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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oads/images/user/d3f4150758c19936490e54ec051af60b.jpeg revjerry 열린마당톡 2015.10.31 신고
세상사는 이야기 (36)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36)

소시지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키가 2미터에 가까운 Tom은 차가 고장이 나서 요즘 제 차로 출퇴근을 합니다. 제가 전화로 연락을 해 놓고 집에 가면, 불편한 다리를 절며 제 차에 타는데 덩치가 커니 작은 제 차에 들어 오려면, 몸을 구겨서 겨우 앉습니다.

나이가 저보다 한 살 많은 Tom의 인생은 좀 불쌍해 보입니다. 아리조나주에서 살던 부모님이 Tom이 열 두살때 이혼한 후, 어머니의 고향인 위스칸신에 이주해 와서 살고 있는데, 어머니는 작년에 돌아 가시고, 아버지랑은 사이가 멀어져 안 만난지가 30년이 된다고 합니다. Tom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담배와 술, 마리화나에 찌들어 있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일년가야 한번 볼까 말까 한답니다.

제가 차를 타고 가면서 Tom에게, “너는 아버지 복도 없고, 자식 복도 없구나. 아버지가 네가 뇌종양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문병도 오지 않았고,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 것이 술과 마리화나 하느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참 안됐다. 어머니랑은 친하게 지냈다고 했지? 그 어머니도 작년에 돌아 가셔서 안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Tom도 별로 내세울게 없는 형편입니다. 아들로서 연로한 아버지를 30년간 한번도 찾아 가지 못한 불효자요, 자기 아들도 전처에게 맡겨 놓은 채 제대로 사랑과 양육을 해 주지 못했으니, Tom 이 아버지 노릇도 잘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원래 카톨릭 교인이라는데, 교인다운 냄새는 나지 않고, 목욕을 제대로 안 해서 그런지 몸에서 나는 더러운 냄새가 제 차에 남아 있습니다. 머리 숱은 많아서 단정하게 깎으면 보기가 좋을텐데, 지저분하게 길러서 제대로 빗지도 않으니, 같이 다니는 것이 남들이 볼까봐 창피합니다. 앞 이빨이 하나 빠졌는데도 돈이 없어서 해 넣지를 못하고 휴게실에서 점심을 먹을 때 저한테 말을 하다가 음식물의 파편이 빠진 이빨 사이로 “핑”하며 제 쪽으로 날아 옵니다.

Tom은 고등학교 때 부터 담배를 피웠고, 20대 때는 술과 마리화나에 찌들어 살았다고 합니다. 대학도 가지 않아서 지금은 번듯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시간당 10불밖에 안 되는 소시지 공장에서 구부정하게 서서 콘베이어 벨트에서 밀려 오는 소시지에다 상표를 끼우는 일을 합니다.

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 가시는 바람에 홀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장학금을 받고 미국유학을 와서 석사학위도 받았고, 미연합감리교회 정회원 자격을 얻었으므로, 내년에 교회에 파송을 받아 목사일을 다시 할 수 있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 경제가 자립되고, 건강도 좋은 편이니 감사한 일입니다.

부자 나라에서 태어난 Tom은 가난뱅이가 되어 있고,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저는 그런데로 잘 살고 있으니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정신상태와 생활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신앙심의 유무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Tom은 고등학교 때 부터 담배를 피웠고, 20대를 술과 마리화나에 쩔어서 살았다고 합니다. Tom 이 34살 때 22살 먹은 철 없는 미혼모랑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랑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이혼으로 끝났고, 재혼한 아내랑 아들이 사이가 좋지 않아 싸우는 바람에 아들을 전처에게 보내는 바람에, 아들도 아버지로 부터 보호와 양육,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술과 담배, 마리화나에 찌든 말썽 꾸러기 아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교육은 못 받았으나 부지런하고 양심적인 어머니가 자식들을 먹여 살렸고, 큰 형님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후, 온 가족을 교회로 이끌었기 때문에, 저의 정신문화는 상당부분 교회의 가르침에 영향을 입었습니다.

담배는 뽀끔 담배질을 몇번 해 보다가 그만 두었고, 담배맛을 모르니 제 돈으로 담배 한 갑 사 본 적이 없습니다. 담배를 안 피우니 돈도 덜 들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술은 신학대학 다닐 때 친구가 군대에 가는 송별식을 핑계로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라면에다 소주를 한 병반을 마신 적이 있는데, 라면과 소주 먹은 것을 방바닥에 토해낸 후,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일년에 맥주를 서너번 마시는 정도이니,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약이란 것은 평생 해 보지 않았고, 제대로 연애도 못해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면 저쪽에는 저를 싫어하고, 저쪽에서 저를 좋아하면, 제가 싫어하던 일만 계속 되다가, 늦게사 결혼을 했지만, 저의 아내는 저의 부족한 면을 이해해 주고 잘 도와 주니, 혼자 살 때 보다 훨씬 낫습니다.

