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익수목사의 투자이민사기
유명 찬양 사역자, '투자 이민 사기'로 168만 달러 배상

비자 따 주겠다며 자녀 유학 권유한 방익수 목사…자녀들 폭언·폭행, '연애 강요' 의혹도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2016.11.19 11:23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유명 찬양 사역자 방익수 목사가 이민 사기로 우리 돈 약 2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법원은 9월 말, 사랑의방주교회 방익수 목사와 아내 방혜영 씨, 교인 김 아무개 씨가 이종대·김지영 집사 부부에게 168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배심원 12명 전원은 방 목사 부부가 이 집사 부부에게 사기를 쳤다고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사랑의방주교회를 개척해 활동 중인 방익수 목사는 꽤 알려진 사람이다. 노문환 목사와 함께 CTS TV에서 '노문환·방익수의 찬양 예배' 프로그램을 맡았다. 2006년 <미션라이프> 인터뷰에 따르면, 대중 가수 출신이던 그는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수님을 만나서 의로워졌고, 미국 생활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게 됐으며 거룩한 예배의 회복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왜 사기 혐의로 거액의 손해 배상을 하게 되었을까?

부흥회 강사로 만나 자녀 유학 권유…알고 보니 사기?
이종대 집사 부부는 경남 창원에 살며 마산 ㄷ교회에서 신앙생활했다. 방익수 목사와는 2011년 처음 만났다. 방 목사가 이 교회 부흥회 강사로 초청된 것. 이 씨 부부는 인지도 있는 찬양 사역자인 방 목사를 따르기 시작했다. 간증이 마음에 와 닿았다. 부부는 방 목사가 집회 인도차 한국에 올 때마다 숙소,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2011년 말, 교류가 제법 깊어지자 방 목사는 이 씨 부부를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초대했다. 어바인에 두 달간 머무르며 지내보니 교육 여건이 한국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방 목사는 자녀들을 미국에 유학 보내라고 권유했다. 방법은 'E-2 비자'를 취득하는 것. E-2 비자는 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할 때 체류를 허가해 주는 비자다. 50만 불에서 100만 불을 내면 영주권을 주는 EB-5 비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김지영 집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방익수 목사가 30만 달러를 투자하면 E-2 비자로 자녀를 미국에서 공부시킬 수 있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E-2 비자가 유효하려면 사업체가 있어야 하니 '코리아 BBQ'라는 식당을 30만 불에 인수하라고 했다. 50만 달러짜리를 30만 달러에 인수하게 해 주겠으며, 인수 과정이나 수익, 경영 문제에 일절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중에 투자금도 회수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
바로 일을 진행하고 자녀를 유학 보냈다. 이 집사 부부는 그 사이 '주의 종'을 대접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했다. 집회 인도차 한국에 자주 들어온 방 목사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고 했다. 이 집사 부부는, 사랑의방주교회 한 전도사 월급 200만 원을 2년간 지원했고, 방 목사의 요구로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 티켓을 10여 차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음반 제작비 2,000만 원을 빌려 주기도 했다. 미국에 보낸 자녀들 양육비 명목으로 2,200만 원도 줬다고 했다. 병원비, 안마비… 명목은 다양했다. 김지영 집사는 "방 목사 요구를 거절하면 미국 자녀들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문제가 발생했다. 2년이 흘러 E-2 비자를 갱신해야 할 타이밍이 됐는데, 방 목사가 태도를 바꾸더니 비자 연장을 알아서 하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사태를 파악해 보니 세금도 2만 달러(6개월 치)가 밀려 있었고 비자 연장도 어려운 상태였다. 같은 기간, 사랑의방주교회 교인으로 구성된 종업원도 모두 그만뒀고 식당 문도 닫혔다. 이 집사 부부는 믿고 맡기라던 방 목사가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했다.
그제야 속았다는 생각이 든 이 집사 부부는 미국으로 건너가 혐의를 모아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방 목사 부부에게 제기된 혐의는 총 24개. 배심원들은 이 중 22개를 전원 일치로 유죄판결했다. 판결문에는 "명확하고 충분한 근거에 의해 사기 및 협박(fraud, oppresion)을 저질렀다"고 나와 있다. 그간 사기로 피해 입은 금액 38만 달러는 물론이고, 한국에는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총 130만 달러가 부과됐다.
김지영 집사는 자신들 말고도 피해 입은 교인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방 목사가 한국에서 집회할 때 설교와 찬양에 감동받아 친해진 사람들. 김지영 집사는 이들 중에도 자신들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쫓겨나다시피 한국으로 온 사람도 있고, 미국에 계속 남아 있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이번 소송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집단 생활한 자녀들…"연애·결혼 강요받았다" 증언
소송 중 더 기막힌 일이 드러났다. 부모와 격리돼 생활하던 자녀들이 재판정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이 집사 부부 자녀처럼 미국에 유학 온 자녀들은 공동생활을 했다. 그런데 이들이 그 안에서 폭언과 감시에 시달렸다고 한 것. 심지어 연애와 결혼을 특정인과 하라고 강요받았고, 신혼여행도 청년부 전체가 함께 가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어디에 오갈 때 수시로 메신저로 행적을 보고해야 했다. 보고만 하는 방이 따로 있었다. 방익수 목사 아들이 이를 주도했다고 했다. 청년들을 윽박지르거나 폭행하고, 연애를 강요하는 데 앞장섰다는 증언이었다. <뉴스앤조이>가 확보한 대화 내용은 당시 정황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김지영 집사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했다. 방 목사가 자녀들이 부모와 연락할 수 없도록 격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 생활을 잘 적응해야 하는데 부모 목소리를 듣거나 만나면 마음이 약해진다는 이유였다.

"계약에 개입하지 않아…할 말 많지만 판결 따르겠다"
방익수 목사는 이종대 집사 부부가 자녀 유학차 미국 체류를 희망했고, 변호사와 여러 곳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도움을 준 적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모든 계약은 이 집사 부부가 주도했다는 뜻이다.
방익수 목사 측은 "엄마나 아이가 유학 비자를 받거나, 투자 이민을 하거나 E-2 비자를 받는 방법을 소개했고, 본인 스스로 그 가운데 E-2 비자를 신청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할 가게도 김지영 집사가 스스로 보러 다녔으면서, 사업이 안 되니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는 것.
방 목사 부부는 유학 온 자녀들을 잘 돌봤다며 김 집사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마약이나 노숙 생활에 노출되지 않도록 규칙을 만든 적은 있지만 폭행이나 폭언, 연애 강요는 절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방 목사 부부는 이 집사 부부 각각에 자녀 4명을 돌봐 준 금액을 월 3,500달러씩 2년치 지급하라고 맞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이를 기각했다.
방 목사 측은 교인들에게 "사랑의방주교회 담임목사로서 이번 사건 앞에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종대 집사 부부와 사랑의방주교회 교인들에도 죄송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재판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사 부부는 방 목사의 사과가 진정성도 없고, 오히려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녀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부분에 관해서도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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