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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nayanahana 열린마당톡 2013.03.08 신고
밥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인사를 하지요?

“안녕하세요?”
“Good Morning?”

그런데 조금 친하거나 챙겨야 할 사람에게는 이렇게 인사를 합니다. “식사 하셨습니까?” “밥 먹었니?”

여러 가지 인사의 말이 있는 가운데 “밥 먹었니?” 처럼 다정다감한 말이 어디 있겠는지요.

한편 “밥 먹었느냐”고 묻는 그 질문은 얼마나 배고픈 세상을 살았으면 그렇게 물을까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는 인정이 많고, 친절하기도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무뚝뚝하고 냉정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아무튼 오늘은 밥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밥은요, 쌀이나 또는 다른 곡식을 물과 함께 솥에 끓여 요리한 음식을 말하지요. 그런 밥은 이렇게 말해요.

‘밥을 적게 먹어서 배가 고프다.’ ‘밥을 너무 먹어서 배불러 죽겠다.’ 밥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합니다. 밥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요, 인간의 삶의 여러 모습으로 표현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밥이지요. 밥이 부족하면 무서운 게 없거든요.

‘밥 먹듯 하다’ 라는 말이 있지요. 무엇을 습관적으로 하는 것을 말하지요.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고도 하지요. 그리고 만만한 사람을 밥이라고 하지요.

아무튼 한국 사람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밥과 함께 삶을 시작하고, 밥으로 삶을 마무리하지요.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밥을 구하다 밥이 되었다고 아우성이기도 하구요. 밥과 사람은 한번도 서로 떠난 적이 없지요. 사람들은 밥을 나누면서 말을 섞습니다.

우리 속담에는 ‘밥 빌어다가 죽을 쑤어 먹을 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을 밥이 없어 빌어먹을 처지에 있는 사람이 빌은 밥을 죽을 쑤어 먹는 어리석고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지요.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속담에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는 말이 있지요. 음식을 앞에 두고 꾸짖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도리라는 말이지요.

예로부터 쌀과 밥, 그리고. 떡에 얽힌 속담이 아주 많답니다. 짧은 속담 한마디에 담겨있는 "쌀"에 대한 철학! 우리 민족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신앙에 대한 이야기들이 속담이라는 짧은 말로 잘도 표현했지요.

우리 민족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신앙에 대한 흐름을 속담 속에서 엿볼 수 있지요. 밥에 대한 속담을 몇 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쌀독에서 인심 난다. ▷ 밥그릇이 높으니까 생일만큼 여긴다. ▷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라는 금언이지요. ▷ ‘싸라기 밥을 먹었나’ 라고 아주 못마땅하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한다고 쥐어박는 소리도 하지요. 그뿐인가요? “넌 왜 익은 밥 먹고 선소리하니?” 하고 나무라기도 합니다. ▷ 같은 떡도 맏며느리 주는 것이 더 크다나요. ▷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지요.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구요. ▷염불에는 맘이 없고 젯밥에만 맘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요. ▷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구요. 그런데 남의 밥에 든 콩이 굵어 보이네요. ▷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고 계시네요. 참 거지도 부지런하면 더운밥을 얻어 먹는다죠?

합성어로는 진밥, 고두밥, 선밥, 쉰밥, 국밥, 김밥, 떡밥, 보리밥, 볶음밥, 비빔밥, 쌀밥, 아침밥, 저녁밥, 점심밥, 조밥, 주먹밥, 죽밥, 지에밥, 찰밥, 초밥, 콩나물밥, 콩밥 잡곡밥 오곡밥 등등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패밥, 톱밥, 가위밥 따위로 무엇을 자르거나, 켜거나, 썰었을 때 생기는 작은 부스러기를 말하기도 합니다. 흔히 합성어로 쓰이지요.

‘밥’ 하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밥상’ 아닐까요?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생각만 해도 눈물이 맺히지요.

아이들을 여섯이나 먹여 살려야 하셨던 우리 어머니가 생일이 되면 어찌 그리 기억을 잘 하시던지 신기하기 조차 했지요. 꽁당보리밥을 먹을 수밖에 없던 그 시절, 어느 누구의 생일이든 어떻게 마련하셨는지 하얀 쌀밥을 뚜껑 덮인 주발에 소복하게 담고 반찬이라고는 미역국 하나 달랑 놓였던 생일 밥상이지만 얼마나 좋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주발에 밥은 생일을 당한 식구에게만 챙겨주시던 우리 어머니 생각이 나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다른 식구들이야 당연히 꽁당보리밥이었지요.

6.25 피난시절, 1.4후퇴 때였습니다. 황해도 어느 산골에서부터 남한을 향해 어른들을 따라 타박타박 걸었었지요. 배는 얼마나 고팠는지요. 그 때는 밥이 없었더랬지요. 그런데 그 때 먹었던 주먹밥 생각이 나네요. 웬 주먹밥이냐구요? 그게 군인들이 후퇴하면서 버린 밥이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르지요.

하얀 눈이 쌓인 언덕에 하얀 주먹밥을 버리고 가버렸다는 얘기가 누구의 입에선가 나온 후 모든 이들은 산으로 올라가 소풍가서 보물을 찾듯 주먹밥을 찾아 헤맸다네요. 그리곤 그것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고 하지요. 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 슬픈 기억이 추억이 되어 생각나네요.

그 때는 하얀 쌀밥이 얼마나 귀하고 맛이 있었는지요. 아니 이북에서는 아직도 하얀 쌀밥을 한번만 실컷 먹어봤으면 좋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하얀 쌀밥은 독이 들어있는 것보다 더 멀리하려 하지요. 독이 든 것이 아니라 당이 들었지요. 당분이 들었다기에 먹으면 안 된다고 연세 있으신 분들은 아주 두려워하기까지 하지요. 저도 역시 하얀 쌀밥은 반갑다기보다 겁이 나지요.

밥이라는 것은 정말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하고 우리 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거지요. 밥과 삶의 깊은 맛은 곧 멋이 되지만, 풍족하나 허기진 삶은 불행이기도 합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 밥이거나 밥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삶의 등가물로 여기는 문학이 있어 좋은 글을 쓴 이들이 많이 있지요. 그런가 하면 워낙 먹을 것에 목숨을 건 듯한 중국 5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밥솥 안에 있다고 표현하지요.

밥에 대한 문학적 표현이 아주 많습니다. 그 중 짧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시가 아주 많이죠.

꽁보리밥

보리밥보다
더 어두운 밥

´꽁´
그 말 하나가 보태는
먹어도 고픈
듣기만 해도
먼저 허기지는
남루한 음식

그래도 입 속에서
머물대다 넘어가는 것이

과욕을 누르고
과식을 용서해 줄
이름만으로도
참으로 낮아지는
꽁보리밥.
(정두리·아동문학가, 1947-)

밥
귀 떨어진 개다리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장석주·시인,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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