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하다 -펌-
한국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하다 -펌-
조선일보 [경제포커스]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하다
김홍수 경제부 차장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몇 해 전, 한국 대기업의 프랑스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다. 파리에 출장 간 본사 사장이 현지 직원들과 호텔에서 회식 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한 직원이 허락 없이 인증샷을 찍다 사장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다. 사장은 귀국하면서 본부장한테 그 직원을 자르라고 명령했다. 직속 상사인 프랑스인 간부는 "부당한 결정이라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법인장은 난감해하다 꼼수를 제안했다. '회사 조직도에서만 그 직원 이름을 빼자.' 법인장은 사장 지시가 이행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가짜 조직도를 들고 서울 출장을 갔다. 해당 직원은 유령 직원으로 숨죽여 지내다 사장이 바뀐 뒤에야 조직도에 이름을 다시 올렸다. 한국 기업의 상상 초월 상명하복 문화에 질린 프랑스인 간부는 퇴직 후 '한국인은 미쳤다'는 책을 냈다.
요즘 재계에서 '기업 문화 혁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직급 대신 '○○님'으로 부르기, 반바지 출근, 야근 근절 등 의미 있는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으로 만들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직원들의 창의성을 고양하자는 취지다. 방향은 맞다. 그런데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를 보면 재벌 기업에서 과연 조직 혁신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 오너 2세가 면세점 입점을 미끼로 뒷돈을 챙기고, 자녀용 자회사를 만들어 '통행세'를 받으며 기업 이익을 빼돌렸다. 우리나라 재벌은 기업을 사유물로 여긴다. 기업 가치 사슬의 정점에 둥지를 틀고, '불로소득' 챙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국민이 시장 개척하라고 만들어준 '쇄빙선'을 재벌 2·3세들이 '유람선'으로 쓰고 있다"(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는 탄식이 나올 만하다.
오너 일가의 이런 탈법과 비리에 대해 기업 내부에서 제동을 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도 기막힐 노릇이다. 직장인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변명하겠지만, 오너의 불법행위를 도와 회사에 해를 끼치는 일까지 면죄부를 줄 순 없다.
후진적 조직 문화가 초래하는 부작용은 대우조선 분식회계와 경영진 일탈, 국책은행들의 부실 조선·해운사 묻지마 지원, 상사의 모욕에 자살을 택한 젊은 검사 등 셀 수 없이 많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상사의 부당한 요구·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고, 조직의 불합리한 결정에 시비를 가리자고 덤볐다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30년 전 넥타이 부대로 '독재 타도'에 앞장섰던 것처럼,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목구멍이 포도청'이 아니라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 같다.
기업들도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혁신의 진정성, 추동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더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실리콘밸리 기업들처럼 기업 내 의사결정에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두면 어떨까. 회사에 대한 애정이 깊으면서 반골 기질이 있는 직원에게 기업 내 '야당' 역할을 맡기면 기업 내 권력형 비리, 부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갑질과 일탈을 일삼는 재벌 2·3세를 두고 '체제 전복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맞는 말이다. 시장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경제 민주화보다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
*** 기업문화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 기업이 속한 사회를 우선 알아야지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이 있드시 한국사회에서는 한국인들 특유의 조직문화가 있는겁니다. 물론 비합리적인 문화는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바뀌는게 순리이고,, 트럼프같은 사람이 이끄는 전형적인 미국기업의 문화는 과연 어떨까요?? ㅋㅋㅋ 거기에 비하면 한국기업의 조직문화는 천국입니다. 그 책쓴 프랑스인은 패배자
*** 세상탓? 남의탓? 이런 생각하지 말고 현상황을 현명하게 타개하면 새로운 또다른 세계가 또다른 현실이 온다는 희망적사고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요즈음이다.타인의 배려나 어떤 바램같은 욕심을 버리자!
*** 좀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개혁, 혁신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벌써 십년넘게 '바꿔야한다' '바꾸지 않으면 나라 망한다' '뼈를 깎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등등 이야기 있었지만 달라진게 있는지.......
*** 사회지도층,정치인, 부패한 공무원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은 전부 피해의식속에 산다 저 인간들이 안 바뀌는 이상은 대한민국은 바뀔수가 없다
*** 한국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왜 국가 경쟁력과 생산성은 다른 산업화 된 나라들에 비해 떨어지느냐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의 소위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질이 떨어져서이다. 외국기업 간부들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감탄이 나온다. 한국에선 높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으면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장군이 후지면 유능한 군사도 전멸할 수 있다.
