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경의 역사에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선교사가 이 땅에 들어오기도 전에 성경이 한글로 번역되어 첫 선교사들이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었고, 두 번째는 거의 모든 성경이 철저하게 한글로 번역되어 이 땅에 한글 보급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기층민들에게 저항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선교사였던 존 로스는 심양 근처에서 만난 조선 사람들을 통해 조선이란 나라를 알게 되고, 그 조선에는 아녀자도 쉽게 익힐 수 있는 한글이란 문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당시 조선은 서양종교의 포교활동이 금지되어 있어 로스는 성경의 한글 번역을 통한 선교가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조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1876년부터 성경번역을 시작하였다. 결국 1882년 중국 심양 문광서원에서 비록 단편 성경이긴 하지만 최초의 한글 성경을 발간하게 되었다. 이것이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로 한국기독교사의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의 하나가 되었다.
당시 도움을 받았던 이응찬, 서상륜, 백홍준 등은 모두 서북지방 사람들 이었기에 이 첫 성경에는 서북 사투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한글로 쓰여 조선인이면 누구나 쉽게 복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성경은 처음 3,000권을 찍어 김청송, 서상륜 등의 권서인을 통해 만주와 조선에 복음을 전했고 일부는 일본을 경유해 부산지방을 포함한 남부지방에도 복음을 전했다.
이러한 선교는 열매를 맺어 1885년 첫 선교사인 언더우드, 아펜젤러가 이 땅에 오기도 전에 이미 첫 교회 (소래교회, 1884)가 세워지고 서울 근교에만 수십 명의 신자들이 세례받기를 기다리는 세계선교사에서 전무후무한 역사들이 이 땅에서 이루어졌다.
이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는 현재 영국성서공회와 대한성서공회에 전세계 2권만 존재하는 한국기독교사에 가장 빛나는 국보급 유물이며, 전시되고 있는 성경은 초기 원본의 영인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