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50년 만에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을 읽고>

2026.02.13

[내 마음의 隨筆]


<50년 만에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을 읽고>


벌써 50년 너머의 시간 고등학교 시절, 이과반에 소속되었으나 언어와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영어시간 문학성이 아주 풍부하신 선생님께서 입시준비에 찌든 우리들에게 실감나게 이야기해 주셨던 미국의 유명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의 단편 소설 (제목이 기억나지 않음)과 존 스타인벡의 단편 ‘The Pearl’에 대해 개인적으로 지적인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특히, 그의 재치있는 유머와 해학, 그리고 풍자가 매우 창의적이고 기지가 번득여서 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다 나는 가족여행을 통해1993년의 무더운 여름 미국 미조리 주의 미시시피 강 주변에 있는 조그만 시골 마을인 그의 고향 Hannibal의 여기저기를 돌아보았는데 아내는 선물로 마크 트웨인 전집을 선뜻 기념으로 내게 선물하였다.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은 1884년 처음 출판되었고, 선물로 받은 전집에 포함된 책은 100년이 훨씬 지난 1992년에 Book-of-the Month Club에 의해 특별히 미국에서 재출판 된 것이었다. (406 pp.) 


이런저런 사정으로 30년 넘는 세월이 그로부터 훌쩍 지나갔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미국과 미국인, 그리고 미국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해보고자 존 스타인벡의 주요 작품들을 거의 다 읽고 난 이후 어떤 작가의 작품들을 이어서 읽는 것이 재미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불현듯 책장에 오랜동안 장식용으로 꽃혀 긴 세월을 이겨낸(?) 미국문학의 선구자적인 작가로 자리매김된 마크 트웨인의 전집이 생각나 드디어 한권씩 차례로 모두 읽어볼 야심찬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나로서는 그의 화제작인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부터 시작해서 드디어 50년의 세월을 훌쩍 건너뛰고서 그의 작품들을 직접 영어로 처음으로 읽게 되는 소소한 기쁨을 얻게 되었다.         


허클베리 핀(Huck Finn)은 과부 더글러스(Widow Douglas)와 왓슨 아줌마(Miss Watson)의 보호 아래 문명화 교육을 받지만, 예절과 종교, 규범은 그에게 숨 막히는 틀이 된다. 여기에 아버지 핀(Pap Finn)의 폭력과 알코올 중독이 겹치며, 허클은 사회와 가정 모두로부터 위협을 느낀다. 그는 자유를 얻기 위해 스스로 납치된 것처럼 위장하고, 미시시피 강으로 도망친다. 


강가의 잭슨 섬에서 허클은 도망 노예 짐(Jim)을 만난다. 짐은 왓슨 아줌마에게 팔려갈 위기에 처해 탈출한 상태다. 당시 미국 남부의 노예제도는 흑인을 재산으로 취급했고, 가족과 존엄을 쉽게 빼앗았다. 허클은 처음에는 사회가 가르친 편견을 따르려 하지만, 짐과 함께 지내며 그가 두려움과 희망을 지닌 한 인간임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강은 물류와 교역의 중심지였고, 부두와 작은 마을마다 독특한 억양과 방언, 생활 풍습이 존재했다. 사람들은 교회와 시장, 농장과 선술집을 중심으로 살아갔으며, 명예와 체면을 중시했다. 허클은 이러한 문화 속에서 인간의 선의와 잔혹함을 동시에 목격한다. 


여행 중 허클은 그레인저포드(Grangerford) 가문과 셰퍼드슨(Shepherdson) 가문의 오랜 혈투를 경험한다. 종교를 말하면서도 총을 드는 사람들, 체면을 위해 목숨을 거는 남부의 명예 문화는 허클에게 모순으로 다가온다. 그는 사회의 겉모습과 내면의 폭력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이후 허클과 짐은 두 사기꾼, ‘왕’(The King)과 ‘공작’(The Duke)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자신을 귀족이라 속이며 보호를 요청하고, 허클과 짐은 어쩔 수 없이 동행한다. 왕과 공작은 마을마다 돌아다니며 연극과 설교, 기만적인 연기로 사람들을 속인다. 허클은 그들의 사기를 지켜보며 인간의 탐욕과 군중의 어리석음을 관찰한다. 


