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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sangha1 열린마당톡 2017.07.25 신고
김 집사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
김 집사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

하나님 다음으로 원로목사 섬겼는데…재정 문제에 '상처'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나는 '서리집사'다. 경기도 구리에 있는 A교회에 20년째 다니고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섬기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집사다. 아내와 두 딸도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열혈 기독교인이지만, 원래 종교는 불교였다. 집안 자체가 불교였다. 회심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내가 중학생 때부터 어머니는 폐병 비슷한 병을 앓았다. 병원에 다녔지만 차도가 없었다.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 굿도 했다. 어머니는 '업보'라 생각했다. 이렇게 살다 가시는구나 싶을 때 '예수쟁이' 고모가 어머니를 교회로 인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존재를 그때 처음 알았다. 어머니는 고모를 따라 이 교회에 다녔다. 어머니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머니는 기도를 받을 때마다 피를 토했다. 얼굴은 갈수록 야위었다. '예수도 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던 때, 어머니의 병이 거짓말처럼 치유됐다. 불과 한 달 만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나, 동생을 포함 우리 집안은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했다. 나는 이때부터 순복음 계열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성인이 된 나는 섬유 원단을 납품하는 일을 했다. 벌이가 좋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신없이 일했다. 아무리 바빠도 주일에는 무조건 교회에 나갔다. 신앙은 내 삶의 원천이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남들과 똑같이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1997년 IMF가 터지면서 삶이 곤두박질쳤다. 거래처가 문을 닫으니 달리 손쓸 방도가 없었다. 하나님께 매달렸다. 교회에 부지런히 나가서 말씀을 듣고 봉사했다. 이후 막노동 현장을 누비고, 창고 청소도 하고, 닥치는 대로 일했다. 하나님이 붙들어 줘서 살 수 있었다.

나는 교회에 청춘을 다 바쳤다. 주 6일을 일하고, 일요일 새벽이 되면 예배당에 나갔다. 새벽 6시까지 가서 성가대 연습을 하고, 예배 찬양 인도를 준비했다. 구역장·문서선교위원장·봉사부장 등 안 해 본 게 없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보통 오후 3~4시였다. 지난 20년을 이렇게 살았다. 여행은커녕 가족과 제대로 휴가 한 번 즐기지 못했다. 내 안에 믿음이 없었다면 아마 이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 다음으로 원로목사님을 순종하고 섬겼다. 상투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원로목사님을 통해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 그런데 이따금씩 교회에 원로목사님과 관련한 안 좋은 소문이 피어올랐다. 대부분 돈과 연관돼 있었다. '루머'에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교인이 목사님을 의심하는 건 그릇된 행동이고 죄라고 믿었다. 나는 죄를 짓고 싶지 않았다.

원로목사님이 은퇴할 즈음 교회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원로목사님은 퇴직금 명목으로 20억을 요구했다. 몇몇 교인이 들고일어났다. 안 그래도 예산이 부족해 예배당 건축도 제대로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대했다. 나도 심정적으로 반대였지만, 마음이 약해서 한마디 말도 못했다. 2008년 원로목사님 후임으로 온 목사는 "교회가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반대하는 교인들을 다그쳤다. 새로운 목사는 원로목사님 아들이었다. 결국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논란은 일단락됐다.

나는 십일조부터 감사 헌금, 건축 헌금 등을 꼬박꼬박 내 왔다. 정작 헌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몰랐다. 연말에 결산할 때 PPT 자료를 보고 대중 헤아려 볼 뿐이었다. 수입과 지출 내역은 뭉뚱그려져 있었다. 목회자 사례비는 어느 정도인지, 교회에 빚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담임목사로부터 교회에 20억 넘는 빚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교회는 예배당을 건축하며 빚을 졌다고 한다. 70억 예산을 가지고 시작한 예배당 공사는 20억 넘는 빚을 떠안은 채 마무리했다. 2층짜리 건물을 짓는데 90억이 들어간 셈이다. 건축 일을 해 온 한 집사님은 사석에서 "말도 안 되는 견적이 나왔다"며 소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20억 빚을 졌는지 원로목사님도 담임목사도 설명하지 않았다. 장로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교인들에게 건축 헌금을 내 달라고 할 뿐이었다.

어디선가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20년 전 출석했을 때만 해도 우리 교회는 1,000명이 출석하는 나름 큰 교회였다. 그런데 지금은 300명 남짓 출석한다. 한 번도 교회에 빠지지 않고 다닌 나로서는 그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 지지부진한 예배당 건축, 원로목사님 20억 퇴직금, 알게 모르게 진행된 목회 세습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최근 인터넷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원로목사님이 돈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13억 횡령·배임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이 사실을 감춰 왔다. 아마 뉴스가 아니었다면 평생 이 사실을 몰랐을 것 같다. 배신감보다 궁금증이 일었다. 왜 교회에 돈과 관련한 루머가 끊이지 않는지.

나를 포함 몇몇 집사가 뭉쳐 갖은 의혹을 정리했다. 어쩌다 교회가 20억 넘는 빚을 지고, 원로목사는 왜 재판을 받고 있는지, 예산은 어떻게 집행하는지 교회에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담임목사는 해명 대신 의혹을 제기한 행위 자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일부 교인이 들고일어났다. 호소문을 만들어 교인들에게 돌렸다. 교인 대부분은 등을 돌렸다. 호소문을 찢거나 반대하는 교인들을 욕했다.

수사기관에 의뢰하면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까.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고, 경찰서도 방문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의혹 말고 구체적인 물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라리 교회를 떠나시라"는 '웃픈'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청춘을 바친 교회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가족들도 나와 함께하기로 했다. 교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들은, 싸우지 않고 이대로 떠나는 나를 비난했다. 솔직히 깊숙이 개입하고 싶지 않다. 무섭기도 하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진실을 드러내고 바로잡아 주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교회를 떠나기로 마음먹으니 홀가분하다. 그러나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마음은 찢어졌다. 고통스러웠다. 목회자에 맞서는 것보다 눈, 귀, 입을 닫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가 은혜를 받으며 신앙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혹 이런 일로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님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간 매체인 '주의종'이 나쁜 상황을 만들지, 하나님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토록 헌신하고 봉사해 온 교회를 떠나는 게 쓰라리지만, 모든 일을 하나님께 맡겨 드릴 뿐이다. 좌우지간 교회는 변해야 한다. 나는 서리집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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