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TV 라디오서울
  • LANGUAGE
  • ENG
  • KOR
ktown1st
케이톡
  • 전체
  • 업소록
  • 케이톡
  • K블로그
  • 지식톡
  • 구인
  • 렌트
  • 부동산
  • 자동차
  • 사고팔기
    • 뉴스Ktown스토리
    • 케이톡케이톡
    • 업소록
    • K블로그
    • 지식톡
    • 부동산
    • 자동차
    • 구인
    • 렌트
    • 사고팔기
유저사진 nayanahana 열린마당톡 2015.08.22 신고
내 인생의 주춧돌
적지 않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살아온 세월이 결코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틱하였노라고 말하기엔 조금 부족함이 있다고 하겠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에 어떤 사람들을 만났느냐에 따라서 삶에 모양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민생활에서는 공항에 누가 나와서 기다려주었느냐에 따라 그 사람처럼 살게 되었노라고 모두들 고백 아닌 고백을 한다.

그런데 그게 사실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니던가? 물론 용감한 사람들 환경을 빨리 개선하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나는 흔히 말하는 공항에서 기다려준 사람을 따라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목사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것도 전에 다니던 교회는 감리교회였는데 Pick up 해주신 분을 따라 장로교 목사가 되었다.

사실은 내 인생의 3분의 스승님이 계시다. 중학교 입학을 전적으로 책임지어 주신 6학년 담임이셨던 송소년 선생님 지금은 106세가 되셨는데 아직도 살아 계시다. 100세 되던 해에 한국에 나가서 뵙고 왔으니 6년이 지나서 106세가 되셨다.

또 한분은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신데 미국에 살고 계셔서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찾아뵙는다. 늘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셔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신다는 제자 해바라기시다.

마지막 한분 바로 공항에서 기다려주셨던 분이시다. 초등학교 3학년 대부터 주일학교 시절 노래와 연극 등을 가르치시며 우리 형제자매를 모두 꿰뚫고 계셔서 만나면 이야기가 길어진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군목으로 가셔서 모교를 떠나시곤 줄곳 외국에만 계셨는데 월남 참전용사, 호주 선교사, 그리고 미국에 오셔서 교회를 하시면서 사시는데 늘 서로 그리워하며 사는 형편이다. 8순이 넘으신 목사님 아직도 바쁘시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운 분이시고, 거지생활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 많은 나와는 만나려면 전화를 셀 수 없이 해야 겨우 통화가 되어 견우 직녀 만나듯이 만날 수 있는 분이시다. 동생과 나는 늘 함께 다니기에 물론 만날 때도 함께 만난다. 아니 동생이 더 목사님을 챙기는 편이다. 사모님 왈, 친 시누이보다 어려운 시누이들이라며 항상 반겨주신다.

이 목사님께서 월남전에서 얻은 고엽제 후유의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으셔서 운전도 하실 수 없는 형편이시기에 사모님 아니시면 한 걸음도 밖으로 다니실 수조차 없으신 분이시다. 얼마전에 집에 계시면서 수영장 둘레에서 넘어지셔서 눈을 다치셔서 조금씩 자전거 바퀴만한 돋보기로 신문을 읽으시고, 설교나 강의 준비를 하셨는데 그나마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셨단다. 이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볼 수 없어 전화기조차 보이지 않아서 손에 계시다가도 전화가 오면 아무거나 누르셔서 받기는커녕 꺼버리게 되노라고 짜증을 내시는 정도였다. 그러니 아무데도 갈 수 없어 집에만 있노라고 하시기에 동생과 함께 댁을 찾아갔는데 이건 또 웬일, 아니 계시는 게 아닌가.
나가실 수조차 없으시다기에 팥죽과 녹두죽을 두 그릇씩 사가지고 소풍삼아 갔는데 아니 계시니 말이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인기척이 없는 거였다. 뒤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서 수영장 옆에 놓여있는 탁자에서 가지고 간 죽을 우리 둘이만 먹으면서 기다렸으나 아무런 연락이 없는 거였다. 전화기 다이알은 계속 꾹꾹 계속 눌러가면서... 대답없는 이름이여!

허무하기가 짝이 없었다. 마침 주위를 둘러보니 대추나무에 대추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게 아닌가. 전에 만나 뵈었을 때 언제든지 와서 따가라고 하시지 않으셨던가. 우리는 신나라 대추를 따서 바구니에 넣고 허무한 마음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오늘 겨우 통화가 되었다. 눈을 수술하셔야 하는데 의사가 부족해서 계획을 잡을 수는 없고, 시시때때로 오라고 해서 진찰만 하기에 언제 오라고 할 지 모르니 토요일에만 오라고 하신다. 토요일은 거지들 잔치날인데... 알았어요, 조금 더 기다리세요.