*** 대기업 오우너라는 말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 후진적이지. 대주주 중 한 명일 따름이지, 절대 제1주주는 대부분 국민연금... 그런데도 회장직, 또는 등기이사직도 안 맡은 상태에서 제 새-끼들 내리꽂음.. 새파란 것들이 상무, 전무,... 그냥 놔두면 입사도 힘 든 것들이 1년에 한 직급씩 승진, 안하무인의 태도.. 이 게 한국기업의 문제
조선일보 [경제포커스]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하다
김홍수 경제부 차장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몇 해 전, 한국 대기업의 프랑스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다. 파리에 출장 간 본사 사장이 현지 직원들과 호텔에서 회식 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한 직원이 허락 없이 인증샷을 찍다 사장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었다. 사장은 귀국하면서 본부장한테 그 직원을 자르라고 명령했다. 직속 상사인 프랑스인 간부는 "부당한 결정이라 따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법인장은 난감해하다 꼼수를 제안했다. '회사 조직도에서만 그 직원 이름을 빼자.' 법인장은 사장 지시가 이행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가짜 조직도를 들고 서울 출장을 갔다. 해당 직원은 유령 직원으로 숨죽여 지내다 사장이 바뀐 뒤에야 조직도에 이름을 다시 올렸다. 한국 기업의 상상 초월 상명하복 문화에 질린 프랑스인 간부는 퇴직 후 '한국인은 미쳤다'는 책을 냈다.
요즘 재계에서 '기업 문화 혁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직급 대신 '○○님'으로 부르기, 반바지 출근, 야근 근절 등 의미 있는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으로 만들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직원들의 창의성을 고양하자는 취지다. 방향은 맞다. 그런데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를 보면 재벌 기업에서 과연 조직 혁신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 오너 2세가 면세점 입점을 미끼로 뒷돈을 챙기고, 자녀용 자회사를 만들어 '통행세'를 받으며 기업 이익을 빼돌렸다. 우리나라 재벌은 기업을 사유물로 여긴다. 기업 가치 사슬의 정점에 둥지를 틀고, '불로소득' 챙기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국민이 시장 개척하라고 만들어준 '쇄빙선'을 재벌 2·3세들이 '유람선'으로 쓰고 있다"(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는 탄식이 나올 만하다.
오너 일가의 이런 탈법과 비리에 대해 기업 내부에서 제동을 거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도 기막힐 노릇이다. 직장인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변명하겠지만, 오너의 불법행위를 도와 회사에 해를 끼치는 일까지 면죄부를 줄 순 없다.
후진적 조직 문화가 초래하는 부작용은 대우조선 분식회계와 경영진 일탈, 국책은행들의 부실 조선·해운사 묻지마 지원, 상사의 모욕에 자살을 택한 젊은 검사 등 셀 수 없이 많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상사의 부당한 요구·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고, 조직의 불합리한 결정에 시비를 가리자고 덤볐다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왔을까. 30년 전 넥타이 부대로 '독재 타도'에 앞장섰던 것처럼,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목구멍이 포도청'이 아니라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 같다.
기업들도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혁신의 진정성, 추동력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더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실리콘밸리 기업들처럼 기업 내 의사결정에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을 두면 어떨까. 회사에 대한 애정이 깊으면서 반골 기질이 있는 직원에게 기업 내 '야당' 역할을 맡기면 기업 내 권력형 비리, 부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갑질과 일탈을 일삼는 재벌 2·3세를 두고 '체제 전복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맞는 말이다. 시장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경제 민주화보다 직장 민주화가 더 급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
*** 기업문화를 비판하기에 앞서 그 기업이 속한 사회를 우선 알아야지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이 있드시 한국사회에서는 한국인들 특유의 조직문화가 있는겁니다. 물론 비합리적인 문화는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바뀌는게 순리이고,, 트럼프같은 사람이 이끄는 전형적인 미국기업의 문화는 과연 어떨까요?? ㅋㅋㅋ 거기에 비하면 한국기업의 조직문화는 천국입니다. 그 책쓴 프랑스인은 패배자
*** 세상탓? 남의탓? 이런 생각하지 말고 현상황을 현명하게 타개하면 새로운 또다른 세계가 또다른 현실이 온다는 희망적사고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요즈음이다.타인의 배려나 어떤 바램같은 욕심을 버리자!
*** 좀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개혁, 혁신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벌써 십년넘게 '바꿔야한다' '바꾸지 않으면 나라 망한다' '뼈를 깎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등등 이야기 있었지만 달라진게 있는지.......
*** 사회지도층,정치인, 부패한 공무원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은 전부 피해의식속에 산다 저 인간들이 안 바뀌는 이상은 대한민국은 바뀔수가 없다
*** 한국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왜 국가 경쟁력과 생산성은 다른 산업화 된 나라들에 비해 떨어지느냐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의 소위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질이 떨어져서이다. 외국기업 간부들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감탄이 나온다. 한국에선 높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으면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장군이 후지면 유능한 군사도 전멸할 수 있다.
*** 대기업 오우너라는 말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 후진적이지. 대주주 중 한 명일 따름이지, 절대 제1주주는 대부분 국민연금... 그런데도 회장직, 또는 등기이사직도 안 맡은 상태에서 제 새-끼들 내리꽂음.. 새파란 것들이 상무, 전무,... 그냥 놔두면 입사도 힘 든 것들이 1년에 한 직급씩 승진, 안하무인의 태도.. 이 게 한국기업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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