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기 전 지금의 남편과 이태원 데이트를 자주 즐겼어요.
특히 제일기획 맞은편에 위치한 오월의 종이라는 곳은 저희에겐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었죠.
토요일에 그곳에 가면 빵 사기가 참 힘들어요.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모든 빵이 동이 나버려 마감시간 훨씬 전임에도 빵집의 문이 닫혀있으니까요.
"이곳 사장님은 참 좋겠다..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으면 바로 영업 종료할 수 있으니까.."
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했었죠.
우연하게 이 빵집을 세운 분의 인생 스토리를 뉴스 기사로 읽게 된 적이 있었는데
제빵은 서른이 넘는 나이에 시작하셨데요.
6년 넘게 다니던 시멘트 회사를 그만두고, 뭐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 우연하게 제빵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제빵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빵을 만드셨다고..
오월에 종에서 파는 빵을 처음엔 고양시에서 시작했는데
그때는 이 빵을 알아주는 이가 없어 빚만 잔뜩 떠 안고 가게를 접으셨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같은 길을 신념을 가지고 하다보니 지금의 성공을 이루셨겠죠?
오월의 종은 인기가 어마어마해 지금은 이태원에만 두 곳이 있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도 큰 규모로 생겨났죠.
하지만 제 기준에선 본점의 맛이 최고랄까요?
저는 오월의 종처럼 부드러운 바게트는 아직까지 다른 곳에선 찾아보질 못했어요.
하루 이틀 지나면 딱딱해지기 마련인데 이 집의 바게트는 그때까지도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조만간 오월의 종의 바게트를 또 사와야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리책에 바게트 프렌치토스트가 소개되었는데 오월의 종에서 산 바게트로 꼭 만들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