참 이 세분들의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간다고 하면 3시간 전에 밖에 나와서 기다리셔서 가는 시간을 언제나 2-3시간 늦춰서 말씀드려야 한다. 세분 모두 나와 동생을 동일시 여기시기에 늘 쌍으로 뵈러 간다. 이 세분을 만났기에 나의 인생길은 험해도 험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좋아요
좋아요 0
태그
페이스북

DISCLAIMER
이곳에 게시된 글들은 에이전트 혹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올린 게시물입니다. 커뮤니티 내용을 확인하고 참여에 따른 법적, 경제적, 기타 문제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케이타운 1번가는 해당 컨텐츠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나 대표성을 가지지 않으며, 커뮤니티 서비스에 게재된 정보에 의해 입은 손해나 피해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열린마당톡 의 다른 글

sky001i 열린마당톡
대출가능한곳
요즘 같은 경제 상황에서 급전이 필요한 분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대출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대출이 많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분들, 일용직 근로자, 4대 보…더보기
0 0 13
sekorean sekorean 열린마당톡 덕수궁 돌담길 옆 성공회당에서 열린 38주년 유월 항쟁 시민기념식
덕수궁 돌담길 옆 성공회당에서 열린 38주년 유월 항쟁 시민기념식
세월이 흘러도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살아 움직이는 1987년 유월의 함성. 시민들이 스스로 마련한 기념식에 다녀왔습니다. 궂을 때도 맑을 때도 한국 사회의 정의와 민주를 위해 그…더보기
  • #유월항쟁
  • #시민기념식
  • #우원식의장
0 0 16
alpineski 열린마당톡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
겨울 스키시즌 대비, 인라인 스케이트 무료레슨.매월 일요일 2회(6월- 10월).장소: 뉴저지, 뉴 오버펙 공원과 사우스 마운틴시간: 8AM- 10AM문의 201 982 0608…더보기
0 0 16
iamthewinner 열린마당톡
무엇이 당신을 움직입니까?
투자가치가 있는 곳? 직장이 보장되는 곳? 혹은 삶의 질이 좋은 곳입니까?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입니다.메이 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을 떠나 미지의 땅, 아메리카를 향해 떠난 이들…더보기
0 0 24
sekorean sekorean 열린마당톡 유월을 맞아, 이애주를 이어 판 벌이는 춤꾼 장순향과의 대담
유월을 맞아, 이애주를 이어 판 벌이는 춤꾼 장순향과의 대담
당하면서 참다 못한 보통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고 일어나는 일이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권력자들의 억압도 억압이지만, 없는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하루하루 살아가느라 남는 힘이 …더보기
  • #이애주
  • #장순향
  • #610항쟁
  • #이한열
  • #살풀이
  • #깃발춤
0 0 29
iamthewinner 열린마당톡
현대 사회에서 기장 인기없는 덕목(virtue):겸손
누구나 자기 주장을 펴는 시대입니다.함부로 남을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자기가 그럴 자격이라도 있는 것처럼.그래서 국가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도 겸손한 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그…더보기
0 0 25
열린마당톡 더보기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글쓰기

댓글 많은 Ktalk

  • [라디오서울 좋은아침 좋은… new14
  • 라디오서울과 하이트진로가 … new11
  • 한국산 라면 new9
  • [중국 결혼 문화]굴욕이란… new8
  •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new3
  • 제주 KFC 개웃기넼ㅋㅋㅋ… new3

조회수 많은 Ktalk

  • 클립토(코인) 에 대한 정… new0
  • 장대한 창조와 종말의 광경… new0
  • 탐정 업무 new0
  • [SAT 무료수업] '이 … new0
  • 아틀란타/조지아 이사 오시… new0
  • 대한민국은 왜 맥없이 무너… new0

사진으로 보는 Ktalk

  • 미주 한국일보같은 재외동포 언론이 필요한 이유 미주 한국일보같은 재외동포 언론이 필요한 이유
  • HERTRAZ (Trastuzumab injection) 440 mg Cost Price in Philippines | To treat Breast Cancer HERTRAZ (Trastuzumab injection) 440 mg Cost Price in Philippines | To treat Breast Cancer
  • 작전경계선 작전경계선

카테고리

미국에서 나와 비슷한 한인들과
이웃이 되는 공간!
  • 전체
  • 뉴스 제보 New
  • 오늘의 일상톡
  • 지역소식톡
  • 반려동물톡
  • 속풀이톡
  • 정치·이슈톡
  • 열린마당톡
  • 홍보톡
×

선택하기

카테고리를 선택해주세요.

  • 전체
  • 뉴스제보 New
  • 오늘의 일상톡
  • 지역소식톡
  • 반려동물톡
  • 속풀이톡
  • 정치·이슈톡
  • 열린마당톡
  • 홍보톡
중복선택 가능합니다.
선택저장
한국일보
사이트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교환/환불정책 광고운영
3731 Wilshire Blvd., 8th Floor, Los Angeles, CA, 90010, USA Tel.(323)450-2601
Ktown1번가 대표이메일 webinfo@koreatimes.com | 업소록 문의 yp@koreatimes.com
Powered by The Korea Times. Copyright ©The Korea Tim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