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본전 찾을 생각마라.

2022.09.02





                      본전 찾을 생각마라.    


 여윳돈이 생기면 사람들은 이 돈을 활용(活用)하여 돈을 불리기를 원한다. 은행에 예금이나 적금을 들기도 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증권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에 있어 필연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항목은 안전성, 수익성, 환금성이다. 제일 안전하다 할 수 있는 것은 은행에 예금하거나 적금을 드는 방법일 것이다. 또한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 쓸 수 있으니 환금성도 최고 빠르다. 허나 문제는 수익성이다. 부동산 투자의 경우 투자시기만 잘 맞춘다면 최고의 수익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문제는 환금성이다. 필요할 때 빠르게 현금화 하는게 쉽지 않다. 주식투자의 경우 투자항목 중 최고의 수익성을 노릴 수 있고 필요할 때 현금화하는 환금성도 빠르지만 제일 큰 문제는 위험성이 크다는데 있다. 하루아침에 쪽박을 찰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안전성이 제일 취약하다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투자에 나서야하는바 투자의 가장 기본인 ‘분산투자’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지마라’는 이론이다. 즉시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여 예금에도 얼마 넣어두고 안전을 위해 부동산도 지니고 있으며 여윳돈으로 주식에 일부 투자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한 투자의 형태라는 것은 세 살 먹은 어린애가 아닌 이상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분산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가가 타운에 얼마나 되겠는가? 그달 그달 페이먼에 날 새는 게 대다수의 교포들이다. “분산투자는 뭔 개뿔 배부른 소리하고 있네!” 라고 하실 분이 많을 것이다. 아무튼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저런 투자에 대해 자신의 운(運)을 물어오는 이가 많다. 이런저런 분야의 투자운(投資運)에 대해 십 수 년 간 상담에 임해오고 있지만 필자자신은 투자에 대해 젬병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필자자신의 팔자에 없는 재물 모으기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필자자신의 팔자대로 매달 큰돈의 수입이 있지만 사방으로 빠져나가 정작 필자 수중에는 투자할 여윳돈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전부터 필자에게 상담을 청하는 이중에 홍선생이라는 40대 중반의 분이 있다. 이분은 어려서부터 자바시장 바닥부터 경험하여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에서는 ‘산전수전’다 겪은 양반이다. 이분이 어쩌다가 주식투자에 홀딱 빠지고 말았다. 처음 친구가 권해서 약간의 돈을 가지고 투자한 것이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4배 가까운 수익을 올리자 그 매력에 빠져버린 것이다. 이러다보니 장사는 뒷전이고 매일 주식현황을 보며 사고팔기를 거듭했다. 컴퓨터에 달라붙어 주식가격 들여다 보는게 일이 됐다. 그러다 모험을 걸었다. 모 철강회사 주식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 이른바 ‘몰빵’을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투자하자마자 주식이 곤두박질하기 시작했다. 홍선생의 얼굴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이즈음 필자를 찾았다. 거칠고 핼쓱해진 모습에 필자가 놀래 “어디 아프세요?” 라고 물으니 사연을 이야기했다. 


“투자할 때 선생님께 한 번 들려서 투자 운을 물어 보았어야 하는 건데 ‘도둑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다’ 고 어째서 그때는 그런 생각이 안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어쩌죠? 이거 정말 큰일 났습니다. 이 문제로 오래 고민하다가 선생님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투자금이 1/3 토막이 나버렸으니 이 기회에 ‘물타기’를 하면 어떨까? 해서요. 빚을 내서라도 옛날 산 가격의 1/3가격에 좀 더 과감하게 투자를 하면 주식이 조금만 회복되도 본전은 할 수 있거든요! 이 방법 외에는 제가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겠습니까 선생님?” 간절한 표정으로 묻는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신중하게 홍선생의 사주팔자 속 운로를 살펴보고 주역상 쾌(卦)를 짚으니 습감쾌(習坎卦)가 짚힌다. 습감쾌는 험난이 겹치는 상태를 뜻한다. 험난이 겹칠수록 차분함이 요구된다. 


이 쾌는 물을 상징하는 두 개의 감쾌(坎卦)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감위수쾌(坎爲水卦)라고도 한다. 쾌명을 습감이라 하였음은 감이 겹쳤음을 의미한다. 習(습)은 중복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상에 있어서 구멍, 웅덩이, 강, 물, 험조 등을 상징하고 인사에 있어서는 가난, 곤고, 불행 등에 빠짐을 상징한다. 결코 경거망동해서는 안 되는 쾌상이다. 필자 왈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그런 일을 벌여서는 안 됩니다. 위난이 겹친다는 운이니 그렇게 했을 경우 틀림없이 패가망신의 상태로 빠져들게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라고 하니 홍선생 실망의 빛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 방법 외에는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제가 장사에 신경을 한동안 안 썼더니 장사도 아주 엉망이 됐습니다. 장사라도 잘 되고 있으면 어느 정도 고생하면 살길이 있을 것 같지만 장사는 장사대로 엉망이고 돈 나갈 곳은 사방에 널렸으니 완전 사면초가입니다.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라고 재차 묻는다. 


이에 대해 “빚을 왕창내서 떨어진 주식에 물 타기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주식을 접어두고 장사에 열중하셔서 가게를 정상화 시켜놓으며 주식이 회복되기를 기다려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자꾸 본전 생각하다보면 더 큰 나락으로 빠지게 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잃어버린 돈은 잊으시고 본업인 장사에 열중해서 가게를 정상화 시켜나가다 보면 살길이 생길 겁니다. 절대 더 이상 주식에 투자하지 마십시요!” 라고 답해 주었다. 홍선생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서더니 급기야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결국 쫄딱 망해서 타주로 이사 갔다는 소식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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