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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rousou 열린마당톡 2015.11.12 신고
적어도 '왜'라는 의문은 가져라
‘왜’라고 묻는 법 배우기
[61호] 2013년 10월 14일 (월) 14:10:19 파울로 프레이리 info@ilemonde.com
<억압받은 사람들에 대한 교수법>(1970)에서 브라질의 유명한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는 자신의 교육이념을 제시한다. 교육이념은 착취희생자들이 경험한 상황에 근거하여 만들어져야 한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교육과 해방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교 안이든 밖이든, 모든 층위에서 교육자와 학생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볼수록, 그만큼 더 교육자와 학생의 관계는 특별하고 두드러진 어떤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즉 그 관계는 본질적으로 이야기하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관계다. 이야기하는 것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주체와 청취자라는 수동적 대상인 학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수다를 떠는 이런 교육의 특징들 중 하나는 문장의 ‘울림’만 있을 뿐이지 변형을 일으키는 힘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4×4는 16이고 파라(Parà)주(州)의 주도는 벨렘(Belém)이다.

4×4가 실제적으로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한 채, 주도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 채, 파라주에 대해 벨렘이 표상하는 것과 브라질에 대해 파라주가 표상하는 것도 모른 채, 학생들은 응시하고, 기억하고, 반복할 뿐이다. 이야기하는 사람이 전개하는 담화는 학생들로 하여금 이야기된 내용을 기계적으로 기록하게 만든다. 한술 더 떠서 이야기는 학생들을 ‘비어있는 병’으로, 다시 말해 교육자가 ‘채워야’ 할 그릇으로 변경시킨다. 교육자가 구좌에 입금하듯 빈 그릇을 채우면 채울수록, 그는 더 훌륭한 교육자가 된다. 학생들은 온순하게 자신의 그릇을 채우면 채울수록, 더 좋은 학생이 된다. 이것이 바로 교육에 대한 ‘은행저금식’ 개념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입금되는 이야기 내용을 받아들여 간직하고, 기록보관소에 보존하는 것이다. 수집가나 기록보관소 직원이 될 수 있는 자유밖에 없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런 ‘은행저금식’ 교육 개념에서 기록 보관소에 들어가는 것은 바로 인간 자체다. 연구도 할 수 없고 활동도 할 수 없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기록보관소에 처박혀 있는 것과 같다. 교육에 대해 이런 결정론적 시각을 견지하면 창조성도 변화도 지식도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교육자와 학생들 스스로가 기록보관소에 처박히는 것이 된다. 지식은 발명에 의해서만, 재발명은 인간이 세상 속에서 세상과 더불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수행하는, 영속적으로 긴장하고 안달하는 연구에 의해서만 획득된다. 이런 연구는 당연히 희망으로 가득 찬 연구다.

학생의 무지가 교육자의 존재 이유?

교육에 대한 ‘은행저금식’ 시각에서 ‘지식’이란 것은 알고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무식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에게 주는 기부인 것이다. 자신의 학생들이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자는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태도를 견지한다. 교육자는 항상 아는 사람이 될 것이고 반면에 학생들은 항상 모르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이런 완고한 태도는 연구과정으로서의 지식과 교육을 부인하고 있다. 교육자는 학생들과 직면하여 자신을 이율배반적 인물로 자처한다. 교육자는 학생들의 무식을 절대화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헤겔의 변증법에서 노예처럼 소외된 학생들은 역으로 자신들의 무지 때문에 교육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헤겔의 이론에서 노예가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를 자기 스승의 스승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해방교육의 존재 이유는 교육자와 피교육자를 통합시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해방 교육은, 교육자와 학생들이 각각 동시적으로 교육자이며 학생이 되기 때문에, 교육자-학생이란 틀의 모순을 넘어서게 된다. 교육에 대한 ‘은행저금식’ 시각에서는, 인간이 적응되고 조절되는 존재로 간주된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예금’을 보관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면, 학생들은 자신을 변화의 인자나 주체로서 세상에 뛰어들 수 있게 해주는 비판의식을 자기 내부에서 개발할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수동성을 강요하면 할수록,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에, 받은 ‘예금’ 속에 포함된 단편적인 현실에 적응하려고 한다. ‘은행저금식’ 시각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말살하거나, 비판의식 대신 단순한 측면을 두둔하면서 창작력을 최소로 축소시키기 때문에, 이런 시각은 압제자들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 압제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발견이나 세상의 변화가 아니다. ‘인도주의’라고 할 수 없는 압제자들의 ‘인도주의’는 자신들이 수익자가 되고, 우리가 앞에서 이미 이야기했던 가짜 자비를 영속시키는 상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진짜 사고를 자극하고, 한 항목을 다른 항목에, 한 문제를 다른 문제에 연결지어주는 관계들을 끊임없이 찾으면서 현실의 부분적 양상들에 의해 속임을 당하지 않게 해주는 모든 교육에 반대한다.

