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TV 라디오서울
  • LANGUAGE
  • ENG
  • KOR
ktown1st
케이톡
  • 전체
  • 업소록
  • 케이톡
  • K블로그
  • 지식톡
  • 구인
  • 렌트
  • 부동산
  • 자동차
  • 사고팔기
    • 뉴스Ktown스토리
    • 케이톡케이톡
    • 업소록
    • K블로그
    • 지식톡
    • 부동산
    • 자동차
    • 구인
    • 렌트
    • 사고팔기
유저사진 rousou 열린마당톡 2014.05.07 신고
속이지 마라.
[곽병찬 칼럼] 속이지 마라
등록 : 2014.05.07 19:07툴바메뉴
스크랩
오류신고
프린트기사공유하기facebook220 twitter273 보내기

곽병찬 대기자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때 무슬림을 학살한 세르비아계 정교도들은 대개 이웃 마을 사람들이었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사람이었고, 추수 때면 팔을 걷고 도와줬던 이웃”이었다. 그들의 종교·민족적 광기에 불을 붙인 건 정치꾼들이 퍼뜨린 유언비어였다. ‘무슬림들이 정교도들을 방화하고 살해하려 한다!’ 불안과 공포에서 출발한 것이 종국엔, ‘총구를 머리에 들이대고 아들과 아버지에게 엄마와 딸에게 패륜을 강요’하다가 방아쇠를 당겼다. 그렇게 학살된 무슬림과 가톨릭계는 25만여명.
광기에 불을 붙인 이런 유언비어는 나치의 유대인, 집시 학살을 정당화하고, 터키 정부의 아르메니아인 인종청소를 합리화했으며, 캄보디아를 킬링필드로 만들었고, 르완다의 종족 갈등과 인종청소를 야기했다. 권력욕에 눈먼 정치집단은 그렇게 공포와 적개심을 자극해 학살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정치권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 했다. 한국인? 그들은 피해자이기도 했고, 가해자이기도 했다.
1923년 9월 간토(관동)대지진이 도쿄 일원을 덮치자, 일본인들은 ‘조센진’들을 보이는 대로 학살했다. 이들을 자극한 건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 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려고 한다는 유언비어. 당시 일본인 자경단에 의해 검, 죽창 등으로 희생당한 조선인은 무려 6천여명. 유언비어는 일본 정치집단에서 비롯됐다. 내무성은 각 지역 경찰서에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고 지시했고, 언론이 이를 유포했다. 당시 일본 정치집단은 대지진으로 인한 사회 불안과 혼란을 수습하는 데 희생양이 필요했다.
6·25 전쟁기 한국인의 광기도 이에 못지않았다. 인민군이 남침하자, 남쪽의 군과 경찰은 전국적으로 빨갱이 청소에 나서 10만~20만명의 보도연맹 회원들을 학살했다. 인민군 점령기,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경 및 우익단체 회원과 그 가족들을 살해했다. 다시 국군이 진주하면서, 부역자로 지목된 이들이 처형당했다. 군경이 주도했다지만, 이웃끼리 피의 학살을 번갈아 자행했다.
2일 박근혜 대통령은 유언비어가 세월호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많은 선동적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그러나 치명적인 것은 정권 집단에서 나왔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한기호씨는 4월20일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다. 국가 안보 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토대지진 때 내무성 지침을 연상케 하는 말이었다. 그날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권은희씨는 실제 유족인 한 여인을 “유가족인 척하는 선동꾼 여자의 동영상”이라며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 이를 전후해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첩보를 부단히 공개하며 불쏘시개를 제공했다. 지만원씨는 22일 “박 대통령을 쫓아내기 위한 빨갱이들의 ‘제2의 5·18 반란’에 대비해야 한다. … 시체장사 한두번 당해봤나. 세월호 참사는 이를 위한 불쏘시개”라고 떠벌렸다.
너무 저질이었던지, 한동안 관변 유언비어는 뜸했다. 그 물꼬를 튼 것은 기이하게도 박 대통령의 2일 발언이었다. 이튿날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였던 정미홍씨는 “자원봉사자라며 정부의 구조 노력을 폄하하고, 유가족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는 유언비어를 대량으로 확산시키고…” “판단력 없는 청소년들을 이용해 반정부, 반대한민국적 사고부터 가르치는 세력도 나타났다” “이들은 결국 수많은 종북 성향 지자체장들을 당선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그는 ‘박근혜 퇴진 시위에 청소년들 일당 6만원에 동원’이라는 막장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끔찍한 선동이었다. 분쟁 시기, 반인륜적 인종청소를 불러온 유언비어들과 다르지 않았다. 나치의 괴벨스 문법을 고스란히 따른 것이었다. “거짓말은 처음엔 부정되고, 다음엔 의심받지만, 거듭하면 결국 믿게 된다.” 그러나 ‘권력욕에 눈 먼’ 자들의 무책임한 유언비어가 거대한 반인륜 학살의 업으로 돌아온다. 권력이 그렇게 좋은가.
곽병찬 대기자 chankb@hani.co.kr
좋아요
좋아요 0
태그
페이스북

