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서방의 세상이야기(이빨과 치아)
===
오늘 한국일보 기사 “커쇼 ‘아찔’…타구 맞고 이빨 부러져..”를 보고
[이빨과 치아]에 대한 평소의 이 사람이 가지고 있던 소견으론
[이빨]이라는 용어가 그 쓰임이 좋은 쪽으로 쓰이고 있어 그 말의 품격이 올라 이젠 낮추어서 하는 비하의 단어가 아니라고는 보이나
그래도 국립국어원 등 일정기관에서 그 말의 쓰임을 slang에 속하는 그런 류가 아니다 라고 결정 되기 전까진 국내의 언론기관과 같이 그 표현을
[-- 이빨이 부러져..]가 아니고
[-- 이가 부러져..]라고 하면 어떨까 한다. --(* 한국일보의 의견을 듣고 싶다.)
해서 [이빨과 치아]에 대한 평을 펌해 보았다.
=== 이하 펌 ===
이빨은 짐승에나 쓰는 단어?
치아보다 더 사랑스런 단어인데..
.
치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
"내가 이빨이 아파서 왔다고 했더니,
이빨은 짐승에나 쓰는 단어니까 '치아'라고 쓰라고 하더라! "
어떤 친구가 치과를 다녀와서, 한글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자문을 구해왔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냥 '한자어 우대주의'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 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래도, 속 시원히 친구에게 답을 하지 못했기에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이빨? 이? 치아?
▲ 이빨? 이? 치아?
'이' 와 '이빨' 그리고 '치아'
먼저 이빨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
이빨 [명사] <이2>의 낮은말.
그렇다. 내가 즐겨 쓰는 '이빨'은 '낮은말'에 해당했던 것이다.
결국, '이'가 보통 말이고, '치아'는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이다.
즉, '이'와 '치아'는 보통 말이고 '이빨'은 낮은 말에 해당한다.
그래서 더 자세한 것을 알아보려고 국립국어원에 문의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고, 그에 대해서 똑같은 답변이 올라와 있었다.
국립 국어원 묻고 답하기 게시판 (www.korean.go.kr)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이빨',
'목: 모x지',
'머리: 대x리',
'눈: 눈-',
'입: 주-이, 아-리'
등 우리말에서 사람의 신체 일부에 해당하는 말과
짐승의 신체 일부를 가리키는 말이 구분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이빨'이라고 하는 것은 낮추는 뜻이 있으므로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전적인 해석이나 표준어, 맞춤법 규정을 따르는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이 답변은 '이미 이와 이빨의 뜻이 많이 변했다'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조금 앵무새 같은 답변에 실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나는 '이'와 '이빨'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은 '대-리', '눈-'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뜻이다.
아주 명백한 예로 "이빨요정"이란 아주 아름답고 앙증맞은 이름의 요정이 있다. 이것을 '이요정'이라든지 '치아요정'이라고 쓰지는 않으며,
이빨요정에서 '낮은 말'이란 것을 느끼기는 힘들다.
어머니 어느 이빨이 아프세요?
뭐 이런 말은 우리 일상대화에서 늘 쓴다.
그 뿐이 아니다. 검색엔진에서 '이빨'을 검색해 보라.
아무렇지도 않게 '이빨'과 '이'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어머니, 어떤 치아가 아프세요?" 라는 말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난 이러지 않는다. '대-리 감아라!'
이러지도 않는다. '주-이 닥치지 못해!'
어떻게 지금 말을 막 배워가는 내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말은 늘 쓴다. "이빨 닦고 자라!"
우리 아이도 이런다.
"아빠도 이빨 안 닦았잖아!"
하지만,
"아빠, 눈깔이 왜 빨개요?" 이러진 않는다.
무슨 소린고하니...
이미 "이빨"은 "낮춤말"에서 지위가 급상승해서
"이"를 대체할 정도로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이빨과
'대-리, 눈-, 주-이'는
이미 차원이 다른 말이 되고 말았다. '말(언어)'은 변화하는 것이다.
마치 "수고하세요!"
라는 말을 어른에게 쓰면 실례가 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별 무리 없는 인사말이 된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빨은 이제 낮춤말이 아니다.
모든 치과의사 선생님이 '치아'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은 예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밴드 28s, 그들은 '활화산' [뉴시스] 2007.6.7
쿵쾅 쿵쾅 ♬. 문을 열자 심장을 두드리는 드럼소리와 거친 전자기타 사운드가 귀를 때린다.
6일 밤 9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가 지하실. ‘이빨 쟁이’들이 음악에 흠뻑 취한 채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다. 현직 치과의사들이 록밴드다.
