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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밥 이야기

2021.02.08

오래전에 저녁시간이 됐는데 혼자서 멀 차리기도 그래서 라면으로 때우고 돌아서는데

재미있는 친구한테서 따르릉___뭐해?.. 싸가지 없는넘.

내가 지 보다 분명히 한살이나 많은걸 알면서 전화하면 꼭 뭐해?...쥑일 넘.

하긴뭐해 그냥있지...내 말이 고울리는 없지만

그래도 요즈음 집산다고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직업의식으로 말꼬리가 동강이난다.

내가 존심도 없지.ㅉㅉ

나와 저녁이나 먹게?

이 짜씩하고 싶어도 나에게 전화해서 저녁이라도 먹자고 하는 고마운 띵구라서 

일단 그래하고  대답을 했는데 고민이 생겼다.

아까먹은 라면은 뱃속에서 세포분열을 하는지 계속 불러오고 허리에 졸라멘 끈은 끊어진다고비명을 지르고...

아! 이럴땐 거식증환자가 부럽다.. 그 불쌍한 사람들이...

식당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신발끈도 동여매고 허리끈도 졸라매고...

씩씩거리고 20여분을 달리기선수처럼 걸어갔는데

배속의 라면은 세포분열이 아니고이젠 세력확장을 하는지 아에 숨도 못쉬겠다.

오랫만이야? 우리 맛있는거 먹자.

야! 내가 니 친구냐?

목구멍에서 개미 스치는 소리를 내보지만

밖으로는 숨소리도 안내고 그래 맛있는거 시켜?

근데 나는 저녁 먹었어 혼자 먹어라! 왜 같이하지? 

아니야 아까 너무 많이 먹어 숨 쉬기도 힘든데 당신이 전화를 해서 안나올수도 없고 그러니까

나 신경쓰지 말고 많이 들라고..

내가 라면으로 저녁을 했다는 말은 안하고 거하게 먹은것처럼 ....

간곳이 일본사람이 하는 식당이라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사시미가 훌륭한곳이라 나도 먹고는 싶었는데 뱃어논 말도 있고 해서 보고 있으니까

하마찌를 숭숭 썬거를 밥위에 언고 와사비도 하마찌위에 듬뿍 언고 

큰 조각을 씹는 모습이 맛있게도 먹는다.

속으론 더럽게 맵겠다. 

배가 불러도 하마찌만 발라 먹을걸하는 후회하면서도 물만 마시고 나왔다.

저렇게 먹다가 저 친구 설사하면 어쩌지 하는 배 아픈 걱정도 하면서.... 

여기까진 2011년이었다.

이 친구는 내가 봐도 생긴건 잘 생겼다.

나중에 자랑삼아 하는 말이 단골 술집주인이 당신 덕에 나 빌딩 샀어요 하더란다.

한번은 술집도 아닌 식당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아침까지 둘이서 맥주를 156병을 마셨다고 한다.

어떻게 다음 날 아침까지 술을 마실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당신 마누라는 아무 말도 안 해 하고 물어 볼수도 없고

충분히 그랬을거다 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 집에서 각 방 쓴지가 몇년 됐다고 말했는데 각 방이 문제가 아니고

안 쫒겨난게 다행이다 싶었다.

모게지 얻을려고 크레딧조사를 해보니 와이프가 모르는 차를 월부로 산게 나왔다.

자기 아는 사람이 신용이 안 좋다고 대신 사달라고 했다나...거짓말.

술집 마담에게 선물을 했다고 나에게 귀뜸을 한다.

군대갔는데 돌아와보니 엄마 없는 아들이 기달리고 있었다.

그 아들을 키우다 40이 다 돼서 장가를 갔는데 형하고 20살 차이나는 늦동이도 생겼다.

혼자서 애를 고등학교까지 키웠는데

새 와이프가 결혼을 하고 보니 이 남편이 술하고 거시기가 문제였다.

그래서 남편하고 아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었다.

특히 친구라고 하면 사람으로 취급도 안했다.

죄없는 나는 남편하고 아는 죄로 좋은 집이 있어 보여 준다했더니

억지로 끌려온 표정이 차에서 내릴때부터였다.

옆에 서 있는데 어찌나 차가운지 한마디도 못하고 그져 잘 보세요. 그게 다 였다.

몇년뒤에 집값이 오르는데 내가 보여 줬던게 엄청 올랐다. 

남의 부인에게 친한척 할수도 없고 평생에 처음 본 여자한테 괜한 미움만 탔다. 

같이 골프를 가기로 약속해도 티타임이 되면 불안했다.

안 나타난다. 언제 약속했었어? 애 타서 전화하면 이렇게 말한게 여러번이었다.

친구끼리 하는 말은 저 친구 술에 쩔어 치매가 왔는가보다 했다.

얼마전에 그 친구 회사직원이 다른친구에게 그랬단다.

우리 사장님 일년전에 돌아 가셨어요.

세상에 일년 전에 죽었다는데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니 이런일도 있나 싶었다.

몇년전에 부인이 남편이 치매끼가 있다고 요양원에 입원 시켰는데 

다른 친구에게 전화하기를 자기가 어디에 있는줄도 모르겠다고 했단다.

그리고 일년쯤 지나서 친구회사 직원에게 죽었다는 소릴 들었는데 사실인지 아니면 

마누라가 꼴 보기 싫다고 정신병원에 가둬 버렸는지 모르겠다.

물론 장례식 같은것도 전혀 안한걸로 안다.

한번은 나에게 전화해서 아들 좀 찾아줘 한다. 

당신 아들을 왜 나한테 찾아달라고 하냐니까 탐정하고 변호사에게 물었더니 돈을 많이 달라고 한다나.

나중에 말하는데 벌써 변호사에게 착수금 500불을 줬는데

그러고도 시간으로 얼마, 또 찾으면 얼마.

아들이 대학 다닐때 술먹고 들어 온다고 두번인가 두들겨 팼더니 집을 나가 15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단다.

자기 꼴이 날까봐 나름 걱정으로 두들겼는데 애비성질 닮아 나가 버렸다.

내가 찾아줬다. 바로 그날로.

방법은 여기에 안 쓰지만 나는 탐정도 변호사도 아니라 돈을 안 받기에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찾아줬다.

아들이 다른 주에서 사는데 결혼하고 애도 둘이나 있다. 

그런데 이 친구 친구들 만나면 지가 찾은것처럼 자랑하면서 내 이야기는 쏙 뺀다.

그걸 보고 꽤씸해서 한참 연락을 안 했더니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다.

정말일까?

이번엔 이 친구를 찾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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