윌크스 가문(Wilks family)의 유산을 노린 사기극은 사건의 전환점이 된다. 왕과 공작은 영국에서 온 친척인 척하며 금화를 차지하려 한다. 허클은 메리 제인(Mary Jane)과 자매들의 순수함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는 금화를 몰래 관 속에 숨기고, 진짜 친척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번다. 이 선택은 사회적 법보다 자신의 도덕적 판단을 따른 첫 분명한 행동이다.


사기극이 폭로되면서 왕과 공작은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혀 처벌을 받지만, 결국 풀려나 다시 허클과 합류한다. 허클은 그들을 경멸하면서도 강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그는 기회를 기다리며 조용히 판단하고 준비한다. 


짐이 농장 주인 펠프스(Phelps) 가족에게 붙잡히자, 허클은 그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여기서 톰 소여(Tom Sawyer)가 등장해 탈출 계획을 복잡하게 만든다. 톰은 모험을 연극처럼 꾸미려 하지만, 허클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구출을 원한다. 두 소년의 태도는 모험에 대한 인식 차이를 보여 준다. 


탈출 과정에서 총격이 벌어지고, 톰이 다친다. 그 와중에 밝혀진 사실은 짐이 이미 자유 신분이었다는 점이다. 톰은 이를 알고도 모험을 즐기려 했던 것이다. 허클은 이 사건을 통해 도덕과 장난의 경계를 분명히 인식한다. 짐은 끝까지 충직함과 인간성을 지키며, 허클의 존경을 받는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뒤, 허클은 다시 문명 사회로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그는 서부로 떠나 새로운 삶을 찾겠다고 결심한다. 노예제도의 모순, 남부 사회의 허위와 명예, 사기와 폭력, 그리고 인간적 연민을 경험한 허클은 더 이상 순진한 소년이 아니다. 강 위의 여정은 끝났지만, 그의 양심과 자유에 대한 탐색은 계속된다. 미시시피 강처럼, 그의 삶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단순한 “우정 이야기”나 “모험의 재미”를 넘어, 양심·자유·사회적 도덕의 한계에 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지며, 핵심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사회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허클은 노예를 도망시키는 일이 ‘죄’라고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짐과 함께 지내며 그 가르침이 잘못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교훈: 도덕은 관습이나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시작된다.

2. 양심은 배워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허클은 교육받은 소년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합니다. “그래도 난 지옥에 가겠어”라는 결단은, 외부 권위보다 자신의 내면을 따르겠다는 선언입니다.

교훈: 진정한 도덕은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내면의 결단에서 나온다.

3. 자유는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미국 사회는 자유를 말하지만, 동시에 노예제를 유지합니다. 작품은 이 모순을 폭로합니다.

교훈: 자유는 말로 외치는 가치가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실천에서 완성된다.

4. 인간은 신분이 아니라 관계로 이해된다

허클이 짐을 ‘노예’로 보지 않고 ‘친구’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 도덕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교훈: 사람은 제도적 이름(노예, 백인, 가난한 자)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이해될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

5. 문명은 언제나 정의롭지 않다

문명화된 가문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도, 귀족 행세를 하는 사기꾼도 모두 위선을 보입니다. 작품은 ‘문명’이 반드시 도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교훈: 겉으로 단정하고 교양 있어 보이는 사회일수록, 그 안의 부정의를 질문해야 한다.

6. 성장의 의미

허클의 성장은 학교 교육이나 사회적 성공이 아닙니다. 그는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웁니다.

교훈: 성장은 규범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선택하는 용기다.


이 작품이 남기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도덕은 제도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한다.”

허클은 철학자가 아니지만, 그의 선택은 한 사회의 도덕을 시험합니다. 그는 세상을 바꾸지 못하지만, 자신의 판단을 바꿉니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가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에서 가장 극적인 문장으로 자주 인용되는 대목은 다음입니다.

“All right, then, I'll go to hell.”

이 문장은 허클이 짐을 밀고하는 편지를 써놓고도 끝내 찢어버린 직후에 나옵니다. 그는 사회와 종교가 가르친 도덕에 따르면 자신이 ‘죄’를 짓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교리를 거스르고, 짐을 선택합니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사회적 구원 대신 개인적 양심을 택하는 선언이며, 소년이 스스로의 도덕을 처음으로 책임지는 순간입니다.

이 문장은 짧지만, 작품 전체의 윤리적 긴장이 응축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


2026. 2. 13.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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