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윌라 지식레터] 2050년에도 지구에 살고 싶다면 확인해주세요

2021.02.02

[윌라 지식레터] 2050년에도 지구에 살고 싶다면 확인해주세요????




마스크 없는 삶을 상상하기조차 어려워진 지 벌써 꽤 되었습니다 .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 어제 서울에는 또다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죠.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 우리는 이러한 신종 전염병, 기후 재난이 모두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현상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고는 합니다.
여러 과학자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50년대를 기점으로 많은 지표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시 인구, 에너지와 물 사용, 비료 소비, 해양 어류 포획, 열대우림 손실, 이산화탄소 배출, 표면 기온 등에서요. 
따라서 이 시기를 자본주의의 액셀러레이터를 매우 세게 밟은 순간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거대한 가속의 결과가 인류 문명과 왕다운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하와이 해변부터 말레이시아 정글, 인도네시아 섬까지 2년의 제작 기간 동안 지구 곳곳을 누빈 결과를 담은 
다큐멘터리, <인류세>를 연출한 최평순 PD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인류세란?

인류세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이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몰랐던 개념인데요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란, 인류라는 한 생물 종이 지구 환경 전체를 바꾼 시대를 말합니다.


  • 20만 년 전 등장한 인류가 46억 년을 버텨온 지구를 파괴했다! 
  • 무분별한 삼림 벌채와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는 신종 전염병 발생으로 이어졌고,
    마구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더 강력한 자연재해와 기후변화로 되돌아왔다.

46억 지구 역사를 지질시대로 구별하면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눌 수 있고, 

그 대를 쥬라기, 백악기 등의 기 단위로, 그 밑에 홀로세나 플라이스토세 이렇게 세 단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공식적으로 신생대 제4기, 홀로세를 살고 있는데요. 

이는 빙하기가 끝난 1만 1,700년 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최근 70년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인간이 지구에 미친 영향이 아주 극명하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의 기간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과학적으로 별도로 연구할 필요도 있고, 이를 통해 인간에게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의도예요. 

그런데 이 시간이 기나 대 같은 큰 단위를 바꿨다고 하기는 어렵고, 

세 정도를 바꿨다고 하여 인류세라는 말이 생겨난 것입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복잡한 단어이지만 과학과 환경, 문명을 함축할 수 있는 단어이며, 

신종 전염병, 플라스틱 문제, 미세먼지처럼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현상들도 이 단어 하나로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닭들의 행성


최평순 PD가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류세라는 개념을 알리고자 만든 다큐멘터리가 바로 <인류세>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이 중요한 단어를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첫 번째 편에서 제시하는 키워드가 바로 닭 뼈입니다.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 숨 쉬고 있는 닭이 230억 마리 정도라고 합니다.


78억 인구보다도 훨씬 더 많죠. 심지어 이는 살아 있는 닭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고, 


요즘 닭은 보통 5~6주 정도 됐을 때 도축하기 때문에 한 해 약 658억 마리의 닭이 죽는다고 해요.


인류세 실무그룹에 있는 과학자들은 닭 뼈가 인류세의 화석이 될 만 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삼엽충, 암모나이트처럼 특정 지질시대를 대표하는 화석이 되려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닭은 세계 많은 사람이 즐겨 먹잖아요. 

이렇게 많은 닭 뼈가 세계 곳곳에 매립된다고 생각하면 언젠가 우주인이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지구에 왔을 때 닭 뼈 화석을 발견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겠죠.


● 플라스틱 화석

또 다른 예를 볼까요?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 15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지구 곳곳에서 이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넘쳐나는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쌓이는 곳이 바로 바다입니다. 


바다에는 활류라고 해서 해류들이 빙빙 도는 곳이 있는데요. 

세계 5대 활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북태평양 활류입니다. 

해류들이 쓰레기들을 한곳으로 모아 북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PGP, Great Pacific Garbage Patch)를 형성하는데, 

마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섬을 이룬 것처럼 보이는 곳입니다.


실제로 다큐팀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해변이라고 알려진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한 해변을 방문했을 때, 

30분도 되지 않아 한국 쓰레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IMF 때 없어진 한 회사의 사명이 적혀 있었대요. 

그 말인즉슨 20년 넘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양을 건너 하와이 해변까지 떠내려갔다는 것이죠. 


"지질학자인 저는 이렇게 쌓여 있는 상품들을 보면 종종 지층이 떠오릅니다" (스크린샷 출처: EBS 다큐 유튜브)


사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넘쳐나지만, 이 해변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하와이가 화산활동이 활발한 곳이잖아요. 

대자연과 해변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이 만나 새로운 암석, 플라스틱글로머레이트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국

내 번역하는 사람이 없고 워낙 생소한 개념이라 제작진이 플라스틱 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해요.


그래서 이 돌이 인류세의 증거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누군가 얘기했고, 외국 박물관들이 지구의 암석을 보여주는 전시관에서 몇십억 년 지구의 지질시대를 나타내는 돌 옆에 이 돌을 전시하기 시작합니다. 인류세의 암석. 하와이에서 발견.


한 연구단체는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세의 증거로 닭 뼈 화석과 플라스틱 화석이 경쟁하는 이런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 우리나라의 인류세 현장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서해와 남해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의 몸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이 물을 빨아들이다 보면 물속에 있는 플라스틱도 같이 먹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죽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죽지 않더라도 일단 바다거북을 부검하면 그 몸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바다에 나가면 플라스틱 부표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어민들이 양식장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해 바다 위에 띄워놓는 건데, 잘 부서지는 스티로폼 재질입니다. 그 부표를 수거해서 관찰해봤더니 그 안에 많은 해양생물이 살고 있었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이목을 끌었던 것은 갯지렁이였는데, 이 갯지렁이가 플라스틱에 완전히 적응을 해버려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더라는 거예요. 그리고 심지어 미세 플라스틱으로 배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다에 얼마나 플라스틱이 많으면 해양생물들이 먹고 배출하기까지 되어버린 거죠. 인류세의 또 다른 풍경입니다.
●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인류세의 개념을 듣고, 그 현장을 접하고, 우리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하게 되는데요. 


"인간은 역사상 존재했던 그 어떤 종보다 강력한 종입니다."



유명한 책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인간을 '힘'으로 정의합니다. 인간의 영향이 소행성 충돌, 빙하의 출현과 맞먹는 힘으로 작용해서 지금의 인류세가 된 것이니까요. 인류세를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런데 힘이라는 것은 도덕적으로 중립이다, 우리가 그 힘을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쓰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인류세에 나타나는 문제들의 원인이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우리가 유발한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꽤 높다는 내용으로 다큐멘터리는 끝이 납니다.




"안정되고 건강한 행성이 없다면 사회도 경제도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평화도 안정도 없다."

- 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저자



오늘 소개해드린 내용 어떠셨나요? 개인의 실천만으로 세상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개인의 의식과 행동이 바뀌면 결국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지식레터를 보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다양한 사진 자료와 생생한 설명과 함께 들으실 수 있어요.


오늘도 성장하고 싶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닙니다

- 최평순 환경·생태 전문 PD -


2050년에도 지구에 살고 싶다면 들어주세요.

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3부작 뒷이야기

#지구가아파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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