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해야할일이 아주 특별하게 취급되는 한국:

얼마전 집이 없어 중학생 딸과 함께 여관방에 거주하는 부녀 가족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등교를 할 때 다른 친구들이 볼까봐 부끄러웠다는 그 여중생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번에 이 부녀가정은 서울시의 도움으로 방 2개짜리 자립지원시설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동반한 채 여관(여인숙)이나 찜질방, 공원 화장실,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임시거주 위기가정' 42가구를 발굴하여 서울시는 급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이들 가구를 파악하기는 어려워 현장과 밀접한 자치구, 교육청, 각 학교, 지역복지관, 숙박업...협회, 찜질방협회 등의 기관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희망온돌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 120다산콜센터 등의 다양한 창구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가구를 발굴했습니다.

이렇게 파악된 위기가구는 72가구로서, 서울시는 이 중에 당장 지원을 받지 않으면 자녀와 함께 언제 거리로 나 앉을지 모르는 위기에 놓인 미성년자 혹은 장애를 가진 자녀를 가진 42가구를 우선 선정했습니다. 이중에는 아버지가 지체6급 장애인으로 사업에 실패한 후 중학생 딸과 여인숙에 사는 가구, 수급자로 보호받고 있지만 자녀가 수시로 발작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을 할 수 없는 가구, 3세 어린아이를 가진 임신 8개월의 여관에 거주하는 임산부 등 참으로 딱한 사연들이 많습니다.

서울시는 이외에도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시 거주시설의 거주비마저도 연체돼 당장 거리에 내쫓길 위기에 놓인 6가구에도 가구당 300만원의 긴급비 지원과 자립지원시설의 입주를 안내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입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랍니다. 그나마 이들이 장 바깥에 쫓겨날 우려없이 잠잘 수 있게 되었으니 저도 오늘 저녁에는 저도 잠이 잘 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