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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bibliatell 열린마당톡 2017.06.19 신고
미루나무(Cottonwood)
미루나무 (Cottonwood)

언젠가 395번을 따라 L.A.에서 북 쪽으로 가는 길에 미루나무처럼 생긴 나무들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얼마 전엔 101번 도로를 따라 San Francisco로 향하는 길에서도 비슷한 나무들을 보고 동일한 기쁨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 나무들이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미루나무와 동일한 것인진 아직도 모른다.

어릴적 고향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지만 유독 비포장 신작로를 따라 늘어선 가로수들이 자주 생각난다. 하늘 높이 빗자루 모양으로 올라갔던 미루나무들은 나에겐 지금도 늘 외로움과 고독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이 나무들은 신작로 뿐만 아니라 개천을 따라, 논밭을 따라, 움막 같은 초가집 울타리를 따라 흔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한여름엔 흐르는 땀을 식혀 주는 그늘을 제공했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은 때론 팔랑거리는 소리로 때로는 파르르 떠는 소리로 어린 나에게 알 수 없는 언어를 귓가에 속삭였다. 고개를 하나 넘으면 먼 발치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놈을 따라 가야할 길과 남은 길을 재곤 했다.

하교 길에 동무들과 말다툼 끝에 발길질로 화풀이를 해 대는 곳도 미루나무였고 겨울밤 삭풍에 흔들리는 소리가 너무너무 싫어 베어 버리겠다고 심술을 부린 것도 울타리 옆에 서 있던 미루나무였다. 집집마다 가늘게 피어 오르는 저녁 연기가 사라지고 어스름 밤이 되어 하루 종일 뙤약볓 아래 벌겋게 단 쇠몽둥이 같은 몸들을 식히고 누었을 텐데도 밤마다 동네 한가운데 서 있는 미루나무는 사람들을 가만 놔 두지 않았다. 가뜩이나 한이 많은 농부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소쩍새의 피를 토하는 구슬픈 울음소리가 그놈의 미루나무 위에서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내가 사는 이웃 동네인 로스 알라미토스에 무지무지하게 커다란 미국교회가 최근에 들어 섰는데 교회 이름이 COTTONWOOD CHURCH다. 그 옆을 지나가며 교회 이름을 볼 때마다 왜 교회 이름이 COTTONWOOD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미루나무가 COTTONWOOD였고 원산지가 미국이고 30M 높이까지 자라며 지름이 1M까지 자란단다. 왜 미루나무를 뽀풀라 나무로 불렀는가 했더니 학명이 포플러스였다. 미국에서 들어 온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아름다운 버드나무, 미류 나무, 미루나무로 불리게 되었단다.

산과 논밭으로 둘러 쌓인 적막강산에 슬픔과 그리움과 고독함의 상징으로 서 있던 고향산천 미루나무를 너무너무 보고싶고, 만지고 싶고,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싶은 충동이 자주 드는 것은 손석희가 앵커 리포트에서 한 말처럼 바다에서 헤엄치는 연어 몸에서 진하게 풍기는 강물 냄새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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