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서방의 횡설수설(아버님 주디이도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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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서방의 횡설수설(아버님 주디이도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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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어느 고을에 사는 한 농부가 아침 일찍 논에 물이 잘 들어가는지 보려고 나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니 부인이 보이지 않아 며느리에게 묻는다.

“이 년 어데 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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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은 며느리가 얼른 대답을 한다.

(어른이 묻는데 얼른 대답을 안 하면 불공경이 된다는 걸 며느리가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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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년 없심더, 밭에 갔심더.”

(아차, 말을 하고 보니 “시어머님은 밭에 나가셨습니다.” 라고 해야 할 걸.. 후회막심..

그러나 떨어진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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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들은 시아버지가 

“나온나, 장에 가자, 오늘 읍네 장 서는 날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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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를 데리고 장으로 갑니다.

둘이서 장 구경을 하고 생선도 몇 마리 사서 지게에 메 달아 놓고 장터를 돌아 나오는데

모퉁이 청요리 집(중국음식점)에서 구수한 냄새가 흘러나와 군침을 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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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되어 배는 고프기 시작하는데 이 냄새를 맡으니 영 거길 지나갈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장에 나왔으니 고생 하는 며느리에게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주고 싶기도 하고 

영감도 먹고 싶어 둘이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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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방엔 아직 일러서 그런지 손님이 그들 밖에 없었다. 

짜장면 두 그릇을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으니 

김이 모락모락 나고 윤기가 주루루 흐르는 짜장면이 나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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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가 "묵자!" 

둘은 그릇을 손에 받쳐 들고는 허겁지겁 말아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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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을 먹고 숨을 좀 돌리려고 얼굴을 들었다.

앞에 앉은 며느리도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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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며느리가 장에 온다고 예쁘게 하려고 얼굴엔 뭘 잔뜩 바르고

입술은 꾸지베니(Lips stick)를 발라 쥐 잡아 먹은 고양이처럼 뻘겋게 해 왔는데

글쎄 그 입술이 짜장면이 시커멓게 묻어 보기가 영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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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시아버지가 옆에 있는 종이(휴지)를 건네주면서

“야야, 주디 닦아라!”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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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듣고 보니 시아버지 앞에 그런 모양을 보였으니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얼굴을 돌려 입술을 잘 닦고는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는데

시아버지를 쳐다보니 시아버지 입술도 마찬가지로 짜장 범벅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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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며느리가 얼른 종이를 한 장 집어 시아버지께 두 손으로 건네면서 

“아버님 주디이도 얘..” 하고 말았다. 

(속은 "시 아버님 입술도 닦으세요!". 한다는 게..그만. 

게다가 둘 다 입에 벤 지방어 탓으로 이렇게 말들이 험악해 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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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은 시아버지 

집에선 집 사람을 “그년”이라고 하더니

맛있는 짜장면도 사 주었는데 여기선 날 보고 “주디이..”라고 한다.

그러나 속 넓은 이 시아버진 속으로 지가 급히 말하다 보니 그렇겠지...착한 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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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하는 거여..

영감이 “이년” 대신 “시어머니”라고 했다면 

그리고 며느리에게 “주디이” 소릴 안 했으면 -- 며느리도 그럴 리 만무 한 걸..

여기다 이곳 지방어가 둘 다 강하게 작용을 해서 더욱 그렇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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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 걸 보고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라고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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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去言美 來言美(거언미 래언미) == 去(갈 거) 言(말씀 언) 美(아름다울 미) 來(올 래)

/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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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hwɑ:t/[우아앝] goes /gous/[고우스] a.round /ə.ráund/[어.(어)라운드 ́],

  comes /kʌmz/[커^암ㅅ즈] a.round /ə.ráund/[어.(어)라운드 ́]

  * what 와 comes 에 힘을 줘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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