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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loads/images/user/d3f4150758c19936490e54ec051af60b.jpeg revjerry 열린마당톡 2016.01.01 신고
인생도처에 청산이 있다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81) : 인생도처에 청산이 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1978년때 제 나이는 18살 이었습니다. 그때 교실에 앉아 있다가 이런 생각을 한 기억이 납니다: “2000년이 되면 내 나이는 40살이 된다.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을까?” 2000년이 되어 제가 40살이 되고 난 후 벌써 15년이 후딱 지나 가 버렸고, 이제 2016년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 Karl Menninger는 91살까지 살았는데, 사람들이 Menninger박사에게, “인생에서 최고로 좋은 날은 언제였습니까?”하고 물으면, Mennninger박사는 언제나 같은 답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요.” 과거는 이미 지나 가 버렸고, 미래는 불투명하니, 주어진 현실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Ralph Waldo Emerson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나 좋은 점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은 정신건강이 좋은 사람이다.” (The measure of mental health is the disposition to find good everywhere.) 우리 선조들은 “인생도처에 청산이 있다.”고 하며,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으면 어디에서나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니, 몸이 예전같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음의 상실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라는 적극적인 말을 더 좋아 합니다. (Aging is not lost youth but a new stage of opportunity and strength. ? Betty Friedan)

지난 한 해를 돌아 보니 저의 삶에도 예기치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미국인 교회의 목사로 16년간 일해 왔는데, 일부 교인들이 진보적인 저의 설교내용을 싫어 하여 제가 있던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옮겨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새 교회를 맡아 가게 되면, 학교교사로 일하는 아내랑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야 하기 때문에, 교회 목회 대신에 집에서 가까운 카톨릭 병원의 채플린으로 취업을 했습니다. 연봉도 교회보다 만불이 더 많아 저는 속으로 “고생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고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느긋하게 채플린 일을 시작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상급자는, “너처럼 느리고 둔한 사람은 안 되겠다”고 하며 한 달만에 병원에서 나가 주었으면 하길래, 사직서를 쓰고 병원에서 나와서 실업자가 되었습니다.

여러 병원의 채플린 일자리와 호스피스 채플린 일자리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취업인터뷰도 해 봤으나, 번번히 퇴짜를 맞고 실업자로 두어달을 지냈습니다. 실업자 구제 수당을 신청해 볼까 했으나, 그것도 공짜돈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고 조건이 까다로와 현실성이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다급한 김에 저는 직업 소개소를 찾아가 “아무 일이나 하겠으니, 일을 시켜 달라”고 했더니, “시간당 10불을 주는 소시지 공장에 가서 일하라”고 하더군요. 저는 소시지 공장에서 미국의 하류층 공장 노동자들과 어울려 일하며 그들의 사는 얘기도 들어 보았습니다.

소시지 공장에서 2달 넘게 일을 하던 어느날 아침 저의 집의 강아지들이 산보를 시켜 달라고 자꾸 졸라대는 바람에 그 아이들과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오던 중에 저의 앞집에 사는 이웃인 Ron을 만났습니다. Ron이 저에게, “요즘 어찌 지내느냐? 목사일을 그만 두고 요즘 어디서 일하느냐?”하고 묻길래, 저는 집에서 한 시간 떨어진 소시지 공장에 일하러 다닌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Ron은 자기가 일하는 치즈공장에 일손이 부족한데, 한번 전화로 알아보라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전화를 해 보았더니, 그 다음날 인터뷰하러 오라고 연락이 왔더군요. 그 다음날 인사과에 취업인터뷰를 하러 갔더니, “오늘 부터 일할 수 있느냐?”하며 10분만에 일자리를 주어서 지금 두달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치즈가 뭔지도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치즈에 칼슘과 단백질이 많다고 해서 요즘은 좀 먹습니다. 저는 치즈공장일에 좋은 점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치즈공장생활을 좋아 하는 열가지 이유를 적어 보았습니다:

1. 집에서 공장이 가까와서 참 편리합니다. 제가 목사로 세 교회를 섬길 때는 주일 아침에 순회 설교를 하면, 80마일을 운전해야 했고, 소시지 공장에서 일할 때는 출퇴근을 하느라 하루에 100마일을 운전해야 했는데, 치즈공장은 집에서 10마일 밖에 안되고, 앞집 사람 Ron과 일주일씩 운전을 교대로 하기 때문에 기름값도 절약됩니다.

