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펌)
후배들 구하러 무너진 건물에 다시 들어갔다가…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당시 사고현장을 탈출했던 선배가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수차례 다시 체육관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와 유가족,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인 4학년 양성호 씨(25)는 17일 사고 순간 체육관 안에 있다가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자 재빨리 탈출했다. 탈출 순간 양 씨는 주변의 신입생들에게 "뛰어!"라고 소리 지르며 대피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 뒤 붕괴된 건물 잔해에 후배들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양 씨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양 씨는 후배들을 찾기 위해 건물 잔해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길 4차례 반복하다 다섯 번째 들어갔을 때 2차 붕괴가 일어났다. 양 씨는 무너져 내린 철골 구조물에 깔린 채 발견됐다.
지인들은 양 씨가 어머니 하계순 씨(52)를 닮아 늘 남을 도우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 씨는 부산 남구 용당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14년간 활동하며 부산 남부소방서 관내의 재난현장을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에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양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에는 18일 양 씨의 의로운 죽음을 애도하는 선후배와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오전에는 사고현장에서 생존한 한 여학생이 울면서 빈소를 찾아와 "오빠야(양 씨)가 나를 구해서 살았다"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하 씨는 꽃다운 나이에 너무 일찍 세상을 뜬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서 흐느꼈다. 하 씨는 당초 "성호 형이 후배들을 구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가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야 의식 없이 피투성이 상태인 아들을 발견했다. 10여 년간 119구급대에서 봉사를 한 하 씨는 아들이 구급차가 아니라 응급조치를 할 수 없는 경찰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말을 전해 듣고 안타까워했다. 하 씨는 아들이 이송된 지 1분 만에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친척들은 "그냥 있었으면 될 것을 왜 다시 들어가서 변을 당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부산 남구청은 양 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최혜령 herstory@donga.com / 이은택 기자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당시 사고현장을 탈출했던 선배가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수차례 다시 체육관에 들어갔다가 숨진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와 유가족,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인 4학년 양성호 씨(25)는 17일 사고 순간 체육관 안에 있다가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자 재빨리 탈출했다. 탈출 순간 양 씨는 주변의 신입생들에게 "뛰어!"라고 소리 지르며 대피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 뒤 붕괴된 건물 잔해에 후배들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양 씨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양 씨는 후배들을 찾기 위해 건물 잔해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길 4차례 반복하다 다섯 번째 들어갔을 때 2차 붕괴가 일어났다. 양 씨는 무너져 내린 철골 구조물에 깔린 채 발견됐다.
지인들은 양 씨가 어머니 하계순 씨(52)를 닮아 늘 남을 도우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 씨는 부산 남구 용당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14년간 활동하며 부산 남부소방서 관내의 재난현장을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에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양 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에는 18일 양 씨의 의로운 죽음을 애도하는 선후배와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오전에는 사고현장에서 생존한 한 여학생이 울면서 빈소를 찾아와 "오빠야(양 씨)가 나를 구해서 살았다"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하 씨는 꽃다운 나이에 너무 일찍 세상을 뜬 아들의 영정사진 앞에서 흐느꼈다. 하 씨는 당초 "성호 형이 후배들을 구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가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야 의식 없이 피투성이 상태인 아들을 발견했다. 10여 년간 119구급대에서 봉사를 한 하 씨는 아들이 구급차가 아니라 응급조치를 할 수 없는 경찰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말을 전해 듣고 안타까워했다. 하 씨는 아들이 이송된 지 1분 만에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친척들은 "그냥 있었으면 될 것을 왜 다시 들어가서 변을 당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부산 남구청은 양 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최혜령 herstory@donga.com / 이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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