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May 18, 2026)
병원에서 채플린으로 일하다 보면,죽음을 앞 둔 사람들을 볼 만나 볼 기회가 종종 있다.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살아 있는 것 자체가 큰 복이요 행운임을 느끼게 된다.잠언서에는, “어리석은 자의 마음은 잔치집에 가 있어도,지혜로운 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다”는 말이 있다.잔치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초상집에서 인생의 허무와 의미를 생각해 보는 사람이 좀 더 지혜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며칠 전 간호사로부터“중환자실에 죽음을 앞 둔 환자가 있으니,빨리 와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중환자 실에 도착하니,환자의 아들이, “아버지가 신장기능저하로 곧 돌아가실 것 같으니,임종기도를 해 달라”고 했다.
병실 벽에 붙어 있는 화이트보드의“오늘 할 일(Things to do)”란에 아들이 매직 펜으로, “죽지 말 것(Don’t die)”라는 장난끼 섞인 말을 쓰는 것을 보고,형제간 들이 웃는 것으로 보아,장성한 자녀들은 팔순의 아버지가 수명이 다하여 세상을 떠나는 것을 순순히 받아 들이는 것 같았다
나는“의료진들이 최선을 다 했는데도 회복 가능성이 없다면,하늘이 부르는 것으로 받아 들이고,이 세상의 염려 걱정을 내려 놓으시고,영원한 안식이 기다리는 저 세상으로 훨훨 날아 가게 하소서”는 환자를 위한 기도를 하고,병실을 나왔다.다음날 그 병실이 깨끗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그 환자는 세상을 떠난 것 같았다.
그 다음 병실에 가서 백인 노인 환자에게, “채플린의 방문이나 기도를 원하세요?”하고 물었더니,그 노인이“기도해 달라.”고 하길래, “무슨 기도를 해드릴까요?”하고 물었더니, “나는85세이고,아내가8년전에 죽어서,더 이상 살 의욕이 없다.이제 고통 없이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내 소원”이라고 했다. 내가, “혹시 말기암이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암은 아니고,내장이 모두 고장 났다”고 하길래,심장이 안 좋거나,노인성 우울증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병실의85세의 백인 노인은, “아내와 나는60년 넘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고,아내는3년전에 세상을 떠났고,.나는2형 당뇨병이 있는데,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인슐린이나 당뇨약없이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며 웃는 것을 보고,팔순 노인이라도,삶의 의욕이 있어 보였다.
김형석 교수님의 유튜브 강의에서, “과거에 집중하는 것은 늙었다는 증거이고,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젊었다는 증거”라고 했다.같은85세라도 죽기만을 기다리면 늙은 증거이고,현재를 가꾸고 미래를 꿈꾼다면 젊은 증거가 아닌가 싶다.
저녁에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응급실에서 급히 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응급실의 병실에 들어가 보니,작은 체구의 남자 환자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었다.환자의 병상 옆에는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중년의 백인남녀가 있었는데,그 환자의 부모라고 했다.환자는27세의 청년이나,근육이 퇴행 되어 가는 선천성 질환으로 고생하다 오늘 심장마비를 맞아 죽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환자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슬퍼하고 있고,아버지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던지,담담해 보였다.응급실의 여자의사는, “지금 현재로서는 환자가 회복될 가능성은 없고,다른 가족이 온다면,그때 까지 인공호흡기로 호흡은 연장시키더라도,인공호흡기를 제거하면 곧 세상을 떠나게 되니 그리 아시라.”고 설명을 했고,간호사는, “근이영양증 환자는 어렸을 때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아드님은27세까지 살았으니,다행한 일이라”고 위로를 해 주었다.
다른 병실에 가니 혈압이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 해서 입원했다는 팔십중반의 백인 노인이 자기 동생은 미시간주에서 목사로 일하다, 67세의 나이로 죽었고,자기는 종교에 관심이 없어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옛말에“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인명재천)”고 했다.착한 사람이 일찍 죽기도 하고,악한 사람이 오래 살기도 한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에는 정의가 다 이루어 지지 않으니,죽은 후에 착한 사람은 천당에 가서 상을 받고,악한 사람은 지옥에 가서 벌을 받는다는 신화적인 상상을 믿지만,사후세계에 대한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미국의 복음성가에, “어제는 갔고,내일은 내가 없을지도 모르니,오늘 하루 살 길을 인도하여 주소서.”라는 가사가 생각난다. (Yesterday is gone, sweet Jesus. Tomorrow may never be mine. So help me today show me the way one day at a ti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