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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인생이란 잠깐 스쳐 지나가는 꿈

2024.02.19





                    인생이란 잠깐 스쳐 지나가는 꿈


  필자는 하루에도 수 십 명의 다른 사람의 사주팔자를 들여다 보고 분석하며 닥쳐올 미래에 대한 현명한 처세법에 대해 조언 하는 것을 천직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사람 각자 각자의 살아온 인생과 살아갈 인생을 수없이 들여다 보자면 문득 인생이란 한 낱 꿈과 같다는 생각을 그 누구보다도 많이 하게 된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가는 사람이나 일생을 고단함 속에 괴로와 하다 가는 사람이나 결국 그 결말은 죽음이라는 허무함 속에 마무리 할 수밖에 없으며 부귀 영화나 인생의 고단함이 종국에는 잠시 꾼 꿈처럼 대단치 않았음을 알게 되고 허무함에 젖게 될 것이다. 결국 인생이란 것 자체가 "뭐! 별로 대단하지 않는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은 꿈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하여 옛 고사가 하나 있어 여기에 소개 코 저 한다.


옛날 신라시대 때 조신이라는 청년이 살았다. 조신의 집은 한미한 집안 이어서 조신은 장가 들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조신이 그 마을의 태주 김 석공의 딸을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너무나 크게 나는 신분과 집안의 차이로 감히 넘보지 못할 처자를 사랑하게 된 조신은 상사병에 걸려 죽게 생겼다. 더군다나 그 여인에게 이미 혼처가 정해져 있어 더욱 사면초가 였다. 조신은 죽기를 각오하고 날마다 불당 앞에 가서 빌었다. 그리하여도 상황에 별 변동이 없자 불당 앞에서 관음보살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음을 원망하며 슬피 울다가 기진하여 쓰러져 죽음과도 같은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조신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느끼며 잠이 들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김씨 낭자가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나 '저도 일찌기 서방님을 잠깐 뵙고 사모하는 마음이 사무쳤으나 부모님의 명령에 못이겨 억지로 딴 사람과 혼약을 맺게 되었으나 도망쳐 나와 서방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였다. 조신은 미칠 듯이 기뻐하며 그 처자를 데리고 멀리 타향으로 도망하여 같이 살면서 자녀 다섯을 두었다. 


같이 사는 동안 너무도 궁핍한 생활이 계속되어 집 한칸 없었고 거친 음식마저 이어 가기가 어려웠다. 결국 집안식구 모두가 떼거지가 되어 사방을 돌아다니며 걸식을 하였다. 15세가 되는 큰아이가 마침내 굶어 죽으니 통곡을 하면서 길가에 묻었다. 남은 네 자식을 데리고 정처 없이 헤매이는데 이들 내외는 이제 늙고 지쳐서 동냥 갈 기운조차 없으매 누워서 굶고있고 10여세된 계집아이가 동냥을 해 와서 겨우 연명 하였는데 계집아이가 동냥을 다니다 개에게 다리를 물려 아픈 것을 호소하며 눈앞에 누웠으니 부모도 목이 메어 하염없이 울었다. 부인이 한참을 울다 눈물을 거두고 조신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얼굴도 아름답고 나이도 젊었으며 입은 옷도 깨끗했습니다. 오직 사랑으로 한가지 맛있는 음식도 그대와 나누어 먹었고 옷 한가지도 그대와 나누어 입으며 정은 더욱 깊어졌고 사랑도 굳게 얽혔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쇠약한 병이 해마다 더해지고 굶주림과 추위도 더욱 심해지니 산더미 같은 걸식하는 부끄러움은 고사하고 아이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으니 어느 겨를이 있어 사랑이 있고 부부간의 애정이 남았겠습니까. 붉은 얼굴과 예쁜 웃음도 풀 위의 이슬이요. 지조와 난초 같은 사랑의 언약도 바람에 나부끼는 버들가지 입니다. 이제 그대는 내가 있어 더 누가 되고 나는 그대 때문에 더 근심이 됩니다. 가만히 옛날 기쁘던 일을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근심의 시작 이었습니다. 그대와 내가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우리모두 다 함께 굶어 죽는 것 보다는 차라리 짝 잃은 난 새가 거울을 향하여 짝을 부르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추우면 버리고 더우면 친해지는 것은 인정에 차마 할 수 없는 짓이지만 가고 오고 그치는 세상 모든일이 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도 다 자신의 운명에 따른 것이니 이제는 헤어지기로 합시다."

말을 마친 부인이 슬피 흐느껴 울었다. 조신도 전부터 이런 마음이 있었으나 사랑의 맹세를 했었고 죽어도 같이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맹약을 했었기에 차마 낯이 뜨거워 말을 꺼내지 못하던 차 이 말을 들으니 매우 기뻤다. 속으로는 이 두 남녀 모두 "당신을 만남으로 해서 내 팔자가 이지경이 되었다" 는 원망의 생각이 있었기에 쉽게 합의하고 아이 둘 씩을 나누어 데리고 장차 떠나려 하니 여인이 말하였다. '저는 고향으로 가 볼 테니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십시요' 부부가 사랑의 도피를 하고 거지꼴이 되어 한 고향에 다시 모여 사는것이 너무도 수치스러워 한말이다. 이리하여 서로 작별을 하고 길을 떠나려 하는데 꿈에서 깨었다.


타다 남은 등잔불이 깜빡 거리고 밤도 이제 새려고 하는 참이였다. 그러다 아침이 되었다. 냇가에 나가 세수를 하려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니 하룻밤 사이에 수염과 머리털은 모두 희어졌고 망연히 세상살이가 덧없음을 느꼈다.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관음보살에게 원망을 하자 잠깐의 꿈속에 부처님이 인생의 과정을 보여 주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도 덧없음을 알았고 괴롭게 인생을 살아 가는 것도 이미 싫어졌다. 마치 한평생의 고생을 겪고 난 것과 같아 재물을 탐하는 마음도 얼음 녹듯이 깨끗이 없어졌다. 


관음보살상을 대하기가 부끄러워지고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을 참을 길이 없었다. 문득 꿈속에 죽은 자식을 묻었던 곳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 그곳을 찾아가 길가에 묻었던 자식자리를 파보니 그것은 바로 돌부처였다. 깨끗이 물로 씻어서 모시고 정토사라는 절을 지어 부처님께 회계하며 평생을 살았고 부지런히 착한 일을 하다 세상을 마치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 제3권에 실려있는 야사를 소개한 것이다. 인생의 삶 자체가 덧없음을 깊이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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