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욕심부려 싸도 별 수 없더마는
그렇게 욕심부려 싸도 별 수 없더마는 ... 조정래

우리 어머니는 지금 86세 이신데, 시골에서 가난하고 못 배운 할머니가 세계에서 최고 장수국가라는 일본의 할머니들 평균 수명 보다 오래 사시니 나는 무척 감사하고 있다.

오래 사시다 보니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내야 했던 슬픔도 겪으며 살아 오셨다.
남편도 암으로 죽고, 막내 아들은 물에 빠져 죽고, 친정언니와 동생들과 사위마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우리 어머니 말로는 아버지는 늘 부자로 한번 살아 보고 싶어 그렇게 용을 쓰셨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 일을 지어 놓고, 겨울의 농한기에는 좀 쉬었으면 좋을텐데, 겨울에는 큰 도시로 나가 막 일을 하시며 부자가 되고 싶어 하셨다 한다.

우리 어머니는 “그저 자식 키우며 밥만 먹고 살면 될텐데 뭘 꼭 부자로 살려고 애를 쓰는지 모르겠다”고 하면, 아버지는, “니는 몸이 작고 배짱이 작아서 그게 탈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부자로 살고 싶어서 용을 쓰시던 아버지는 40중반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 오신 우리 어머니는 86세이신데도 아직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다.

우리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 “그렇게 욕심부려 싸도 오래 살지도 못하더마는”

우리 어머니가 시골에 사실 때 이웃집의 아주머니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가 뙤약빛을 맞으며 깨 농사를 지어 놓으면, 가을에 추수할 때, 그 아주머니가 몰래 와서 깨를 탈탈 털어서 시장에 내다가 팔아 먹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가 시어머니 구워 드리려고 장독대에 놓아 둔 생선도 그 아주머니가 몰래 훔쳐 가서 구워 먹어 버렸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그 아주머니가 “손버릇이 나쁘다”고 했다고 한다.

욕심을 부리고, 자기 잇속만 챙기던 그 아주머니는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고 말았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 “그렇게 욕심부려 싸도 별 수 없더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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