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영어 발음 공부 이래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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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8년 정도 되었을 때다.
당시 난 전자 수리공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직장 동료 한 사람(그 분은 기독교 신자.)이 자기가 아는 어느 교회에
요즈음 한국에서 오신 영어 선생님이 영어발음을 강의 하는데
대단히 잘 한다고 소문이 쫙 났으니 가서 한 번 들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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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마땅치 않아 가지는 못하고 대신
그 분의 Tape이 10개에 $xx에 팔고 있다고 해서 그걸 한 set 사서 열심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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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듣고 나니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그저 그렇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한 부분이 영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질문도 해 볼 겸 시간을 내서 강의를 들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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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보니 마침 그날이 내가 궁금해 하던 그 부분에 대한 강의가 계속 되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가 나와 같은 의문이 있었던지 내가 묻고 싶었던 걸 그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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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요점이 된 얘긴,
선생이
“T가 모음 사이에 끼게 되면 /t/ [ㅌ] 음이 ==> [ㄹ] 로 바꿔 해야 한다.
그래서 water 같은 경우도 [워터]라고 하지 않고 [워러]라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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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젊은이가 묻기를,
“ hotel은 선생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T가 모음 사이에 있는데 어떻게 발음이 됩니까?”
라고 하자, 그 선생님이, “[호랠]”로 하면 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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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다른 수강자들이 갑자기 웅성웅성 하면서
그 중 한 남자가, “나는 여기 사는지 10년이 되는데
hotel을 [호탤]이라고만 들었지 [호랠]이라고는 듣지 못 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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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그 선생님은 그 대답은 않고,
“아, 그래요?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는 질문에 대한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서 나가 아주 한국으로 가버린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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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은 후 난 영어 발음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했었고 여기 와서 1년 넘게 나름대로는
영어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했었는데 다른 사람의 영어 발음강의를 듣고
왜 옳고 그런지를 말하지는 못 하고
남들이 그렇다고 하면 나도 그렇다고 해야 하는지 나 자신이 용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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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미국 대형 서점에 가서 영어 발음에 대한 책을 뒤져
나에게 맞는 것 하나를 샀는데
이 책은 Berlitz 의 English Pronunciation Program 으로
영한사전과 비교를 하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보니
공부를 하면 할수록 흥미가 더 해가고 신기한 기분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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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강 듣고 대강 판단하고 하던 걸
사전에 나오는 모든 발음부호 별 설명과 예의 단어를 Tape 으로 소리를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여기서 한국의 영한사전의 발음부호에 대한 눈이 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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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몇 달 공부를 하고 나니 이렇게 배운 걸
나만이 알고 있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나가는 절의 불자들에게도 알려줘야지 싶어
그 때 부터 나가던 절에서 자진 엉터리 영어 선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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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말이면 엉터리 영어 선생이 되고 나니
이민자들은 어차피 영어 단어는 알아야 할 터이니
“이민자가 필요한 단어는 몇 개나 될까?” 라는 생각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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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우선 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이민자에게 꼭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단어를
한국의 영한사전에서 뽑고 여기에 한글 토를 달아 주자는 마음을 먹고
사전을 뒤지기 시작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13번을 뒤지고 나니 8천여 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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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렇게 많은 걸 언제 그들이 생활을 해가면서 다 배우나 싶은 생각이 들어
줄이고 줄여보니 3천6백 여 개가 되었다.
여기 모든 단어에 내가 익힌 발음에 대한 한글 토를 달아보니
한 권의 책의 분량이 되었다. 이 작업은 근 2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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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니 주위에서 기왕에 이렇게 된 것 책으로 내면 더 좋겠다고
책을 내어 더 많은 사람이 알게 하면 좋지 않겠는가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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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말을 듣고 보니
“아니, 내가 책을 낸다고?”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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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것도 깊이 생각해보니 나쁜 일은 아니다 싶어
이 원고를 들고 서울로 갔다.
아는 사람도 없이 출판사를 찾게 되었는데
여러 군데에서 퇴자를 맞고 한 출판사를 찾아 사실을 이야기 하고 원고를 보여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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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원고를 한국에선 com으로 작성을 해서 디스켓에 넣어 오는데
이건 손으로 쓰인 그것도 고치고 고쳐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너들 너들 한 것이었는데
이 원고에 묻은 손때를 보고는 오히려 좋은 인상을 받아 인연이 되어 출간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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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원고는 당시 com 을 할 줄을 몰라 영문 타이프에 단어만 치고
나머지 발음부호와 한글 토 그리고 뜻은 손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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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책 제목은 이곳 미국에서 고민을 하다가 하루는 운전을 하고 가는데
앞 차의 회사 광고가 동그라미 위에 시간 60분을 가리키는 그림을 보고 사람은 모두가 시간에 쫓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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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저거다 하고 책 제목을 “미국말 60시간이면 족하다!” 하는 걸로 정하였는데
그 후 책이 생각을 넘어 너무 잘 팔려 개정을 하고 똑 개정을 하고 해서 이름이 현 제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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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60분이면 귀, 입 튼다!” 는
당시 그 tape 을 내가 다니던 영어 학교에서 음성이 좋은 성우 같은 40대의 백인 선생에게 부탁을 해서
녹음을 하여 서울로 보냈는데 그 tape이 60분이면 전체 단어를 다 듣게 되어 그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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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내가 지은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난 책 제목을 얻기 위해 시중 서점의 다른 유사 책을 전혀 고려치 않았다.
왜냐면 그렇게 되면 창조가 아닌 모방에 가까운 게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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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이 책을 쓰게 된 사연인데 이 책이 너무 잘 팔려 그 출판사에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되었고
이게 연이 되어 네 개의 원고가 더 햇빛을 보게 되었고
어쩌다 발음만 거의 20년을 공부 하고 있다.
발음에 대해선 한국의 누구와도 견줄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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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난 책과 관련한 즉 교육과 관련한 일엔 누구를 막론하고
심하게 금전이나 이익과 결부 시키면 나쁜 사람 중에 최고의 나쁜 사람이라고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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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떤 형법 학자가 죄 중에 가장 큰 죄는 사람을 죽인 살인죄인데
이 보다 더 큰 죄는 부모나 사회가 사람을 잘 못 키운 죄라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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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어느 특정인만 죽이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을 죽일 수도 고통을 줄 수도 있다면서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과 어머니들의 자식에 대한 바른 교육을 강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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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제사상에 감을 올리는 이유는 ?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하지만
감심은 데서는 감이 나오지 않고 고욤나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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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씨를 땅에 심어 고욤나무가 되면 3~5년 쯤 되었을 때 그 줄기를 대각선으로 짼다.
그리고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거기에 접을 붙인다.
이것이 완전히 접합이 되어 생육이 되면 감이 열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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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인간은 태어나서 교육을 받지 않으면
감이 열리지 않는 고욤나무 같이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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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좋은 것으로 접목을 시키면 단감도 되고
더 좋은 감도 된다는 것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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