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주사 맞던 날
불 주사 맞던 날....조정래
국민학교 5학년 때이던가
불 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간호사가 주사바늘을 불에 달구었다가 어깨에 주사를 놓는데 따끔하게 아파서 우리는 겁에 질려 있었다.
어떤 아이는 울쌍이 되어 있었고, 어떤 아이는 용감하게 주사를 맞고 자랑스러운듯 씩씩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어떤 아이는 주사를 나중에 맞으려고 뒷걸음을 치기도 했다.
따끔한 불 주사를 맞던 그 날이 이제 40년도 지나고 내 어깨에 남은 흐릿한 자국처럼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이제 인생의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죽음이라는 불 주사를 맞을 때가 다가 온다.
우리 아버지도, 우리 어머니도 죽음의 불 주사를 먼저 맞고 저 편에 서 계시고, 우리 고모님 두분과 삼촌들이 죽음의 불 주사를 먼저 맞고 저 건너편에 서 있다.
대학때 소나무에 목을 매달고 자살한 내 친구 창현이도 건너편에 서 있고, 물에 빠져 죽은 내 동생 석래도, 암으로 돌아 가신 큰 자형도 죽음의 불 주사를 맞고 영원의 반대편 기슭에 서 있다.
실제 맞아 보니 별 것 아니더라는 듯이 웃고 서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는 내 차례를 기다리며 얼마나 아플 것인가 겁을 집어 먹고 있다.
40년 전에 맞은 불 주사가 추억처럼 지나 갔듯이, 죽음의 불 주사 또한 지나 갈 것이다.
저 훗날 영원의 저 편에 서서 "죽음의 불 주사도 별 것 아니더라"며 비시시 웃고 있을지 모르겠다.
국민학교 5학년 때이던가
불 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간호사가 주사바늘을 불에 달구었다가 어깨에 주사를 놓는데 따끔하게 아파서 우리는 겁에 질려 있었다.
어떤 아이는 울쌍이 되어 있었고, 어떤 아이는 용감하게 주사를 맞고 자랑스러운듯 씩씩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어떤 아이는 주사를 나중에 맞으려고 뒷걸음을 치기도 했다.
따끔한 불 주사를 맞던 그 날이 이제 40년도 지나고 내 어깨에 남은 흐릿한 자국처럼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이제 인생의 여름과 가을을 지나며, 죽음이라는 불 주사를 맞을 때가 다가 온다.
우리 아버지도, 우리 어머니도 죽음의 불 주사를 먼저 맞고 저 편에 서 계시고, 우리 고모님 두분과 삼촌들이 죽음의 불 주사를 먼저 맞고 저 건너편에 서 있다.
대학때 소나무에 목을 매달고 자살한 내 친구 창현이도 건너편에 서 있고, 물에 빠져 죽은 내 동생 석래도, 암으로 돌아 가신 큰 자형도 죽음의 불 주사를 맞고 영원의 반대편 기슭에 서 있다.
실제 맞아 보니 별 것 아니더라는 듯이 웃고 서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는 내 차례를 기다리며 얼마나 아플 것인가 겁을 집어 먹고 있다.
40년 전에 맞은 불 주사가 추억처럼 지나 갔듯이, 죽음의 불 주사 또한 지나 갈 것이다.
저 훗날 영원의 저 편에 서서 "죽음의 불 주사도 별 것 아니더라"며 비시시 웃고 있을지 모르겠다.

좋아요 0
태그
DISCLAIMER
이곳에 게시된 글들은 에이전트 혹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올린 게시물입니다. 커뮤니티 내용을 확인하고 참여에 따른 법적, 경제적, 기타 문제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케이타운 1번가는 해당 컨텐츠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나 대표성을 가지지 않으며, 커뮤니티 서비스에 게재된 정보에 의해 입은 손해나 피해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