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서방의 세상이야기(스님과 모기의 대화)

===

어떤 산골에서 모기들이 수도 중인 스님을 찾아가 항의를 합니다. 

“스님은 왜 파리가 날아오면 쉬쉬 하고는 팔을 저어 날아가게 하고 

모기가 오면 왜 모두 잡아 죽입니까?”

.

스님 왈

“파리도 배가 고파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오는 것이고 먹어야 

그 눔들이 얼마나 먹겠느냐, 게다가 잡히면 죽게 되니 살려달라고 앞발을 들고 

싹싹 빌기 까지 하지 않느냐, 그런데 어떻게 죽이겠느냐?”

..

모기 왈

“그럼 우리도 배가 고파서 그런 것인데 어찌 우리는 잡아 죽이고 그 눔들은 살려보내니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

스님 왈

“야, 이눔들아, 네희들은 사람 몸에 붙어서 피를 빼가는 것까지야 

내가 참아 주지만 왜 병균은 가지고 와서 옮겨놓고 가느냐?”

.

모기 왈

“우리 모기도 좋은 모기는 그런 병균을 옮기지 않는답니다.”

.

스님 왈

“그래 그 말은 맞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찌 어느 눔은 좋은 모기고 어느 눔은 나쁜 모기인지 어찌 아느냐?”

.

모기 왈 (스님의 물음에 대답을 못 하고는 )

“그래도 그렇지 스님은 도를 닦는 분이 어찌 살생을 그리 쉽게 하십니까?”

.

스님 왈

“야 이 눔들아, 그건 살생이 아니고 천도야! 

너희들이 죽어서 다시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는 게 천도라는 것이다.

.

야 이 눔아 나는 너를 죽였으니 살생의 업을 받겠지만 

그래도 너를 좋은 곳으로 보내주려고 그러는 것이란다.”

.

모기 왈

“그래도 지금 죽기는 싫은데요.”

.

스님 왈

“그래, 그렇다면 이 여름이 다가면 넌 죽어야 할 터인데 

그 땐 천도 해 줄 사람도 없이 죽게 될 터인데 어찌 하겠느냐?”

.

모기 왈

“예 알아듣겠습니다. 그럼 우리들을 천도 해 주십시오!”

.

스님 왈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