2. 의료보험을 갖게 됩니다. 3개월간의 견습사원생활을 마치면, 공장에서 의료보험혜택을 줍니다. 현재는 아내의 학교 의료보험에 의존해 있지만, 제가 의료보험을 갖게 되면, 아내가 제 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아내는 학교의료보험 대신에 일정 금액을 교사은퇴연금으로 적립하는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3. 공장에서 작업복을 제공해 주고, 작업복을 무료로 세탁까지 해 주기 때문에 제가 작업복을 세탁할 걱정을 안 해도 됩니다.

4. 공장에서 주는 작업모를 쓰는 것이 참 좋습니다. 제가 강대상에서 설교할 때는 천장에 붙은 전등불빛에 머리숱이 적은 제 이마가 반짝거릴까봐 늘 불안했는데 공장에서는 작업모를 쓰니 머리숱이 적은 저도 머리숱이 많은 사람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5. 공장에서는 신체운동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목사일을 할 때는 골프를 치거나 달리기 운동을 하지 않는 한, 몸으로 하는 일이 없어 좀 싱거웠는데, 공장에서는 8시간을 꼬박 서서 손과 팔을 움직이는 일을 하니 치매예방에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교육받고 있는 cheese opener 일은 43파운드의 치즈 덩어리를 하루에 300번 이상 들어야 하기 때문에, 역기를 들기 싫어하던 저한테 근력운동이 될 것 같아 참 좋습니다.

6. 육체노동을 하고 집에 오면 잠이 잘 옵니다. 목사일을 할 때는 설교에 대한 부담때문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요즘은 설교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참 좋습니다

7. 동료들과 함께 일하니 외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목사로 일할 때는 주로 혼자 있어 외로왔는데, 공장에서는 40여명의 동료들이 함께 왁자지끌 얘기하며 농담하고 웃으며 일하니 참 좋습니다. 한 달 동안 공장에서 동료들과 일하며 크게 웃은 횟수가 10년 이상 미국인 교회 목사로 있을 때 교인들과 얘기하며 크게 웃은 회수 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8. 공장에서 일을 하고 집에 오면, 일에서 해방되어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목사일을 할 때는 설교준비와 교회운영에 대한 부담때문에 24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요즘은 공장에서 일하고, 집에서는 쉴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9. 실업자 신세를 벗어나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을 가 본 적 있는데, 젊고 잘 생긴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낙타의 고삐를 쥐고 관광객을 태워 주는 일을 하고 있더군요. 한국에 일자리가 없어서 독일의 탄광에 일하러 가신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안전한 치즈공장에서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10. 아침에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쓸 시간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공장 근무시간이 오후 1시부터 9시 까지 이기 때문에, 머리가 맑은 아침에는 글을 써 놓고, 오후에는 이웃마을에 마실가는 기분으로 공장에 가서 운동삼아 일을 하고 오면 생활비를 주니 참 좋습니다.

“재난은 변장된 축복”이란 말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Adversity can be a blessing in disguise.) 교회의 목사로 있다가 쫓겨나고, 병원의 채플린으로 있다가 쫓겨나서 실업자 생활을 하다가, 소시지 공장에서 인생대학 공부를 하고 지금은 치즈공장에서 인생 대학원 공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치즈공장에서 육체노동을 하여 경제자립생활이 되니, 교회의 간섭이나 교인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아도 되고 생각이 다른 목사들과 만나 싸울 일이 없게 되어 좋습니다. 저는 당분간 교회를 떠나 교회를 바라보는 재야 목사로서 광야의 외로운 목소리(lone voice in the wilderness)를 내던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뒤를 따라 가 보고자 합니다.

미국의 복음성가에 있는,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내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주님, 오늘 하루 나와 동행하소서”하는 노래를 부르며 예수님의 제자된 길을 함께 걸어 갔으면 합니다. (Yesterday is gone. Tomorrow may never be mine. So help me, Lord, to take one day at a time.)

올 한 해도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조건을 발견할 줄 아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삶을 함께 살았으면 합니다. Look on the bright side of every situation!

제가 평생 드리고 싶은 기도는 성 프랜시스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thy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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