직업의 특성을 살린 ‘28s(이빨스)’가 밴드명이다.
2003년 겨울 팀 결성 후 바쁜 시간을 쪼개 수요일마다 야간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
(중략)
이들이 발매한 디지털 싱글은 ‘28s : 1st Eruption’. 이럽션은 폭발, 분화라는 뜻이다. 자신들의 음악을 표출하고 싶다는 의미의 작명이다.
싱글에는 타이틀곡 ‘이빨쟁이’ 비롯해 ‘키스하고 싶을 땐 이빨을 닦아’, ‘아빠랑 놀자’등 3곡을 담았다.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음악 속에 녹여낸 곡들이다.
치과의사의 그룹 이름이 "이빨스"이니 말은 다했다. "이빨을 닦아"란 것을 곡의 제목으로 삼을 정도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보다 더 강력한 기사가 있으니... 치과의사 출신 개그맨이었던 김영삼씨의 기사다.
<이사람>김영삼 원장의 우리말 사랑 [내일신문] 2004.10.7
우리말 ‘이빨’보다 ‘치아’가 더 품격 있다고요?
(일부발췌)
“제가 이빨이라고 하면 저보고 무식하다고 해요.
치과의사가 사람의 이는 이나 치아라 표현하고 동물의 이만 이빨이라고 하는 것도 모르냐고 입에 거품을 물죠.
방송에서도 우리가 늘 편하게 쓰는 ‘이빨’이란 말이 방송에 부적합하다고 하고 학교에서도 우리말 ‘이빨’ 보다 중국에서도 잘 안 쓰는 ‘치아’를 더 품격 있는 말이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우리말을 쓰면 수준 낮은 사람이 돼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까와요.”
원본 기사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꼭 위의 기사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정말 '한글로'라는 이름이 부끄러웠다.
위 기사는 3년 전의 상황이다. 이미 3년 동안 또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이제, 이빨의 신분상승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나는 이미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이빨"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치아'라는 단어를 일부러 넣음으로써 말을 이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지...
사랑스런 우리 아이에게 난 당당히 '이빨'이라고 쓸 것이다. '이빨'이 '치아'보다 더 사랑스럽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9.27. www.hangu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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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일보 기사 “커쇼 ‘아찔’…타구 맞고 이빨 부러져..”를 보고
[이빨과 치아]에 대한 평소의 이 사람이 가지고 있던 소견으론
[이빨]이라는 용어가 그 쓰임이 좋은 쪽으로 쓰이고 있어 그 말의 품격이 올라 이젠 낮추어서 하는 비하의 단어가 아니라고는 보이나
그래도 국립국어원 등 일정기관에서 그 말의 쓰임을 slang에 속하는 그런 류가 아니다 라고 결정 되기 전까진 국내의 언론기관과 같이 그 표현을
[-- 이빨이 부러져..]가 아니고
[-- 이가 부러져..]라고 하면 어떨까 한다. --(* 한국일보의 의견을 듣고 싶다.)
해서 [이빨과 치아]에 대한 평을 펌해 보았다.
=== 이하 펌 ===
이빨은 짐승에나 쓰는 단어?
치아보다 더 사랑스런 단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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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
"내가 이빨이 아파서 왔다고 했더니,
이빨은 짐승에나 쓰는 단어니까 '치아'라고 쓰라고 하더라! "
어떤 친구가 치과를 다녀와서, 한글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자문을 구해왔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냥 '한자어 우대주의'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 이겠거니 하고 넘겼다. 그래도, 속 시원히 친구에게 답을 하지 못했기에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이빨? 이? 치아?
▲ 이빨? 이? 치아?
'이' 와 '이빨' 그리고 '치아'
먼저 이빨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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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명사] <이2>의 낮은말.
그렇다. 내가 즐겨 쓰는 '이빨'은 '낮은말'에 해당했던 것이다.
결국, '이'가 보통 말이고, '치아'는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이다.
즉, '이'와 '치아'는 보통 말이고 '이빨'은 낮은 말에 해당한다.
그래서 더 자세한 것을 알아보려고 국립국어원에 문의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고, 그에 대해서 똑같은 답변이 올라와 있었다.
