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뒹군 그 뒷자석…
그녀와 뒹군 그 뒷자석…

그날 저녁 나는 하일리겐베르크으로 향하는 지그제그 언덕길을 자동차로 거칠게 몰고 있었다. 끓인 홍차의 제맛을 보기 위해서는 알프스 산맥 북쪽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하일리겐베르크에서 나오는 약수물을 받아 끌여야 제맛과 향이 난다는 그녀의 응석을 들어주기위해, 이렇게 위험한 산행 지그제그코스를 그녀의 중고 구닥달이 1968년형 BMW에 몸을 싣고 달리고 있는 것이다.

뒷자석에 던저 놓았던 약수물 받기위한 물통들은 자동차가 지그제그 커브를 돌때마다 이리저리 엉키면서 충돌음을 내면, 클라우디아는 안전벨트를 움켜지며 푸른눈을 찔금 감는다. 그모습은 바로 몇시간전 침실위에서 나체로 뒹굴며 나를 감싸며 짓던 그얼굴 표정이다.

클라우디아는 상냥한 소프라노 목소리로 속삭이듯 나에게 묻는다. “여기서 저 절벽으로 뛰어 내리라면, 내릴것 같네요? 이렇게 험한 산길을 홍차의 제맛을 보기위해서는 알프스산맥의 약수물로 끓여야 제맛난다는 내말에…나를 위해 이런 위험을 감수 하다니… 난…감동했어요…” 게르만 여인들은 항상 이렇게 솔직하다. 조그마한 일에 신경을 써주면 감동하고 사랑을 해준다.

점점 더 높은 언덕배기를 돌기전 나는 4단에서 3단으로 기어를 바꾸고 악셀러레이터를 더밟아 눌렀다. 뒷좌석의 물병들은 마치 그들의 침실인양 둘이 뒤어키며 또다시 나뒹군다. 기어가 높아지며 엔진의 속도는 올라가고 소음도 덩달아 올른다. 마치 그녀와 클라이막스에 들어 가기직전 숨소리가 거칠어 지더시 … 1960년대 만들진이BMW였지만, 역시 밟아주면 곳바로 반응이 온다. 특히 지그제그 언덕 길을 오를 때 이런 반응이 오는 자동차는 드물다. 내옆에 앉아 있는 그녀도 사랑해주면 곧바로 반응이 온다. 독일제 자동차는 게르만 연인 다루듯 다루라고 말해주던 클라우디아의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11세기말에 세워 졌다는 하일리겐베르크의 수도원에 도착한 시간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초저녁때였다. 그수도원에서 가져온 물통 두개에 물을 가득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와 있었다. 연인들도 있었고, 노년의 부부들도 많이 보였다.

그날 저녁 하일리겐베르크 시내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우린 식사를 하였다. 오랜만에 먹어본 홈스타일 이탈리안 저녁은 매우 맛이 좋았다. 아마 한국인 입맛과 비슷한 그들도 마늘을 많이 넣고 만든 소쓰는 맛이 좋았다. 물론 그날 저녁, 마늘로 무장한 나의 육체는 최고의 성능을 발휘했다. 클라우디아는 지금도 가끔 그곳에 방문하면 꼭 그 수도원에 같이 가자며 날 유혹한다.

…달콤한 입맞춤은 점차 거칠졌다. 입안 곳곳을 헤집고 다니다 뿌리까지 혀를감아 올린다. 클라우디아는 나의 발끝까지 ...비가 오는 그날저녁…. 그 수도원이 내려다 보이던 그곳에서 따스한 한 여름밤의 빗방울을 맞으며 그녀는 나의 눈을 눈부시게 해주었다. 역시 그 반응에 나는 응석을 부리듯 그녀의 가슴에 더욱더 파고들었다. 뭉클한 느낌이 좋았다. 그녀에게서 풍기는 향기도 좋았다…

“요즘 신형 BMW는 정말 밟아만 주면 반응이 몸 전체로 온다니까요... 비싼돈주로 포르쉐 살필요 없다고요…” BMW딜러에가서 신형차들을 둘러 보는데… 옆에서 세일즈맨이 중얼 거린다.

둘러보며…난 …클라우디아를 생각한다. 그때…그 BMW뒷자석에서 있었던 추억을 떠올려본다.

빈칸(斌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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