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는 보도
언론사 간에는 서로를 지극히 존중해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보도를 하는 것을 보지를 못했었는데
오늘 그러한 보도를 봅니다.
아마도 제 보기에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해서 이러한 금기? 나 불문율을 깬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난방송 주관’ KBS, 북 핵실험 때 노래자랑 방송”
조선일보 9월5일자 사설 제목이다.
KBS가 국가기간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임에도 북핵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질타하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미국 CNN, 일본 NHK,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방송사들이 (북핵 상황을) 긴급 뉴스로 타전한” 반면 “KBS는 그 시각 방송 중이던 '전국노래자랑'을 끝까지 방영하면서 자막 뉴스를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얼핏 공영방송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대영 KBS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물론 KBS MBC 총파업에 대한 평가는 언론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평가기준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
북핵 사태’의 엄중함을 이유로 ‘공영방송 KBS역할론’을 강조하는 조선일보 지적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그 잣대를 ‘정기국회 파업’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KBS 못지않게 “대형 재난이나 국가 비상 상황에 가장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진 이들”이 안보를 기치로 내건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국면에서 안보를 중시 여기는 보수정당이 “북핵 사태를 외면하고” 있는 건 직무유기 아닌가.
하지만 파업에 돌입하는 KBS 구성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 ‘정기국회 보이콧’은 별다르게 문제 삼지 않았다. KBS MBC 총파업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가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KBS 총파업을 비난하기 위해 BBC CNN NHK 등 주요 외신의 신속한 보도를 예로 들었다. ‘남의 나라’ 언론도 북핵 사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 국가기간방송인 KBS 구성원들의 총파업이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정작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KBS MBC에서 벌어진 ‘언론탄압’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영국 BBC와 미국 CNN에서 이른바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거나 비판했다고 해직된 언론인이 있었던가.
경영진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나 좌천인사를 당하고 ‘유배지’로 발령이 나는 일이 BBC나 CNN에서 벌어졌던가.
지난 9년 동안 KBS와 MBC에서 일어났던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조차 하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유독 ‘북핵사태의 엄중함’이란 기준을 KBS구성원들에게 적용하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조선일보의 기준은 자의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이다.
차라리 ‘파업은 무조건 싫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낫지 않을까?
조선일보의 이런 ‘내로남불식’ 이중잣대는 이미 김장겸 MBC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때부터 예견됐다.
조선은 지난 4일 사설에서 “현직 공영방송 사장을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처음”이라며 “누가 봐도 무리하고 감정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MBC와 KBS를 장악하려는 여권의 시도가 본격화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비판하고 우려를 표하는 조선일보 태도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문제는 최소한의 일관성이다.
9년 전 이명박 정부 초기 당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자 조선일보는 어떤 태도를 보였던가.
당시 논설위원 기명칼럼을 통해 “검찰은 피의자가 3차례 소환에 불응하면 즉각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붙잡아오고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압수수색을 해왔다”며 강제수사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정연주 전 사장 체포를 방송사 사장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라고 비판한 적이 없던 조선일보가 왜 유독 김장겸 MBC사장에 대해선 날을 세우고 비난을 하는 걸까.
조선일보에게 ‘공영방송 책임’과 ‘언론자유’는 북핵이나 보수적인 인사와 연관되어졌을 때에만 작동되는 매뉴얼인가. 조선일보가 생각하는 ‘언론자유’는 대체 무엇인가.
한국일보로 갑니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이 5일 부당노동행위와 관련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장은 오후3시 10분쯤 조사를 받고 돌아가며 후배들이 고통에 대해 “고통도 은총”이라고 응수했고 “MBC가 민영화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많은 후배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옛날에 그런 말이 있다. 고통도 은총이라고. 고통을 통해서 우리나라 언론이 또 새롭게 태어나는 거지. 난 나 대로 열심히 살았다.”
-사장님 이후로 MBC가 망가졌다는데?
“내 이후로 망가졌다 아니다 하지 마라. 내 때 2011년이 MBC 시청률이 전국 1등이었다. 방송 3사 중에 압도적인 1등이었다.”
-지금 시청률은 꼴등인데?
“2011년 우리 MBC 그룹 전체 1조 8,000억을 벌었는데 창사 이래 최대수익이었다. 보너스를 1300%를 줬다.”
-그게 자랑스럽나?
“자랑스러운 것도 있다.” “나도 잘못한 것 많지만 잘한 것도 많다.” “고통받는 후배들에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경찰, 검찰 조사도 받았는데 돈 하나 받은 것 없지 않나.”
-오늘 나온 이유는?
”오늘은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온 것이다.” (피의자인가?)
“그런 건 모른다. 출석요구서가 나와서 출석한 것이다.
추가 출석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나 때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다고 그래서 그거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나왔다.”
“MBC가 민영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부가 들어오든 공영방송의 기능을 못하고 있지 않나. 그렇기에 MBC가 민영화되어야 하고 그게 내가 원하는 바였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그래서인지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보도를 하는 것을 보지를 못했었는데
오늘 그러한 보도를 봅니다.
