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대통령됐으면 여기 글쟁이들 조용하겠구만 ㅎㅎ
캥거루족과 세월호
민경훈 논설위원
입력일자: 2014-05-20 (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일부에서는 이를 보고 ‘악어의 눈물’이라며 ‘박근혜 물러가라’고 아우성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다. 어린 학생이 떼죽음을 당했으니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
그러나 양심적으로 한 번 생각해 보자.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까. 사고 발생 직후 인명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수없이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이번 사고는 그간 한국 사회가 수십 년 간 안고 있던 문제가 곪아터져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고물로 폐기될 배를 들여와 화물을 더 싣도록 개조하고, 그것도 모자라 규정보다 몇배를 더 싣고, 그러기 위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까지 뺀 업주에다,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선장과 승무원, 이런 규정 위반을 눈감아준 감독 당국, 승객 구조에 성의도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해경 등등이 캥거루 식 점프에, 빨간 신호 위반을 밥 먹듯 하는 국민 의식 속에 안존하면서 이런 비극을 빚어낸 것이다.
9.11은 엄격히 말하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 테러 방지에 실패해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9.11 사태가 터진 후 여야를 막론하고 “부시 물러나라”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이에 앞서 카터 때도 그랬다. 이란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미군 헬기를 보냈지만 때 맞춰 불어 닥친 모래 폭풍 때문에 헬기와 수송기가 충돌해 오히려 구하러 간 사람만 8명이 죽었다. 그러나 누구도 카터 사퇴를 외치지 않았다.
일만 터지면 지도자보고 나가라는 어느 나라와는 달리 국난을 당했을 때는 일단 하나로 뭉치는 게 선진국 국민이다. 미국과 한국은 아직 여러모로 다르다.
민경훈 논설위원
입력일자: 2014-05-20 (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한 달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일부에서는 이를 보고 ‘악어의 눈물’이라며 ‘박근혜 물러가라’고 아우성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다. 어린 학생이 떼죽음을 당했으니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
그러나 양심적으로 한 번 생각해 보자. 박근혜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까. 사고 발생 직후 인명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수없이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이번 사고는 그간 한국 사회가 수십 년 간 안고 있던 문제가 곪아터져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고물로 폐기될 배를 들여와 화물을 더 싣도록 개조하고, 그것도 모자라 규정보다 몇배를 더 싣고, 그러기 위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까지 뺀 업주에다,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선장과 승무원, 이런 규정 위반을 눈감아준 감독 당국, 승객 구조에 성의도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해경 등등이 캥거루 식 점프에, 빨간 신호 위반을 밥 먹듯 하는 국민 의식 속에 안존하면서 이런 비극을 빚어낸 것이다.
9.11은 엄격히 말하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 테러 방지에 실패해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9.11 사태가 터진 후 여야를 막론하고 “부시 물러나라”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이에 앞서 카터 때도 그랬다. 이란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미군 헬기를 보냈지만 때 맞춰 불어 닥친 모래 폭풍 때문에 헬기와 수송기가 충돌해 오히려 구하러 간 사람만 8명이 죽었다. 그러나 누구도 카터 사퇴를 외치지 않았다.
일만 터지면 지도자보고 나가라는 어느 나라와는 달리 국난을 당했을 때는 일단 하나로 뭉치는 게 선진국 국민이다. 미국과 한국은 아직 여러모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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