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자증
며칠 전 필자의 지인(知人)되는 이로부터 얼마 전 결혼한 남동생이 무정자증으로 판정 받았다며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명리학상 일주가 약하고 재성 및 관살이 태왕(太旺)하면 자식이 없고 일주가 약하고 인성이 있으나 재성에 의하여 파국되면 자식이 없으며 사주가 대부분 식상으로 되어있으면 자식이 없고, 일주가 심히 왕성하고 관살이 공방되고 다시 상관과 겁재가 있으면 일생 고독하며 자식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허나 예전에 지인의 동생 사주팔자를 보았을 때 여기에 해당되지 않기에 결혼도 하고 자식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는데 의외였다. 하지만 명리학은 어차피 통계학이고 상대적이기에 변수는 있을 수 있다. 어떤 사주팔자를 지닌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식운도 바뀔 수 있기에 그러하다.
아무튼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부부를 많이 접하게 된다. 예전보다 최근 들어서 점점 더 이런 이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아마도 점점 심해지는 환경오염이 원인이 아닌가 싶다. 농약이나 중금속에 오염된 먹거리와 합성화확 물질이 가득한 인스턴트 식품을 먹고 자란 사람들은 몸 안에서 내분비계 교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무정자증 총각이나 건강치 못한 자궁을 지닌 처녀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씨(정자)가 튼튼치 못해도 밭(난자)이 좋으면 운이 좋을 경우 아이가 생길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밭이 박토여도 씨가 튼튼하면 그 박토의 불리한 조건을 뚫고 씨앗을 싹틔울 수도 있으니 정자가 튼튼하며 자궁이 부실해도 다행히 아기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자가 부실한 남자와 자궁이 튼튼치 못한 여자사이에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이른바 엎친데 덮친 격이다. 따라서 남녀의 사주팔자를 함께 진단하여야 보다 정확한 감정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예전에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생식전문 연구소에서 유럽과 미국 그리고 세계 여러 곳에 사는 남성들의 정자수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1938년도에 조사했었던 30대 남성의 정자수와 1990년도 당시 조사한 30대 남성의 정자수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90년도 남성의 정자수가 38년도 남성의 정자수보다 50% 이상이나 적었다. 이 결과에 대해 믿을 수 없었던 연구진은 더 깊은 연구에 들어갔다. 그 결과 30년과 40년대 50년대 70년대 시간이 지날수록 정자수가 급격히 줄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1975년에 측정한 1945년생 남성의 정자수는 밀리리터당 평균 1억 2백만마리였는데 1992년에 측정한 1962년생 남자의 정자수는 그 절반에 불과한 밀리리터당 평균 5천 1백만 마리에 불과했다. 현재 3천만 마리 이하의 정자를 가진 남성들을 현대의학에서 무정자증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30년 후에는 남성의 절반가량이 무정자증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심각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무정자증이라는 판단을 받았다고 해서 여자를 절대적으로 임신시킬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임신을 시킬 수 있기에는 정자의 수가 부족하다는 말이지 정자 자체가 없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강여사님께서 울상이 되어 오셨다. 연유를 물으니 따님 때문이란다. 따님 때문에 요즈음 며칠 째 밤잠을 설치셨다고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얼굴을 보니 푸석푸석한데다가 눈은 토끼눈처럼 빨갛게 충혈 되어 있다. 결혼한 지 4년이 되가는데 아직도 아기소식이 없어 신랑 집에서 난리란다. 5대 독자 집에 시집가서 애를 못 낳으니 시어머니와 일곱이나 되는 손위 시누이들까지 합세해서 난리굿이라고 하시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신다. 4대 독자인 시아버님이 딸 일곱을 남기고 막내인 아들이 시어머니 뱃속에 들어있을 때 아들 얼굴도 못보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원래 이 집안이 원체아들이 귀한데다가 남자들 명이 60을 넘긴 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60은 커녕 50에도 못 이른 분들이 대다수라고 하니 아주 단명 하는 집안이 틀림없다.
유복자로 태어난 막내인 5대독자가 장가를 들었는데 4년이 되 가도록 임신소식이 없으니 온 집안이 비상사태이고 당사자인 강여사님 따님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필자가 강여사님 따님의 사주팔자와 사위되시는 분 사주팔자를 세심히 들여다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사주구조상 따님의 자궁이 약해보이기는 하나 무자식팔자는 아니어서 자식은 분명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따님보다도 사위분 인 것 같습니다. 사주팔자 구조상 사위분 사주가 土가 지나치게 많고 水가 없는 구조인데다가 식신상관 운이 약하니 자식을 얻기가 극히 힘든 구조로 나옵니다. 불임의 원인은 따님보다도 오히려 사위 분에게 있는듯합니다!” 라고 하니 강여사님 즉시 “아이고! 세상에~ 어쩐지 그럴 것 같더니만 괜히 애꿎은 우리 애에게만 그 구박을 다 하더니 이유는 지 새끼에게 있구만 완전히 적반하장 격으로 그동안 당한 생각을 하면 너무 억울해서 죽겠어요.
시에미라는 여자가 얼마나 독종(?)인지 몰라요! 이래도 구박! 저래도 구박! 하는 행동 하나하나 트집잡아가며 우리 애를 몰아세우고 뭐! ‘재수 없는 애가 들어와서 집안 망하게 생겼다구?’ 제가 우리애가 하는 그 소리를 듣고 분해서 살이 다 떨렸어요. 지 새끼 탓은 안하고 왜 우리애만 닦달이냐구요! 아니? 젊디젊은 놈이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슬그머니 집적거리다 만다니 분명 남자에게 문제 있는 것 아니겠어요? 내 진작부터 그런 짐작이 들었지만 내놓고 표현도 못하고 속만 끙끙 앓았다구요. 아이고 분해라. 씩! 씩! 씩!(거친 숨 쉬는 소리)” 나중에 나온 결과를 들어보니 역시나 남자에게 문제가 있었다한다. 무정자증 판정이 나온 것이다. 낙담하는 강여사님에게 비록 결과가 그리 나왔지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노력을 해보라고 권유하였고 비록 의학의 힘을 빌리기는 했으나 어찌어찌하여 아들을 하나 얻을 수가 있었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자칫 큰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으나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태어나 모든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된 셈이다. 의사분들도 이런 케이스는 정말로 드문 경우라고 했다한다. 천만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필자가 특별히 신경 써서 작명을 해 준 이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서 지금은 말썽 꽤나 피우는 개구쟁이가 되었다. 아이들 자라는 것 보면 세월의 빠름이 실감나곤 한다. 문득 스승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나라에서 인구 억제 정책으로 이런 구호를 쓴 적이 있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심지어 예비군 훈련장에서 살살 꼬셔서 정관수술을 시키기도 했다. 정관수술 받으면 훈련 빼준다는 미끼로! 이 꼴을 보고 스승님 왈 “나랏일 한다는 것들이 왜 저 지랄들인지 모르것다! 앞으로 사람이 모지라서 나라가 쇠한다고 걱정할 날이 올 틴디! 쯧쯧쯧!” 작금에 스승님께서 우려하신 일이 우리에게 닥쳤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