예요.”
- 양극화나 한미FTA, 노동문제 등 실정이 있었지 않나요?
“그것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은 소위 구좌파들이지 한미FTA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50%가 넘어요. 양극화도 참여정부 말기엔 약간 완화됐습니다. 그런데 양극화를 더 완화시키지 못한 잘못은 있지만, 더 심해진 건 아니에요. 양극화는 기본적으로 보수정당이 세계화와 금융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게 만들면서 시작된 거지 참여정부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나 5년 동안 얼마나 많이 완화를 시킬 수 있을까요?
그리고 노동문제는 노 대통령도 굉장히 아파하시고 반성하셨는데 참여정부만 책임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민주노동당은 뭐했나요? 그건 공동의 책임이고 앞으로 더 잘해야 하지요. 참여정부가 그것 말고는 외교나 모든 부분에서 다 좋았는데 잘못한 것 몇 가지가지고 그것도 참여정부가 오로지 잘못한 게 아니라 공동의 책임이 있는 건데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말하면 안 되죠.”
- 그럼 참여정부는 완벽했다고 보세요?
“이 세상에 완벽한 정부가 어딨어요? 정부가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죠. 미국 부시 행정부는 태풍 카트리나에 대비도 못 해서 많은 국민이 죽도록 했고,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에서 국민을 살리지도 못해서 죽게 했잖아요. 적어도 참여정부 때에는 그런 식의 잘못은 없었다는 거예요. 참여정부 실패론이 잘못됐다는 거지 참여정부가 다 잘했다는 건 아니죠.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죠.”
- 책에 보면 “진보언론이 분열을 키워 민주당 집권에 방해가 되었다”며 “킹메이커를 하려면 조선일보처럼 제대로 하라”라는 내용이 있잖아요. 조선일보처럼 발가벗고 민주당 후보를 위해 기사를 써야 한다는 건가요?
“저는 언론이 진보언론이고 보수언론이고 객관적이어야 하고 공정하게 제 삼의 시각에서 보도해야 된다고 봐요.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은 진보든 보수든 정파적 언론이라는 게 제 연구뿐만 아니라 수십 편의 논문에서 이미 증명됐어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한겨레신문이나 경향 신문이 다 자기네 정파적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언론을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한 언론이 아니라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언론이 킹메이커 노릇을 한다는 것도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에요. 다만, 조선과 동아는 킹메이커 노릇에서 성공하고 있다면, 한겨레와 경향은 성공은커녕 더 분열을 부추기고 있으니까 하려면 조선, 동아처럼 제대로 하라는 거죠. 하지만 언론이 킹메이커 노릇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대로 하는 보수언론에 비해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시도하는 진보언론이 더 문제라는 거죠.”
- 그럼 미국 언론처럼 해야 한다고 보세요?
“언론이 공개적으로 안 해도 이미 기사를 보는 독자는 지지 후보를 눈치채고 있어요. 다만, 공개적으로 드러내서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거예요. 미국은 언론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만, 언론 보도를 왜곡하지는 않아요. 언론 보도를 왜곡하는 것이나 자기네 정파적 이념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이나 모두 잘못된 거죠. 진보나 보수나 이미 잘못하고 있으니까 그중에서라도 조금이라도 나으려면 제대로 하라는 거예요. 절대로 킹메이커 노릇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미디어오늘이 이것도 왜곡했던데 언론을 감시하는 언론이 조선일보식의 왜곡보도를 하다니 어이가 없네요.”
-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언론 수준이 낮아서 그렇죠. 언론을 수단화하고 독자들을 우습게 알기 때문 아닐까요? 그건 언론인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줄 알기 때문이에요. 국민을 가르치고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엘리티즘 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는 건데 전 요즘엔 시민들이 언론인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해요.”
“20세기 구좌파는 경제, 21세기 신좌파는 문화가 핵심가치”
- 신좌파와 구좌파로 나누셨는데 이유는 뭔가요?
“많은 국민은 이 둘이 한편이라고 생각해서 둘 사이의 갈등을 내부 분열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양자는 경쟁 관계에요. 20세기 구좌파는 경제가 핵심 가치고, 21세기 신좌파는 문화가 핵심 가치에요. 갈등하고 경쟁하는 게 당연한 데 국민의 입장에서는 같은 편이 싸우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신좌파는 구좌파에 대한 환멸과 반성에서 시작된 운동이라 같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서로 인정해야 하고 국민에게도 이해를 시키는 게 중요하죠.”
