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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에펠탑을 보는 눈】

2020.07.29

【에펠탑을 보는 눈】


프랑스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추앙받는 모파상은 에펠탑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그가 파리의 명물인 에펠탑을 사랑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모파상은 에펠탑을 아주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자신이 싫어하는 에펠탑에 있는 식당에서 자주 식사를 했던 것일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는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에펠탑이 건립될 당시 파리의 시민들과 예술가들은 이에 대해서 극심하게 반대를 했습니다. 사람들은 300m 가까운 고철 덩어리가 파리의 고풍스러운 경관을 해칠 것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파리의 아름다움을 망치는 프로젝트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는 20년 후에 탑을 철거하겠다는 조건으로 에펠탑을 건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20년이 지나서 정부가 약속한 대로 에펠탑을 철거하려 하자 이번에는 건립할 때보다 더 큰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그 이유는 뜻밖에도 시민들이 매일 에펠탑을 보는 가운데 정이 들고 에펠탑을 통한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땅을 살면서 이와 같은 일을 적지 않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당장 실증이 난다고 집안에 버려두었던 살림도구가 때로는 유용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소원하게 지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난 후에는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모든 만물은 나름대로 아름다움과 쓸모를 지니고 있지만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무슨 일이든 더 인내하면서 지켜볼 수 있어야 하는데 당장 단정하거나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다른 누구보다 더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대상이 우리에게 있어서 파리의 에펠탑과 같은 존재가 되어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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