압제자들이 바라는 것은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이지, 억압당하는 사람들이 억압하는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런 상황에 잘 적응한 억압당한 사람들을 더 잘 종속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압제자들은 ‘은행 저금식’ 교육을 구상하고 실천한다. 그들은 이런 교육과 더불어 간섭적인 성격을 띤 사회활동을 펼친다. 그런 사회활동에서 억압당하는 사람들은 ‘구호 대상자들’이라는 동정적인 명칭을 부여받는다.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에서 예외가 되는 완전히 ‘주변부화된’ 개인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다.

“사회는 좋고 조직화되어 있고 정당하다. 억압받는 사람들은 독특한 개인들로서 건강한 사회의 암적 존재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사회는 그들의 게으르고 무능한 정신 상태를 변화시켜 그들을 사회에 적응시켜야 한다.” ‘외부 혹은 경계선에 있는’ ‘주변부화된 사람들’에 대한 해결책은, 행복한 삶을 포기한 이탈자들이 스스로 배척한 사회에 ‘합병되고’, ‘재통합되는’ 것일 것이다. 그들이 구원받는 방법은 ‘내부에 있는’ 존재조건을 수용하기 위하여 ‘외부에 있는’ 자신들의 존재조건을 거부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소외된 사람들이라 부르는 억압받는 사람들은 결코 사회 외부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내부에 있었다. 그들을 ‘타인을 위한 존재들’로 변형시킨 구조의 내부에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구원받는 방법은 그들을 억압한 이 구조에 ‘합병되거나’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을 위한 존재들’이 될 수 있기 위해 이 구조를 변형시켜야 한다. 구조 변형은 당연히 압제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압제자들에게 봉사하는 ‘은행 저금식’ 교육 역시 학생들을 의식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이 자기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보수주의적이고 비진화론적인 ‘은행저금식’ 교육의 구상과 실천은 역사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을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반면에 의식화 교육은 교육 자체를 정확히 인간의 역사적 특성에서 출발하고, 인간을 변화하는 존재로, 마찬가지로 역사적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완성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인간을 완수되지 않고 완벽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한다. 단순히 불완전하고 또 비역사적인 다른 생물들과는 달리, 인간은 스스로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식하고 있다. 완전히 인간적인 교육의 뿌리 자체가 바로 여기에서, 다시 말해 인간이 불완전하고 그 불완전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속에서 발견된다. 이처럼 교육은 실천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되는 것이다. 존재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베르그송의 의미에서 이런 과정의 ‘지속’은 영속-변화라는 대립의 놀이에 달려있다. ‘은행 저금식’ 실천은 반동적인 것이고, 반면에 ‘잘 조직화된’ 현재도 ‘미리 결정된’ 미래도 받아들이지 않는 의식화 교육은, 역동적인 현재에 그 뿌리를 두고 있어서 혁명적인 것이다. ‘은행 저금식’ 교육에서 본질적인 것은 기껏해야 상황 속에서 의식이 떠오르지 않게 유지하면서, 억압받는 사람들의 상황을 달래주는 것이다. 인간적이고 해방적인 작업인 의식화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지배받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교육자들과 학생들이 자기 교육의 주체가 되는 그런 교육은 비인간적 지성주의를 넘어서고, ‘은행 저금식’ 교육자의 전제주의를 넘어서고, 세상에 대한 잘못된 시각도 넘어선다. 그때 세상이란 것은 더 이상 사람들이 불순한 언어로 말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교육 주체들의 중개인이 되고, 인간의 인간화를 이루어내는 변화 행위를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의식화 개념은 압제자들을 위해 사용될 수 없는 것이다.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이 ‘왜’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어떤 압제적 명령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글·파울로 프레이리 Paulo Freire

브라질의 교육학자 프레이리(1920~1997)는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 중반까지 근 10년간 우리나라 대학가를 중심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글은 그의 대표작인 <피억압자의 페다고지>(Pedagogia do oprimido)를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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