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발생하는 사고 가운데에는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몇 차례 병원을 다녀왔고 치료비가 발생했지만, 겉으로는 심각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기기에는 마음이 남습니다.
이럴 때 주변에서는 “그냥 참고 넘어가라”거나 “가만히 있으면 손해다, 소송하라”는 말이 오갑니다. 그러나 실제 판단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문제는 곧바로 소송을 할지 말지가 아니라, 현재 상황이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확인하는 일입니다.
경미한 사고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상대방이 명확한지 여부입니다.
사고의 상대가 누구인지, 이름과 연락처를 알고 있는지, 주소나 보험 정보가 확인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으면 책임을 묻는 절차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작은 피해일수록 이 기본 정보가 확보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다음으로는 책임의 존재와 증명의 가능성입니다.
사고 경위가 기록되어 있는지, 사진이나 영상이 남아 있는지, 목격자가 있는지, 병원 기록과 사고 시점이 연결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억울함이 있는 것과, 입증 가능한 책임이 있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 절차는 ‘느낌’이 아니라 ‘증거’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세 번째는 손해의 범위가 정리되어 있는지입니다.
치료 기록, 진단 내용, 지출 내역,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 등을 정리해 보면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정리되어 있으면 협의 단계에서도 명확해집니다.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면, 그 다음에야 선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직접 협의를 시도할 것인지, 소액 범위의 절차를 검토할 것인지, 또는 현실적으로 정리하고 마무리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상이 불분명하고 증명이 어려우며 손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절차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경미한 사고 앞에서 망설이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판단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상대방이 특정되는지, 책임을 입증할 수 있는지, 손해가 정리되어 있는지. 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포기와 소송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있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사실과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