국립 국어원 묻고 답하기 게시판 (www.korean.go.kr)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이빨',
'목: 모x지',
'머리: 대x리',
'눈: 눈-',
'입: 주-이, 아-리'
등 우리말에서 사람의 신체 일부에 해당하는 말과
짐승의 신체 일부를 가리키는 말이 구분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이빨'이라고 하는 것은 낮추는 뜻이 있으므로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전적인 해석이나 표준어, 맞춤법 규정을 따르는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이 답변은 '이미 이와 이빨의 뜻이 많이 변했다'는 질문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조금 앵무새 같은 답변에 실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나는 '이'와 '이빨'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은 '대-리', '눈-'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뜻이다.
아주 명백한 예로 "이빨요정"이란 아주 아름답고 앙증맞은 이름의 요정이 있다. 이것을 '이요정'이라든지 '치아요정'이라고 쓰지는 않으며,
이빨요정에서 '낮은 말'이란 것을 느끼기는 힘들다.
어머니 어느 이빨이 아프세요?
뭐 이런 말은 우리 일상대화에서 늘 쓴다.
그 뿐이 아니다. 검색엔진에서 '이빨'을 검색해 보라.
아무렇지도 않게 '이빨'과 '이'를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어머니, 어떤 치아가 아프세요?" 라는 말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난 이러지 않는다. '대-리 감아라!'
이러지도 않는다. '주-이 닥치지 못해!'
어떻게 지금 말을 막 배워가는 내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말은 늘 쓴다. "이빨 닦고 자라!"
우리 아이도 이런다.
"아빠도 이빨 안 닦았잖아!"
하지만,
"아빠, 눈깔이 왜 빨개요?" 이러진 않는다.
무슨 소린고하니...
이미 "이빨"은 "낮춤말"에서 지위가 급상승해서
"이"를 대체할 정도로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이빨과
'대-리, 눈-, 주-이'는
이미 차원이 다른 말이 되고 말았다. '말(언어)'은 변화하는 것이다.
마치 "수고하세요!"
라는 말을 어른에게 쓰면 실례가 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별 무리 없는 인사말이 된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빨은 이제 낮춤말이 아니다.
모든 치과의사 선생님이 '치아'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아래와 같은 예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의사 밴드 28s, 그들은 '활화산' [뉴시스] 2007.6.7
쿵쾅 쿵쾅 ♬. 문을 열자 심장을 두드리는 드럼소리와 거친 전자기타 사운드가 귀를 때린다.
6일 밤 9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가 지하실. ‘이빨 쟁이’들이 음악에 흠뻑 취한 채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다. 현직 치과의사들이 록밴드다.
직업의 특성을 살린 ‘28s(이빨스)’가 밴드명이다.
2003년 겨울 팀 결성 후 바쁜 시간을 쪼개 수요일마다 야간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
(중략)
이들이 발매한 디지털 싱글은 ‘28s : 1st Eruption’. 이럽션은 폭발, 분화라는 뜻이다. 자신들의 음악을 표출하고 싶다는 의미의 작명이다.
싱글에는 타이틀곡 ‘이빨쟁이’ 비롯해 ‘키스하고 싶을 땐 이빨을 닦아’, ‘아빠랑 놀자’등 3곡을 담았다.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음악 속에 녹여낸 곡들이다.
치과의사의 그룹 이름이 "이빨스"이니 말은 다했다. "이빨을 닦아"란 것을 곡의 제목으로 삼을 정도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보다 더 강력한 기사가 있으니... 치과의사 출신 개그맨이었던 김영삼씨의 기사다.
<이사람>김영삼 원장의 우리말 사랑 [내일신문] 2004.10.7
우리말 ‘이빨’보다 ‘치아’가 더 품격 있다고요?
(일부발췌)
“제가 이빨이라고 하면 저보고 무식하다고 해요.
치과의사가 사람의 이는 이나 치아라 표현하고 동물의 이만 이빨이라고 하는 것도 모르냐고 입에 거품을 물죠.
방송에서도 우리가 늘 편하게 쓰는 ‘이빨’이란 말이 방송에 부적합하다고 하고 학교에서도 우리말 ‘이빨’ 보다 중국에서도 잘 안 쓰는 ‘치아’를 더 품격 있는 말이라고 가르치고 있어요.
우리말을 쓰면 수준 낮은 사람이 돼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까와요.”
원본 기사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으니, 꼭 위의 기사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정말 '한글로'라는 이름이 부끄러웠다.
위 기사는 3년 전의 상황이다. 이미 3년 동안 또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이제, 이빨의 신분상승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나는 이미 받아들였고, 앞으로도 "이빨"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치아'라는 단어를 일부러 넣음으로써 말을 이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지...
사랑스런 우리 아이에게 난 당당히 '이빨'이라고 쓸 것이다. '이빨'이 '치아'보다 더 사랑스럽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9.27. www.hangu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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