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적 안철수 언제 철수하나
정동 칼럼
[정동칼럼]안철수의 도돌이표 정치
조대엽 | 고려대 교수·사회학
댓글(3)
twitter
facebook
band
폰트 크게하기
폰트 작게하기
프린트
복사하기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불안하다. 안타깝고 걱정이 앞선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한국 정치혁신의 아이콘으로 비친 적이 있었다. 정치권에 들기 전에 그는 이미 대한민국 청년들의 우상이었다.
대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는 안철수가 만든 문화현상이었다. 나는 언젠가 연구자 입장에서 안철수의 토크 콘서트를 시민사회의 새로운 정치양식으로 설명하려 한 적도 있었다.안철수 현상이 정치현상으로 바뀌면서 새 정치를 주도했던 그가 이제 야당의 비중 있는 정치인이 되었다. 근자에 그는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이른바 문·안·박 연대를 거부하고 모든 계파가 참여하는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했다. “나는 조직도 세력도 없다” “꼴찌를 해도 좋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며 혁신 전대를 제안한 것이다. 야당의 명운을 지켜보는 세상의 관심은 안 의원이 역제안을 했다고 하고 이제 다시 공이 문재인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마치 게임을 보는 듯하다. 자세히 보니 어느덧 안 의원 자신도 게임을 즐기는 ‘선수’가 된 듯하다.
사람들의 판단을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하나이고 이익과 손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다른 하나다. 게임은 득과 실을 따지는 놀이다. 정치가 게임의 논리에 치우치면 정치공학이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의 생존놀이로 변질되고 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기로에 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대의고 옳은 것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통합’은 기득권 세력이 당에 공존하고 안주하는 길이 되고 말았다. 두 개의 선택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안타깝게도 안 의원이 주장하는 혁신 전당대회는 아무리 살펴도 ‘옳은 것’을 지향하는 ‘혁신의 길’이 아니라 정치적 생존과 이익을 겨냥하는 ‘통합의 길’로 보인다. 게다가 안 의원이 제안하는 전당대회는 문재인 대표체제의 출범과 더불어 그간에 진행된 일체의 절차와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또 당 차원에서 어렵게 마련한 혁신위의 혁신안을 휴지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하면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당의 모든 세력이 살아남아 안존하는 혁신 없는 ‘통합’을 구현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08년 야당이 된 이후 7번의 혁신위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위기 때마다 비대위가 구성되고 혁신위가 생겼지만 새로 들어선 대표체제에서 언제나 ‘혁신’은 온데간데없고 기득권을 나누는 옛 질서로 돌아갔다. 새정치연합의 ‘도돌이표 정치’다. 이 공허한 도돌이표 정치에 수많은 혁신위원들이 동원되었다. 특히 교수를 비롯한 당 밖의 혁신위원들은 현직에 있으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야당의 변화를 위해 헌신했다. 언제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도돌이표 정치 앞에 이 같은 헌신은 이제 국민적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당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그 도돌이표 정치의 선봉에 안 의원이 나서려 한다. 안 의원이 제안하는 전당대회는 임박한 총선을 겨냥한 기존의 세력과 계파에게 물불 가리지 않는 공천전쟁의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권 나눠먹기로 엄청난 혼란을 거친 후 다시 혁신 없는 공존의 도돌이표 정당이 될 것이다. 어째서 이런 전당대회가 ‘혁신’ 전당대회가 될 수 있는가?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혁신’을 채워나가는 데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안철수식 미래정치에 어울리고 그래야 자신의 정치적 활로도 열린다. 더불어 문재인 대표는 애써 만든 당의 혁신안을 실현하는 하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만성질환이 되어버린 도돌이표 정치와 단절하고 문 대표 자신이 말한 대로 ‘가보지 못한 길’로 과감하고 흔들림 없는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문 대표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 왜 당대표의 길을 선택했는지 떠올려야 한다. 다시 대통령 후보로 갈 수 있는 안전한 길이 있는데도 스스로 진흙탕에 뛰어든 것은 한국 정당정치 혁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었던가? 국민들은 강한 야당 큰 정치에 목말라 있다. 설령 거침없는 혁신의 정치가 당의 통합을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총선에서 100석 이하 의석의 참패를 가져온다 해도 당 혁신만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강단이 문 대표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지금은 안 의원과 공을 주고받을 게임의 시기가 아니다. 거대한 위기 앞에서 옳은 것을 선택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큰 정치를 해야 할 시기다.
