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우울증·자살·마약…코로나 '2차 파고' 대재앙 임박

2020.10.14

감염 공포와 격리에 따른 정신질환 급증, 코로나 사망보다 더 큰 후유증 남길 수도 41% 정신문제 호소…취약층에 더 심각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야기된 사망과 사회적 혼란이라는 '1차 파고'를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정신건강 피폐와 마약류 약물 사용에 의한 '2차 파고'가 임박하고 있다고 의학전문가들이 전문지 자마(JAMM)에 지난 12일 기고를 통해 주장했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나오미 사이먼 박사, 글렌 색스 박사, 찰스 마마르 박사 등 저자들은 "코로나19가 야기한 정신건강의 악화로 인한 '2차 파고'의 참화가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블루' 이미지. [셔터스톡]

이들은 "이러한 1차 파고는 특히 취약 계층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신건강의 피폐에 따른 2차 파고는 우울증에 따른 자살과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 사태를 가져올 것이며 1차 파고처럼 미국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사람들, 노인들, 사회경제적 하위계층과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집중적으로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질환 문제는 이미 통계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설문조사 결과 41%가 코로나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각종 사회생활 제약, 자가격리, 거리두기 등으로 겪는 경제적, 정신적 피로도와 연관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2차 파고'는 그 후유증이 길고 회복이 어려워 1차 파고 이상의 사회적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응답자의 거의 41%가 각종 약물 사용, 우울증 또는 자살 충동을 포함한 하나 이상의 행동이나 위태로운 정신 건강 상태를 보고했다.


CDC에 따르면, 불안 증세를 보고하는 미국인의 수는 작년 이맘때의 3배에 달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유족의 슬픔과 상실감도 정신 건강 피폐화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자마 보고서의 저자들은 "한 명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약 9명의 유가족이 생긴다. 미국에 이미 200만 명의 코로나 유족이 생겼을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장기간에 걸친 상실감과 슬픔에 젖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유가족들은 슬픔과 함께 그리움, 삶에서의 재결합 어려움, 사람에 대한 회피, 삶이 의미 없다는 느낌 등으로 자살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런 조건들은 또한 약물 사용 장애와 같은 추가적인 합병증으로 만성화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우려했다.


이같은 '코로나 블루'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송경준 응급의학과장 등 서울대병원 연구진은 지난 12일 발표한 논문에서 태릉선수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경증 코로나19 환자 213명에 대한 임상 결과, 수면장애와 불안,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과 약물 처방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고립된 환자들이 자주 호소한 수면장애와 불안, 우울 증상을 치료하는 멜라토닌, 트라조돈염산염 등 정신과 약물이 많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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