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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내가 좋아하는 것 39

2017.12.22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윤영은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습쓸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진혁: (승애의 아기자기한 몸짓으로 찬혁에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게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운다. (승애의 얼굴이 해맑게 보인다.)

찬혁이와 다정하게 보이는 게 질투심 유발하네.”

동아리 회원들과 총무는 이 둘의 자그마한 움직임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빨리해라고 외친다.

승애는 안도의 숨을 쉬고 천천히 노래를 시작한다.

화음을 맞추며 거의 끝나갈 무렵 승애 목이 아파오며 삐릿하며 끝에서 잠긴 목소리로 노래를 마쳤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당황스러워 승애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숙소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저만치 다른 벤치에 앉아 있던 윤영이 뛰어가는 승애를 보고 윤영도 일어나 승애를 따라 숙소로 들어온다.

윤영: 승애야 왜 그래? 또 머리 아프니?

승애: ~ 아니야. 그래서 난 노래를 못 한다니까....

동아리 회원들이 수군덕거리며 들어온다.

정희: 어머 승애 너 노래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런데 찬혁선배와 둘이 있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다정해 보이니! 질투 나더라.

인숙: 찬혁선배도 그런 모습 처음인 것 같아. 너 노래하는 모습 보면서 너에게 맞추느라 노래도 하는 둥 마는 둥. 웬만해선 그런 행동 안하는데 말이야.

윤영: 얘들아 너무 그러지마. 승애 지금 머리 아파하는데. 누구 진통제 좀 있으면 갖다 줘.

(찬혁의 그런 행동에 내심 윤영도 마음에 기대가 있었다.- 진혁이도 찬혁처럼 자신에게 그런 관심을 원했기에-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하여 윤영은 오히려 그들의 화제를 돌리려 한다.)

승애: 괜찮아. 조금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 윤영아 고마워. 내가 뭐 할 것 있니?

내일 준비할 것 있으면 할게.

윤영: 다 준비됐어. 그냥 쉬어.

승애는 창문가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친구들이 자리를 펴며 누군가 노래를 시작하더니 하나 둘 따라 하다가 다같이 조용하게 한 목소리로 그 노래를 부른다. 승애는 그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는다.

스르르 잠이 온다.

윤영은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여 창밖을 내다본다. 건너편 바위 계곡의 물줄기 흐르는 곳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여 유심히 그곳을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고 간간히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윤영은 궁금증이 더하여져서 얇은 레이스로 된 쇼울더를 걸치고 승애를 깨우지만 너무 곤히 잠들어서 혼자

밖으로 나온다. 조금 선선한 바람이 분다. 쇼울더로 두른 어깨를 움츠리며 바윗가로 가려고 하는데 뒤편에 벤치에 앉아 있는 선희의 뒷모습을 보고 반갑게 그곳으로 달려가려다가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멈춘다.

찬혁: 승애가 선희 너와 잘 다니더니 노래솜씨가 많이 늘었어. 제법 하는 것 같아.

선희: 물론 선배님의 덕이 더 크죠. 요즘 중창단 지도하잖아요.

찬혁: 그런가? 너는 지금 한창 바쁠 텐데. 유학 갈 생각은 있고?

선희: 어떻게 해야 좋을지 나도 모르겠어요. 유학자금이 워낙 비싸서. 우리 형편에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찬혁: 총장님과 교수님께 추천서도 받고 장학금도 알아보고 그러면 되잖아.

선희: 그래도 과외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아서요. 그래서 유학은 보류할까 해요. 어쩌면 유학은 못 갈 것 같아요. 부모님 걱정 끼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찬혁: 소나무 노래는 내 마음의 명곡이야. 어린 추억이 가득 담긴 애창곡이지.

선희: 그래서 그 노래를 꼭 하는군요. 듀엣을 할 때에! 아까 옆모습을 보았는데 대개 애틋해 보였어요. 무슨 사연이 있는 것 처럼요. 어느 누구든지 보면 그 모습에 빠져 들겠어요. (선희 계속 말을 하려는데 은근히 윤영이 다가오며)

윤영: 어머 이렇게 다정하게 데이트? ~...혹시 노래했어요? 노랫소리 나던데.

. : 아니. 안했는데.

윤영: 그러면 어디서. 들려오던데.(고개를 두리번거리고 몸을 뒤로 돌리며 주위를 살피며 계속 말을 잇는다) 승애가 머리 아프다하여 잠 좀 자라고 했는데 없더라고요. 나 혼자 뒤숭숭하여 봄바람 좀 쐬려고 나왔는데. 두 분 데이트 방해했나요. 내가?

찬혁: 데이트는 무슨. 나는 우리 동아리 방으로 가봐야 겠군. 그럼 잘들 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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