아마도 제 보기에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해서 이러한 금기? 나 불문율을 깬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난방송 주관’ KBS, 북 핵실험 때 노래자랑 방송”
조선일보 9월5일자 사설 제목이다.
KBS가 국가기간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임에도 북핵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질타하는 내용이다.
조선일보는 “미국 CNN, 일본 NHK,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방송사들이 (북핵 상황을) 긴급 뉴스로 타전한” 반면 “KBS는 그 시각 방송 중이던 '전국노래자랑'을 끝까지 방영하면서 자막 뉴스를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조선일보 사설은 얼핏 공영방송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대영 KBS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물론 KBS MBC 총파업에 대한 평가는 언론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평가기준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
북핵 사태’의 엄중함을 이유로 ‘공영방송 KBS역할론’을 강조하는 조선일보 지적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그 잣대를 ‘정기국회 파업’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KBS 못지않게 “대형 재난이나 국가 비상 상황에 가장 신속하게 대처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진 이들”이 안보를 기치로 내건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국면에서 안보를 중시 여기는 보수정당이 “북핵 사태를 외면하고” 있는 건 직무유기 아닌가.
하지만 파업에 돌입하는 KBS 구성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 ‘정기국회 보이콧’은 별다르게 문제 삼지 않았다. KBS MBC 총파업에 대한 조선일보 보도가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조선일보는 KBS 총파업을 비난하기 위해 BBC CNN NHK 등 주요 외신의 신속한 보도를 예로 들었다. ‘남의 나라’ 언론도 북핵 사태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 국가기간방송인 KBS 구성원들의 총파업이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정작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KBS MBC에서 벌어진 ‘언론탄압’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영국 BBC와 미국 CNN에서 이른바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거나 비판했다고 해직된 언론인이 있었던가.
경영진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나 좌천인사를 당하고 ‘유배지’로 발령이 나는 일이 BBC나 CNN에서 벌어졌던가.
지난 9년 동안 KBS와 MBC에서 일어났던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조차 하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유독 ‘북핵사태의 엄중함’이란 기준을 KBS구성원들에게 적용하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조선일보의 기준은 자의적이고 지극히 편파적이다.
차라리 ‘파업은 무조건 싫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낫지 않을까?
조선일보의 이런 ‘내로남불식’ 이중잣대는 이미 김장겸 MBC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때부터 예견됐다.
조선은 지난 4일 사설에서 “현직 공영방송 사장을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은 처음”이라며 “누가 봐도 무리하고 감정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MBC와 KBS를 장악하려는 여권의 시도가 본격화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비판하고 우려를 표하는 조선일보 태도를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
문제는 최소한의 일관성이다.
9년 전 이명박 정부 초기 당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자 조선일보는 어떤 태도를 보였던가.
당시 논설위원 기명칼럼을 통해 “검찰은 피의자가 3차례 소환에 불응하면 즉각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붙잡아오고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압수수색을 해왔다”며 강제수사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당시 정연주 전 사장 체포를 방송사 사장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라고 비판한 적이 없던 조선일보가 왜 유독 김장겸 MBC사장에 대해선 날을 세우고 비난을 하는 걸까.
조선일보에게 ‘공영방송 책임’과 ‘언론자유’는 북핵이나 보수적인 인사와 연관되어졌을 때에만 작동되는 매뉴얼인가. 조선일보가 생각하는 ‘언론자유’는 대체 무엇인가.
한국일보로 갑니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이 5일 부당노동행위와 관련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출석,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장은 오후3시 10분쯤 조사를 받고 돌아가며 후배들이 고통에 대해 “고통도 은총”이라고 응수했고 “MBC가 민영화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많은 후배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
“옛날에 그런 말이 있다. 고통도 은총이라고. 고통을 통해서 우리나라 언론이 또 새롭게 태어나는 거지. 난 나 대로 열심히 살았다.”
-사장님 이후로 MBC가 망가졌다는데?
“내 이후로 망가졌다 아니다 하지 마라. 내 때 2011년이 MBC 시청률이 전국 1등이었다. 방송 3사 중에 압도적인 1등이었다.”
-지금 시청률은 꼴등인데?
“2011년 우리 MBC 그룹 전체 1조 8,000억을 벌었는데 창사 이래 최대수익이었다. 보너스를 1300%를 줬다.”
-그게 자랑스럽나?
“자랑스러운 것도 있다.” “나도 잘못한 것 많지만 잘한 것도 많다.” “고통받는 후배들에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경찰, 검찰 조사도 받았는데 돈 하나 받은 것 없지 않나.”
-오늘 나온 이유는?
”오늘은 출석요구서를 받고 나온 것이다.” (피의자인가?)
“그런 건 모른다. 출석요구서가 나와서 출석한 것이다.
추가 출석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나 때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다고 그래서 그거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나왔다.”
“MBC가 민영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부가 들어오든 공영방송의 기능을 못하고 있지 않나. 그렇기에 MBC가 민영화되어야 하고 그게 내가 원하는 바였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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