- 민주당을 진보정당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요?
“뭐가 진보냐의 문제인데 21세기는 문화적으로 진보적이어야 해요. 그리고 시민에게 열려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정의당은 문화적으로 오히려 엘리티즘에 가깝고 보수와 일맥상통해요. 물론 경제 문제에서는 정의당이 더 진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20세기 균열이에요.”
- 책을 읽으면 참여정부는 완벽했는데 언론이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해서 참여정부가 평가절하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앞서도 말했지만 완벽한 정부는 없죠. 그러나 참여정부는 한 일에 비해서 비판은 너무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노무현 대통령은 문화적으로 진보적이고 탈권위 주위적이라서 진보언론은 정파적인데 노무현 대통령과 정파가 같지 않아요. 보수신문은 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소위 진보 언론은 구좌파 언론이라서 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을 지지했죠. 그러니 참여정부에 가장 비판적이었죠. 참여정부를 대변하는 언론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이유에요. 언론은 엘리트주의적이라 탈권위주의적인 노무현을 이해도 못 했고 싫어했어요.”
- 대부분 참여정부 말기 노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에는 아니라고 쓰셨어요.
“33~35%였어요. 한미FTA를 한 게 2007년 4월인데 그땐 지지도가 50%를 넘었고, 2차 남북정상회담하고는 40%를 넘었고요. 그 직후가 임기 말이었잖아요. 지지도가 낮을 이유가 없죠. 여러 논문에도 참여정부 임기 내 지지도가 나오는데 관련 사진을 이영광 씨에게 보내주겠습니다.”
- 2004년 17대 총선은 탄핵 여파란 해석이 대부분인데 교수님은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셨어요.
“저는 2003년 11월 즈음 탈지역주의 개혁정당을 만들면 국민이 지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때도 과반수 의석 확보 가능하다고 예측했었어요. 그래서 탄핵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지금도 박근혜 탄핵으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았죠? 그러나 지금 홍준표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것 보세요. 다 복원이 돼요. 지지도는 쉽게 안 바뀌어요. 그때도 180석 한다고 했지만, 거품이었고 152석 한 것이기 때문에 과반의석은 탄핵 때문이 아니라 탈지역주의와 노 대통령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봐요.”
- 우리나라에서 지역 기반이 없는 정당이 성공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힘들죠. 그러나 그때는 지역주의를 깨보자는 분위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분위기가 있잖아요. 그래서 문 후보가 전국에서 1위 하는 게 그때부터 지역주의가 많이 깨져서 그런 거죠. 그때도 지역적 기반이 아주 없었다고 볼 수 없는 게 호남에서 많이 이겼잖아요.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에서 이기고 영남에서는 거의 못했잖아요.”
- 현재 국민의당이 호남 홀대론 등 지역감정 조장 발언을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당은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정당이에요. 21세기에 지역주의를 부추겨서 총선에선 의석을 확보했는지 몰라도 대선에서는 안 될 것으로 봐요. 지금 홍 후보에게도 밀리잖아요. 지역정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봐요.”
- 그럼 이후엔 지역정당이 없어질까요?
“저는 호남에 복수정당이 있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봐요. 왜냐면 호남 사람들도 선택지가 있어야 하고 민주당도 긴장해야지 호남에서 거저 표 받으면 안 되죠. 그래서 국민의당이 좀 버텨주길 저는 바래요. 근데 약해지겠죠. 38석이 최대고 확대될 가능성 없다고 봐요.”
- <왕따의 정치학>으로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가 아직도 20세기 좌우 틀에 멈춰 있는데 지금은 21세기예요. 왜 정의당이 국민에게 진보적으로 보이지 않냐면 그건 문화적 폐쇄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래서 21세기 시민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고 싶었고 언론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말을 함으로써 언론 개혁의 단초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잘못된 좌우 언론을 믿고 정치를 하면 정치가 잘못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치가 좋아지려면 기존 좌우언론을 개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언론 프레임을 따라가지 말고 정치인이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예요.”
- 마지막으로
“세월호 등
왜냐하면, 저도 당시 홍보수석으로서 MBC 기사를 막은 것처럼 주장하는데 터무니없는 오보입니다. 정정보도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기성 언론과 다른 대안 언론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기존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기 때문에 대안 언론이 많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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