저도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면, Tom처럼 술과 담배에 빠지기가 쉬었을 겁니다. 다행히, 형님이 우리 가족을 모두 교회를 인도하여 부족하나마 하나님을 부르고, 예수님의 말씀을 배우고, 기독교 신앙을 추구하며 살았기에 주색잡기와 취생몽사의 인생에서 이만큼 이나마 구원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말도 있던데, 저는 천당이나 지옥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천당이 있어서 가더라도 가도 그 뿐이고, 제 죄가 많아서 지옥에 떨어진다면, 죄를 지었으니 당연히 벌을 받겠다는 심정입니다. 아인슈타인이, “나는 자기가 만들어 놓은 인간이 잘 했다고 상주고, 잘 못했다고 벌 주는 그런 하나님은 안 믿는다.”고 했는데, 저도 천당 가려고 예수를 믿는 유약하고 이기적인 신앙에는 별로 흥미가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예수를 믿는다는 말은 예수님의 말씀을 내 생활철학과 신조로 삼아 그 말씀대로 실천하는 것이 의미있고 고상한 일임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켜라. 내 계명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저는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주일성수, 십일조 봉헌, 불신자 전도와 같은 교회 용어 보다는, 예수님의 말씀인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실천하며 살고자 하는 것이 진짜 예수 믿는 것이라 봅니다.

예수님께서 멋진 말을 하셨지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 (Love your enemies. Bless those who curse you. Do good to those who hate you. And pray for those who persecute you. – Mt 6:44) 예수님의 이 말씀을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이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얼마전에 자기를 비방하고 다니는 젊은 후배목사를 칼로 찌른 한국의 68세되신 목사님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라”는 말씀을 안 믿었길래, 화난다고 후배 목사에게 칼침을 놓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도의 성자 간디는, “나는 예수는 좋아 하지만, 예수교인들은 좋아 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예수교인들은 예수와 너무 안 닮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I like your Christ, I do not like your Christians. Your Christians are so unlike your Christ.- Mahatma Gandhi) 예수님은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라”고 하셨는데, 목사님이,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을 칼로 찔러 버렸으니” 예수님과 그 목사는 너무 안 닮은 것입니다.

어떤 유명 목사님은 “시시때때로, 심지어 일초일각이라도 항상 예수님을 생각하라”, “예수님을 생각하며 영성일기를 쓰라”고 가르치기도 한다는데, 나름의 장점도 있겠지만, “예수님을 빙자하여, 교인들을 꼼짝없이 통제하려는 것 같아 인위적이고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떤 목사들은, “착하게 살아야 소용없다. 예수의 보혈의 공로를 믿어야 구원받고 천국간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뒤집어 보면, “나는 예수의 보혈 공로를 믿기에 착하게 살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교인들을 기름짜듯이 돈을 짜서 교회를 내 아성처럼 짓고, 내 이름을 천하만방에 내어 부흥강사로 초청받아 돈을 많이 벌어 외제차타고 호의호식하고, 자식들 외국 유학 보내고, 가난한 교인들 코 묻은 돈 받아서 나는 윤택한 은퇴생활을 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생각이 완전 반대입니다. “예수의 보혈 공로를 믿어 봐야 아무 소용없다. 예수의 보혈공로란 교회가 만들어 낸 교리에 불과하다. 하나님이 꼭 피를 봐야 화가 풀리는 괴물이 아니다. ‘하나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천당을 체험하는 길이다. 지금 여기서 천당을 체험 못 하면, 죽어 봐야 별 수 없다. 양심에 따라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짜 신앙인의 길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 땅에서 천국을 경험하는 것”이고, 죽은 후의 일은 하나님께 맡겨 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 납니다.” 심는데로 거두는 것이 하나님이 정한 인생의 법칙이라고 봅니다.

예수님은,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너희가 내게 붙어 있으면, 너희가 풍성한 열매 맺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하셨답니다. 지금은 가난하고 못난 인생이라도 예수님께 접붙임을 받으면, 예수님의 고상한 인격과 지혜를 배워 아름답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

영생이 죽음 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서 사는 삶이 영원한 삶의 일부임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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