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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

Lake ShrineTemple

2017.11.19

            
     Lake ShrineTemple                                                  
 


                                                                 

 

 

 

 

 

 

 

동국한의과대를 나와 6th와 Wilshire를 지나 7th, 8th를 거처 Vermont으로 접어들었다. 
Vermont길을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10번 Free Way West에 올라서 바다를 향해 달려 가다가 Sunset Blvd에서 Exit하여 17190 Sunset Blrd. Pacific Palisades에 위치해 있는 Lake Shrine Temple를 찾아 들어가기로 했다.
며칠 전, 윌튼에 있는 전통차집 '화선지'에서 월봉거사를 만나 Lake Shrine Temple을 언급했었는데, 이번 토요일에 나에 대한 배려로 시간을 내서 안내를 하겠다고 나서준 것이다.

10번 Free Way는 차가 밀려 빠지지 않았다. 싼타모니카에서부터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눈에 익은 길이었기 때문에 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깎아지른듯한 절벽 밑을 지나는 나의 뇌리에 LA한인회장을 지낸 이재근선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년 전에 이선생과 나는 이 길을 수없이 달렸다.

이회장은 당뇨로 몸이 불편했지만, 나를 위해 여러 차례 10번 Free Way를 달려 Lake Shrine Temple로 안내했었다.

10번 Free Way를 타고 달리다 Sunset Blvd에서 내렸다. 10여 분이 채 되지 않아 Lake Shrine Temple 안으로 들어섰다.

고요한 숲과 잔잔한 호수 위에 빛나는 햇볕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여서 Lake Shrine Temple을 찾아온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입구로 들어서자 안내원이 미소를 지으며 간갑게 맞이했다. 
입구를 지나 명상센터로 길을 잡으려고 했지만, 명상센터는 이미 문을 닫고난 뒤였다.
호수를 끼고 둘래석처럼 뻗어 있는 자드락길을 따라 기화요초들이 너훌거리는 숲의 오지로 발길을 놓았다.



 

여러 종류의 꽃들과 푸른 잎새가 8월의 붉은 태양을 등에 업고 현란한 모습으로 피어났다.

호수와 조화를 이룬 꽃과 나무의 합창은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을 이루었다.

각종의 기화요초들은 LA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겨울의 기온이 차거나 온도의 차이가 격심한 환경에서는 저토록 찬연한 숲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Lake Shrine Temple의 모든 것들은 우순풍조를 역력히 표현했다. 
 



 

산곡을 휘돌던 바람이 호수 위로 건듯 내려와 잔잔하던 수면위에 물결을 일으켰다. 
수면이 잘게 부쉬지며 형형색색으로 변화를 보였다. 
높지 않은 물결이 일어나서, 호수 위에 현란한 물무늬를 일으켰다.

몸이 하얀 거위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파동치는 물결을 가르고 지나갔다.




 

잔잔한 호수는 산란하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가벼운 흥분을 느끼며 들뜨려든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켰다. 
경쟁이 치열한 삶의 마당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돌이키기 어려웠던 시선을 돌이켜 자신의 옥리(屋裏)를 돌아다 볼 수 있는 전기를 만들었다.
수면의 물결은 잔잔했지만, 가끔씩 산곡을 돌아 나온 바람결에 파란 물무늬가 일어나곤 했다.
푸석한 톱밥이 깔린 자드락길 한 편의 의자에 앉아 그윽한 눈빛으로 호수 수면을 바라 보았다.
숨을 깊이 들여 마신 후 단전에 힘을 가하면서 기공을 차단했다. 
1분 가량 호흡을 멈추고 고요의 틈입을 맞이하다 조용히 숨을 내쉬며 몸 안에 있는 불결한 것들을 모조리 방출한다는 기분으로 숨을 토해냈다. 
머리는 한결 맑아졌으며 기분은 하늘을 날것처럼 팽창되었다.



 

조용히 호수가에 앉아 Lake Shrine Temple을 세운 요가난다님의 시(詩)를 마음으로 읊었다.

"나는 오직 당신만을 위해 태어났지요.
나는 아침의 제단에 헌신의 꽃들을, 
당신의 발 앞에 뿌리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나의 두 손은 기쁨으로 당신을 섬기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합장하고 경배하며 당신이 오시기를 고대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오실 때, 당신의 발을 나의 눈물로 씻겨드리기 위해 만들어졌답니다.
나의 목소리는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나의 발은 모든 지역에 있는 당신의 성전들을 찾기 위해 만들어졌답니다.
나의 귀는 우주의 홀들을 통해서 울려 퍼지는 당신의 발걸음소리와,
그로부터 울려 오는 음악을 놓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답니다.
그리고 모든 헌신의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신령한 멜로디들을 듣기 위해 만들어졌답니다-

나의 두 눈은 커다란 물컵이 되어 당신의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사랑과 지혜를 담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나의 입술은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이 나에게 주시는 영감을 불어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나의 사랑은 욕망의 숲속에 숨어 계시는 당신을 발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나의 심장은 당신의 부르심에 반응하고자 만들어졌고, 나의 영혼은 하나의 채널이 되어 
당신의 사랑이 모든 영혼들 속으로 끊임없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위대한 절대자 앞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으려는 요가난다의 시를 읊고나서 조용히 호수가를 걸었다.
나는 서울에 있을 때도 Lake Shrine Temple을 마음으로 그렸었다.
그러다 LA에 오자마자 Lake Shrine Temple을 찾았다.
이곳에 오면 상실했던 나의 본질과 꿈과 앞으로 걸어나갈 길을 묵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인 투명성을 비롯, 도덕적 진실성, 감성적 열정을 Lake Shrine Temple에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건강한 나를 향하여 새로운 출발을 결행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Lake Shrine Temple을 차아 오곤 한다.

어디서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멘탈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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