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림칙한 중국의 침묵
동계올림픽의 화려한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또다른 역사의 드라마가 세계의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그 주인공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인물은 여전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이다. 그는 심혈을 기울인 소치동계올림픽을 그런대로 무난하게 마무리하기가 무섭게 때마침 일어난 인접국 우크라이나에서 내부 민중봉기로 대통령이 축출된 사태를 틈타 우크라이나의 크림자치공화국을 사실상 점령하고 아예 러시아에 편입시키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
구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해체와 함께 1991년 독립이 되면서 크림공화국도 그 일부로 편입되었다. 1994년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영국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각서(Budapest Memorandum)’에 따르면, 당시 세계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영토주권을 보장받았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 번 사태가 일어나자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이 번에도 ‘합법적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무력 지원요청’을 핑계로 크림공화국을 순식간에 장악해 버렸다.
이에 대해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은 즉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사태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고,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크림자치공화국 러시아 편입’찬성 투표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의 메르켈 수상도 드디어 러시아에 대한 1차 제재조치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한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푸틴은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거리낌없이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편입을 위한 절차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푸틴의 이런 행동은 이 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리아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미국의 전 세계 정보활동에 대한 온갖 비리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러시아망명을 신청했을 때도, 소치올림픽개최전 반동성애법 제정으로 온 세상이 시끄러웠을 때도 푸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기식대로 모든 걸 밀고 나가서 세상을 비웃었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중에는 세계언론의 카메라앞에서 인기 락그룹 푸시 라이엇멤버들을 채찍으로 갈기면서 체포하는 장면을 거리낌없이 연출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푸틴은 어떻게 이렇게 세계여론을 무시하는 대담성을 보일 수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근래에 있었던 몇몇 지역분쟁의 사례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999년 코소보주민들이 세르비아 중앙정부의 인종 차별을 이유로 분리독립을 주장했을 때 미국은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한 반면, 러시아는 이는 세르비아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반대했다. 미국은 또 체첸의 분리독립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취했고,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와 남수단의 경우에는 분리독립을 찬성했었다. 2008년 러시아가 그루지아의 남오세티아와 압카지아를 침공했을 때도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오일과 천연가스에 발목이 잡혀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이 처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나 분리독립과 관련한 국제법위반 여부에 대한 미국이나 세계 각국들의 태도에는 어떤 확고한 법칙이나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역사상 영원불변의 기준은 ‘국익과 힘의 논리’ 뿐임을 알 수 있다.
푸틴은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또 잘 이용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란에서 러시아의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미군 장비 및 병력이동을 위한 수송로 확보와 핵무기감축을 위한 러시아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유럽 각국들도 국익에 따라 입장들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오일과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2012년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교역량은 540억달러규모로 미국의 10배에 달하며, 러시아의 신흥 부호들이 유럽의 여러 금융기관에 투자하고 있는 돈의 규모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푸틴이 아무리 무지막지하게 나오더라도 국제사회가 일사불란하게 이에 대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번 크림공화국 사태를 보는 우리의 입장이 먼 동네 어느 집의 불구경하듯 태평스러울 수 없는 이유는 가까운 장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의 돌발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상상해 볼 때, 철저하게 ‘자국의 국익과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케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사실 한 번 가 본 적도 없고 정확하게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크림공화국의 운명이 아니라 이 사태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세계 각국들의 태도에 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각국들이 즉각적인 반응들을 보이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유독 쥐죽은 듯이 잠잠한 나라가 나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강국이지만, 군사.외교적으로는 독특한 입장이 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은 온 세상이 시끄러운 이 상황에 대해 왜 이렇게 조용할까?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경제력에서 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를 끌고 가는 두 축(G2)을 자처하며 온갖 국제적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오던 중국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 중국의 침묵에 귀기울이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미 한반도 돌발사태시 중국이 북한지역으로 들어와야 할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면서 어느 선까지 들어올 건가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가 은밀히 진행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보면, 우리는 결코 맥놓고 구경만 할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번 우크라이나사태에 대한 중국의 저 ‘침묵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듯 하여 꺼림칙하고 불안하다. http://blog.naver.com/damianrah
구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해체와 함께 1991년 독립이 되면서 크림공화국도 그 일부로 편입되었다. 1994년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영국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각서(Budapest Memorandum)’에 따르면, 당시 세계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영토주권을 보장받았다. 그런데, 러시아는 이 번 사태가 일어나자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할 때 그랬던 것처럼 이 번에도 ‘합법적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무력 지원요청’을 핑계로 크림공화국을 순식간에 장악해 버렸다.