[정동칼럼]안철수의 도돌이표 정치
조대엽 | 고려대 교수·사회학
댓글(3)
band
폰트 크게하기
폰트 작게하기
프린트
복사하기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불안하다. 안타깝고 걱정이 앞선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가 한국 정치혁신의 아이콘으로 비친 적이 있었다. 정치권에 들기 전에 그는 이미 대한민국 청년들의 우상이었다.
대학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는 안철수가 만든 문화현상이었다. 나는 언젠가 연구자 입장에서 안철수의 토크 콘서트를 시민사회의 새로운 정치양식으로 설명하려 한 적도 있었다.안철수 현상이 정치현상으로 바뀌면서 새 정치를 주도했던 그가 이제 야당의 비중 있는 정치인이 되었다. 근자에 그는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이른바 문·안·박 연대를 거부하고 모든 계파가 참여하는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했다. “나는 조직도 세력도 없다” “꼴찌를 해도 좋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며 혁신 전대를 제안한 것이다. 야당의 명운을 지켜보는 세상의 관심은 안 의원이 역제안을 했다고 하고 이제 다시 공이 문재인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마치 게임을 보는 듯하다. 자세히 보니 어느덧 안 의원 자신도 게임을 즐기는 ‘선수’가 된 듯하다.
사람들의 판단을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하나이고 이익과 손실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다른 하나다. 게임은 득과 실을 따지는 놀이다. 정치가 게임의 논리에 치우치면 정치공학이 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의 생존놀이로 변질되고 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기로에 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대의고 옳은 것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통합’은 기득권 세력이 당에 공존하고 안주하는 길이 되고 말았다. 두 개의 선택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안타깝게도 안 의원이 주장하는 혁신 전당대회는 아무리 살펴도 ‘옳은 것’을 지향하는 ‘혁신의 길’이 아니라 정치적 생존과 이익을 겨냥하는 ‘통합의 길’로 보인다. 게다가 안 의원이 제안하는 전당대회는 문재인 대표체제의 출범과 더불어 그간에 진행된 일체의 절차와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또 당 차원에서 어렵게 마련한 혁신위의 혁신안을 휴지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하면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당의 모든 세력이 살아남아 안존하는 혁신 없는 ‘통합’을 구현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08년 야당이 된 이후 7번의 혁신위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위기 때마다 비대위가 구성되고 혁신위가 생겼지만 새로 들어선 대표체제에서 언제나 ‘혁신’은 온데간데없고 기득권을 나누는 옛 질서로 돌아갔다. 새정치연합의 ‘도돌이표 정치’다. 이 공허한 도돌이표 정치에 수많은 혁신위원들이 동원되었다. 특히 교수를 비롯한 당 밖의 혁신위원들은 현직에 있으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야당의 변화를 위해 헌신했다. 언제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도돌이표 정치 앞에 이 같은 헌신은 이제 국민적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당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그 도돌이표 정치의 선봉에 안 의원이 나서려 한다. 안 의원이 제안하는 전당대회는 임박한 총선을 겨냥한 기존의 세력과 계파에게 물불 가리지 않는 공천전쟁의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권 나눠먹기로 엄청난 혼란을 거친 후 다시 혁신 없는 공존의 도돌이표 정당이 될 것이다. 어째서 이런 전당대회가 ‘혁신’ 전당대회가 될 수 있는가?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혁신’을 채워나가는 데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안철수식 미래정치에 어울리고 그래야 자신의 정치적 활로도 열린다. 더불어 문재인 대표는 애써 만든 당의 혁신안을 실현하는 하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만성질환이 되어버린 도돌이표 정치와 단절하고 문 대표 자신이 말한 대로 ‘가보지 못한 길’로 과감하고 흔들림 없는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문 대표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 왜 당대표의 길을 선택했는지 떠올려야 한다. 다시 대통령 후보로 갈 수 있는 안전한 길이 있는데도 스스로 진흙탕에 뛰어든 것은 한국 정당정치 혁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었던가? 국민들은 강한 야당 큰 정치에 목말라 있다. 설령 거침없는 혁신의 정치가 당의 통합을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총선에서 100석 이하 의석의 참패를 가져온다 해도 당 혁신만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강단이 문 대표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지금은 안 의원과 공을 주고받을 게임의 시기가 아니다. 거대한 위기 앞에서 옳은 것을 선택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큰 정치를 해야 할 시기다.

좋아요 0
태그
DISCLAIMER
이곳에 게시된 글들은 에이전트 혹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올린 게시물입니다. 커뮤니티 내용을 확인하고 참여에 따른 법적, 경제적, 기타 문제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케이타운 1번가는 해당 컨텐츠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나 대표성을 가지지 않으며, 커뮤니티 서비스에 게재된 정보에 의해 입은 손해나 피해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