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
우리 옆집에서 손바닥만한 개 두마리를 키웠는데 유독 한 마리가 엄청 짖어댔다. 나를 특히 싫어하는지 나만 움직이면 담 하나 사이로 같이 움직이며 악을 쓰듯 짖어댔다. 내가 원래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집 밖이면 몰라도 사실상 동물과 한 집 안에 산다는 것을 지금도 이해하는 편이 아니다.
시에 고발을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평생 옆집과 얼굴을 붉히며 살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마누라한테 툴툴거렸다.
“ 저 개xx들은 출생이 쌍놈들인가 봐. 이젠 옆집 주인인걸 알아볼 때도 됐는데 말이지.”
언젠가 잔디에 호스로 물을 주고 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어디선가 쏜살같이 내게 뛰어 와 짖기 사작했다. 그래서 냅다 얼굴에다 대고 물을 쎄게 뿌려줬지. 다행이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었거든.
“여보, 오늘은 내가 그놈한테 복수를 해 줬지. 짖는 얼굴에다 물을 확 뿌려줬거든. 아우 시원해.”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다. 그뒤부턴 더 악다구리를 쓰는 것 아닌가. 어쩌다 주인이 데리고 나오다 나를 보면 살판났다는 듯이 짖어대는데 개주인이 미안한지 바로 데리고 들어가곤 했다.
나는 어떻게 한 번이라도 더 골탕을 먹일까 골몰했고 그놈은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짖어줄까 기회를 엿보는 사이 나도 늙고 그놈도 늙어 걷는 것도 뒤뚱거리고 눈도 잘 않보이고 이빨도 빠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명을 다하고 숨을 거뒀다.
갑자기 심심함을 느끼는 사이 뉴욕으로 유학간 둘 째 딸 아이가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돌아왔다. 내가 집을 사는 이유가 내가 키우는 고양이나 개를 위해 산다는 밀래니엄 세대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 세대다. 연봉 팔만사천불을 노한 이유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란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 연봉 사만오천불을 택하고 두 주 훈련차 뉴욕으로 떠났다.
평생 상상도 못한 일이다. 화장실 안에 고양이 화장실을 두고 이틀에 한 번씩 똥을 치워야 하고, 이 놈은 집 안 아무데나 뒹굴고, 가구들을 모두 긁어 놓고, 하루 두끼 꼬박 생선 통조림을 주어야 하고, 고양이 똥오줌의 고약한 냄새를 줄이기 위해 자연산 고급 리터를 써야하고, 집 안 온 사방에 고양이털 천지고, 놀이 기구들은 사방에 뒹굴고, 느닷없이 우리 부부 사이에 벌렁 누워 자고, 아무데나 뻗치고 느러진다. 어쩌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밖에라도 나가면 반나절이나 이름을 부르며 찾아 나서야 하고, 매일 한 번씩은 품에 안고 바깥 구경을 시켜준다. 옷을 입고 밖에 나가면 고양이털 떼어내는게 일상이 되었다.
동물을 사랑하기 전에 체념이라는 것을 배웠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체념 때문에 데리고 산다. 어쩌다 고양이 털이 내 입 속으로 들어와도 어쩔 수 없다라는 체념 때문에 딸애 앞에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척, 이뻐하는 척 한다. 얼마나 영리한지 척하는 것 조차 금새 알아 차린다.
이리 함께 뒹굴다 보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까? 딸애가 집나갈 땐 이놈도 데리고 가겠지?
우리 옆집에서 손바닥만한 개 두마리를 키웠는데 유독 한 마리가 엄청 짖어댔다. 나를 특히 싫어하는지 나만 움직이면 담 하나 사이로 같이 움직이며 악을 쓰듯 짖어댔다. 내가 원래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집 밖이면 몰라도 사실상 동물과 한 집 안에 산다는 것을 지금도 이해하는 편이 아니다.
시에 고발을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평생 옆집과 얼굴을 붉히며 살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마누라한테 툴툴거렸다.
“ 저 개xx들은 출생이 쌍놈들인가 봐. 이젠 옆집 주인인걸 알아볼 때도 됐는데 말이지.”
언젠가 잔디에 호스로 물을 주고 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어디선가 쏜살같이 내게 뛰어 와 짖기 사작했다. 그래서 냅다 얼굴에다 대고 물을 쎄게 뿌려줬지. 다행이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었거든.
“여보, 오늘은 내가 그놈한테 복수를 해 줬지. 짖는 얼굴에다 물을 확 뿌려줬거든. 아우 시원해.”
그런데 이게 화근이었다. 그뒤부턴 더 악다구리를 쓰는 것 아닌가. 어쩌다 주인이 데리고 나오다 나를 보면 살판났다는 듯이 짖어대는데 개주인이 미안한지 바로 데리고 들어가곤 했다.
나는 어떻게 한 번이라도 더 골탕을 먹일까 골몰했고 그놈은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짖어줄까 기회를 엿보는 사이 나도 늙고 그놈도 늙어 걷는 것도 뒤뚱거리고 눈도 잘 않보이고 이빨도 빠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날 명을 다하고 숨을 거뒀다.
갑자기 심심함을 느끼는 사이 뉴욕으로 유학간 둘 째 딸 아이가 키우던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돌아왔다. 내가 집을 사는 이유가 내가 키우는 고양이나 개를 위해 산다는 밀래니엄 세대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 세대다. 연봉 팔만사천불을 노한 이유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란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 연봉 사만오천불을 택하고 두 주 훈련차 뉴욕으로 떠났다.
평생 상상도 못한 일이다. 화장실 안에 고양이 화장실을 두고 이틀에 한 번씩 똥을 치워야 하고, 이 놈은 집 안 아무데나 뒹굴고, 가구들을 모두 긁어 놓고, 하루 두끼 꼬박 생선 통조림을 주어야 하고, 고양이 똥오줌의 고약한 냄새를 줄이기 위해 자연산 고급 리터를 써야하고, 집 안 온 사방에 고양이털 천지고, 놀이 기구들은 사방에 뒹굴고, 느닷없이 우리 부부 사이에 벌렁 누워 자고, 아무데나 뻗치고 느러진다. 어쩌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밖에라도 나가면 반나절이나 이름을 부르며 찾아 나서야 하고, 매일 한 번씩은 품에 안고 바깥 구경을 시켜준다. 옷을 입고 밖에 나가면 고양이털 떼어내는게 일상이 되었다.
동물을 사랑하기 전에 체념이라는 것을 배웠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체념 때문에 데리고 산다. 어쩌다 고양이 털이 내 입 속으로 들어와도 어쩔 수 없다라는 체념 때문에 딸애 앞에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척, 이뻐하는 척 한다. 얼마나 영리한지 척하는 것 조차 금새 알아 차린다.
이리 함께 뒹굴다 보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까? 딸애가 집나갈 땐 이놈도 데리고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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