이에 대해 미국의 오바마대통령은 즉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사태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고,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크림자치공화국 러시아 편입’찬성 투표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의 메르켈 수상도 드디어 러시아에 대한 1차 제재조치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한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푸틴은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거리낌없이 크림공화국의 러시아 편입을 위한 절차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푸틴의 이런 행동은 이 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리아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미국의 전 세계 정보활동에 대한 온갖 비리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러시아망명을 신청했을 때도, 소치올림픽개최전 반동성애법 제정으로 온 세상이 시끄러웠을 때도 푸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기식대로 모든 걸 밀고 나가서 세상을 비웃었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중에는 세계언론의 카메라앞에서 인기 락그룹 푸시 라이엇멤버들을 채찍으로 갈기면서 체포하는 장면을 거리낌없이 연출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푸틴은 어떻게 이렇게 세계여론을 무시하는 대담성을 보일 수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근래에 있었던 몇몇 지역분쟁의 사례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999년 코소보주민들이 세르비아 중앙정부의 인종 차별을 이유로 분리독립을 주장했을 때 미국은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한 반면, 러시아는 이는 세르비아에 대한 주권침해라고 반대했다. 미국은 또 체첸의 분리독립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취했고,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와 남수단의 경우에는 분리독립을 찬성했었다. 2008년 러시아가 그루지아의 남오세티아와 압카지아를 침공했을 때도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오일과 천연가스에 발목이 잡혀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이 처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나 분리독립과 관련한 국제법위반 여부에 대한 미국이나 세계 각국들의 태도에는 어떤 확고한 법칙이나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한결같은 역사상 영원불변의 기준은 ‘국익과 힘의 논리’ 뿐임을 알 수 있다.
푸틴은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또 잘 이용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은 시리아와 이란에서 러시아의 협조를 절실히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미군 장비 및 병력이동을 위한 수송로 확보와 핵무기감축을 위한 러시아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유럽 각국들도 국익에 따라 입장들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오일과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2012년 유럽연합의 대러시아 교역량은 540억달러규모로 미국의 10배에 달하며, 러시아의 신흥 부호들이 유럽의 여러 금융기관에 투자하고 있는 돈의 규모도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푸틴이 아무리 무지막지하게 나오더라도 국제사회가 일사불란하게 이에 대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번 크림공화국 사태를 보는 우리의 입장이 먼 동네 어느 집의 불구경하듯 태평스러울 수 없는 이유는 가까운 장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의 돌발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상상해 볼 때, 철저하게 ‘자국의 국익과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케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사실 한 번 가 본 적도 없고 정확하게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크림공화국의 운명이 아니라 이 사태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세계 각국들의 태도에 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각국들이 즉각적인 반응들을 보이고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유독 쥐죽은 듯이 잠잠한 나라가 나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일본과 중국이다.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강국이지만, 군사.외교적으로는 독특한 입장이 있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은 온 세상이 시끄러운 이 상황에 대해 왜 이렇게 조용할까?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경제력에서 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를 끌고 가는 두 축(G2)을 자처하며 온갖 국제적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오던 중국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 중국의 침묵에 귀기울이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이미 한반도 돌발사태시 중국이 북한지역으로 들어와야 할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면서 어느 선까지 들어올 건가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가 은밀히 진행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보면, 우리는 결코 맥놓고 구경만 할 처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번 우크라이나사태에 대한 중국의 저 ‘침묵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는 듯 하여 꺼림칙하고 불안하다. http://blog.naver.com/damianr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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