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가는 버스
등받이가 없는 정류소 의자에
오랫동안 한 노인이 앉아 있다.
어두움이 먹물처럼 번지는 거리에
수많은 버스들이 도로를 빠져나간 후
등뼈가 구부정하게 휘어버린 그 노인.
그의 기다림은 언제 끝나는 걸까.
짙어가는 수묵빛 가로수들 사이로
마침내 막차가 도착하고
주름잡힌 허리를 펴며 노인이 희망처럼 계단을 오른다.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 도로를 향해
버스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저 버스 속에는 휜 등이 기댈 안락의자 하나 놓여 있을까.
(김나영•시인, 경북 영천 출생)
오랫동안 한 노인이 앉아 있다.
어두움이 먹물처럼 번지는 거리에
수많은 버스들이 도로를 빠져나간 후
등뼈가 구부정하게 휘어버린 그 노인.
그의 기다림은 언제 끝나는 걸까.
짙어가는 수묵빛 가로수들 사이로
마침내 막차가 도착하고
주름잡힌 허리를 펴며 노인이 희망처럼 계단을 오른다.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일방통행 도로를 향해
버스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저 버스 속에는 휜 등이 기댈 안락의자 하나 놓여 있을까.
(김나영•시인, 경북 영천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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