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서방의 세상이야기(감자와 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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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한국 xx요양병원에서 요양을 잘 한 걸로 알았던 친구, 고(故) 박xx 형이 

떠난 지 몇 해가 되는데 어제 밤 꿈에 보여 그 친구를 생각하다 전에 

그 요양병원에 올렸던 기억이 나서 다시 이글을 여기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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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이젠 대장암 아프지 않지? 

고생했었어.

그 딴 것 누가 만들어 가지고 생사람 잡고 그래..

좋아 하는 사람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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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쉬고 다음에 연이 되면 또 봤으면 해...

형, 잘 있어... 꼭 나 만나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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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젊은 시절 비 오는 어느 날 퇴근길에 몇몇이 목로주점(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나누면서 한 친구가 자기가 어릴 때 생활이 너무 어려워 겨울 저녁엔 

대부분 감자로 대신하곤 하였는데 그 감자의 수자가 늘 7개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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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머니가 7개의 삶은 감자를 소쿠리에 담아 식탁에 올려주시면 누나와 둘이서 먹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하면 누나 보다 하나를 더 먹을 수가 있을까 하고 하루는 꾀를 낸 게 처음 집을 때 

아주 작은 것을 골라 먹으면 일부러 빨리 먹지 않아도 네 개를 먹게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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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소릴 안주로 해서 킥킥 웃으면서 소주를 들이키며 

강 건너 일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가볍게 귀 밖으로 흘러 버리곤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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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려웠으면 저녁마다 밥 대신 감자로 끼니를 때웠을까.. 측은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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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당시 이런 일이 그 집 하나만의 일은 아니었다. 

나 역시 먹은 만큼 키가 커진다는 나이에 겨울의 저녁은 

정말 지겨울 정도로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우리 집의 아픈 과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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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우리 집만이 아닌 농촌엔 가을에 밭에서 뽑은 무청을 처마 밑에 달아 말렸다가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겨울의 저녁이면 이걸 물에 불리고 여기에 쌀알 몇 톨을 넣고는 죽을 끓여 저녁 한 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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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시래기 죽” 이라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양껏 먹었으면 하는 게 당시의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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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은 소나무의 겉껍질을 벗기고 속껍질을 물에 보름 정도 담가두었다가 

불어나면 여기에 쌀 알 몇 톨을 넣어 죽을 끓여먹는 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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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들이 이걸 먹고 나면 얼굴이 퉁퉁 붓게 된다. 

그러면 이듬해 봄에 쑥이 나오면 이걸 캐서 국을 끓여 먹고는 그 부기를 내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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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시의 농촌의 아낙네들은 들판에 새싹이 움트는 그 때까진 식구들을 

연명케 해야 했기 때문에 입에 삼켜 죽지 않을 것이면 무엇이던 

식구들의 입에 넣게 했던 게 나의 어머니, 우리들의 엄마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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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건 아니라도 배불리는 못 먹여도 새끼들 굶기지 않으려고 

그래도 죽이나마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엄마들은 해 질 녘이면 

부엌 아궁이에 머리를 처박고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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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엄마들의 처녀 때의 고운 얼굴은 다 어디로 가고 얼굴엔 시커먼 손 자욱이 

여기 저기 묻어 혹시나 자식들이 볼 세라 아무렇게나 손등으로 이래저래 훔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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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가죽 같아도 부엌에 아이가 들어오면 연기 난다고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부지깽이 든 손으론 아이를 밖으로 밀쳐내곤 했던 우리들의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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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물은 

연기로 인한 눈물이었을까, 

아님, 새끼들 배불리 못 먹이는 

가난의 설움에서 오는 에미의 한(恨)의 피눈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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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느 누구에게 원망의 빛 하나 없이 꿋꿋하게 살아주신 우리의 엄마들..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벽에 붙은 색 바랜 사각 틀 속에 

살포시 미소를 담고 영정 속에 계신 우리의 엄마.. 

이 엄마는 나의 엄마만이 아닌 우리들 모두의 엄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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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무슨 죄이던가? 

사람에게 내리는 형벌 중, 가장 혹독한 벌이 굶겨죽이는 아사(餓死)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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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렇게 살다가 한 세대가 가고 다시 우리가 가고 해서 

산 자는 가고 또 태어나고 해서 이렇게 사는 게 우리들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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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으로 감자를 먹자면서 집 사람이 삶아 낸 감자를 먹다보니 

갑자기 지난날의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웠다 해서 불우했다거나 불행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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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나이에 뭣이 부러우랴,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다가 때가 되면 

누구를 원망하는 일도 미워하는 일도 없이 홀연히 떠날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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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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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노래 주병선)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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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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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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