DISCLAIMER
이곳에 게시된 글들은 에이전트 혹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올린 게시물입니다. 커뮤니티 내용을 확인하고 참여에 따른 법적, 경제적, 기타 문제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케이타운 1번가는 해당 컨텐츠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나 대표성을 가지지 않으며, 커뮤니티 서비스에 게재된 정보에 의해 입은 손해나 피해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열린마당톡 의 다른 글

sky001i 열린마당톡
대출가능한곳
요즘 같은 경제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한 분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대출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출이 많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분들, 일용직 근로자, 4대 보…더보기
0 0 6
sekorean sekorean 열린마당톡 덕수궁 돌담길 옆 성공회당에서 열린 38주년 유월 항쟁 시민기념식
덕수궁 돌담길 옆 성공회당에서 열린 38주년 유월 항쟁 시민기념식
세월이 흘러도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살아 움직이는 1987년 유월의 함성. 시민들이 스스로 마련한 기념식에 다녀왔습니다. 궂을 때도 맑을 때도 한국 사회의 정의와 민주를 위해 그…더보기
  • #유월항쟁
  • #시민기념식
  • #우원식의장
0 0 12
alpineski 열린마당톡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매월 일요일 2회(6월- 10월).장소: 뉴저지, 뉴 오버펙 공원과 사우스 마운틴시간: 8AM- 10AM문의 201 982 0608…더보기
0 0 10
iamthewinner 열린마당톡
무엇이 당신을 움직입니까?
투자가치가 있는 곳? 직장이 보장되는 곳? 혹은 삶의 질이 좋은 곳입니까?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입니다.메이 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을 떠나 미지의 땅, 아메리카를 향해 떠난 이들…더보기
0 0 21
sekorean sekorean 열린마당톡 유월을 맞아, 이애주를 이어 판 벌이는 춤꾼 장순향과의 대담
유월을 맞아, 이애주를 이어 판 벌이는 춤꾼 장순향과의 대담
당하면서 참다 못한 보통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고 일어나는 일이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권력자들의 억압도 억압이지만, 없는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남는 힘이 …더보기
  • #이애주
  • #장순향
  • #610항쟁
  • #이한열
  • #살풀이
  • #깃발춤
0 0 28
iamthewinner 열린마당톡
현대 사회에서 기장 인기없는 덕목(virtue):겸손
누구나 자기 주장을 펴는 시대입니다.함부로 남을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자기가 그럴 자격이라도 있는 것처럼.그래서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도 겸손한 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그…더보기
0 0 23
열린마당톡 더보기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글쓰기

댓글 많은 Ktalk

  • [라디오서울 좋은아침 좋은… new14
  • 라디오서울과 하이트진로가 … new11
  • 한국산 라면 new9
  • [중국 결혼 문화]굴욕이란… new8
  •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new3
  • 제주 KFC 개웃기넼ㅋㅋㅋ… new3

조회수 많은 Ktalk

  • 클립토(코인) 에 대한 정… new0
  • 장대한 창조와 종말의 광경… new0
  • 탐정 업무 new0
  • [SAT 무료수업] '이 … new0
  • 아틀란타/조지아 이사 오시… new0
  • 대한민국은 왜 맥없이 무너… new0

사진으로 보는 Ktalk

  • 미주 한국일보같은 재외동포 언론이 필요한 이유 미주 한국일보같은 재외동포 언론이 필요한 이유
  • HERTRAZ (Trastuzumab injection) 440 mg Cost Price in Philippines | To treat Breast Cancer HERTRAZ (Trastuzumab injection) 440 mg Cost Price in Philippines | To treat Breast Cancer
  • 작전경계선 작전경계선

카테고리

미국에서 나와 비슷한 한인들과
이웃이 되는 공간!
  • 전체
  • 뉴스 제보 New
  • 오늘의 일상톡
  • 지역소식톡
  • 반려동물톡
  • 속풀이톡
  • 정치·이슈톡
  • 열린마당톡
  • 홍보톡
×

선택하기

카테고리를 선택해주세요.

  • 전체
  • 뉴스제보 New
  • 오늘의 일상톡
  • 지역소식톡
  • 반려동물톡
  • 속풀이톡
  • 정치·이슈톡
  • 열린마당톡
  • 홍보톡
중복선택 가능합니다.
선택저장
한국일보
사이트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교환/환불정책 광고운영
3731 Wilshire Blvd., 8th Floor, Los Angeles, CA, 90010, USA Tel.(323)450-2601
Ktown1번가 대표이메일 webinfo@koreatimes.com | 업소록 문의 yp@koreatimes.com
Powered by The Korea Times. Copyright ©The Korea Tim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