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국의 노숙인 선교"

2024.03.09

                                                    "미국의 노숙인 선교"


지난 1 중순에 내가 사는 밀와키 지방에 한파가 닥쳐 영하 20도의 추운 날씨가 몇일 계속된 적이 있었다. 며칠 집이 없는 홈레스 사람이 거리에서 자다가 얼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실일까 해서 인터넷의 지역신문을 보았더니, 노숙인은 다리밑에서 자다가 저체온증으로 죽었고, 노숙인은 자기 차안에서 자다가 얼어 죽었고, 노숙인은 역전근방에서 자다가 동사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세계에서 제일 부강하다는 미국에서 미국사람이 집이 없어 거리에서 자다가 얼어 죽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선진국가인 미국은 중산층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미국의 상위 10% 부자들이 미국의 전체주식의 93% 소유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미국도 빈익빈 부익부의 후진국적인 현상이 심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교회는 노숙자들에게 잠잘 곳을 제공해 주는 일은 하지 않지만, 매주 일요일 오후에 노숙인들에게 간단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다. 교인들이 샌드위치와 과일, 물을 종이 봉지에 넣어 무료급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매달 마지막 주일 오후에는 교회 지하식당에서 무료급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미국인 장로교회에서는 겨울 몇달 동안 교회 지하실을 노숙인들이 들어와 자도록 하는 노숙인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 노숙인들이 따뜻한 저녁을 먹을 있도록 하고,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노숙인들이 교회 지하실에서 안전하게 있도록 불침번을 준다.


자원봉사 지도목사가 필요하다 하여, 나도 호기심에서 일을 맡아 한지 두어달이 되는데, 나는 금요일 오후에  2시간만 가서, 저녁식사 기도를 주고, 노숙인들과 어울려 저녁식사를 먹고 나오면 되는 일이다.

노숙인들이 집이 없이 거리에 앉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이 많겠지만, 대충 짐작해 보면, 정신질환이 있거나, 마약때문에 인생이 망가져 노숙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같다.


마약 때문인지, 가난 때문인지 치아상태가 좋아서, 빠진 이를 넣지 못한 노숙인들이 흔히 있고, 담배를 피는 것도 눈에 많이 띄는데, 술을 마시고 노숙인 숙소에 오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마신 사람은 알콜 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어, 0.8 이상의 알콜농도가 측정되면, 노숙인의 숙소 입장이 거부되는 일도 가끔 있다. 알콜중독이 있는 노숙인은 지하숙소에서 있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추운 길바닥이나차안에서 자다가 얼어 죽는 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 장로교회의 지하실에는 보통 열두어명 정도의 노숙인들이 자고 아침에 나가는데, 노숙인 선교를 후원하는 개인과 교회의 후원에 힘입어, 노숙인들에게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가끔 식당에서 햄버거를 먹을 있는 선물권이나 시내버스 카드도 나누어 주고 있다.


자원봉사들중에는 물리치료사나, 간호사, 교수, 변호사도 있었고,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는 달에 한번 노숙인들 숙소에 와서 새벽 3시까지 깨어서 노숙인들의 불침번 당번일으로 봉사하고 있었다. 변호사가 잠을 자지 않고 무슨 서류를 보길래, 법률서류인지 물어 보았더니, 이번 교회에서 중고부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수업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작은 집이라도 있고, 아주 부자들은 집이 몇채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심신장애자나 사회부적응자들은 곳이 없어, 노숙인 숙소의 신세를 지거나, 마저 혜택도 받으면, 추운 바닥에서 자다가 얼어 죽는 일도 있는 미국의 현실에서, 자신의 돈과 음식과 시간을 기부하여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마음씨가 착하고 따뜻한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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