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토종균, 지하자원 안 부러워
[인터뷰]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연구소장…"잘 키운 토종균, 지하자원 안 부러워"
등록 일시 [2015-09-25 06:00:00]
【서울=뉴시스】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사진 한국야쿠르트 제공) 2015-09-20
【기흥=뉴시스】유자비 기자 = "유산균도 일종의 생물자원입니다.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좋은 미생물 발굴은 국가자원 확보와도 같습니다."
심재헌(사진)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은 지난 16일 경기도 기흥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외국에서 수입하는 유산균을 대체할 수만 있어도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김치, 된장 등 발효 식품이 발달돼있어 유익한 균은 이미 많다"며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상업화하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재헌 연구소장은 국내 유산균 발효유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발효유, 유산균 등의 연구개발을 책임진다. 그는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전담팀을 신설하고 국산 프로바이오틱스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중이다.
우선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 대해 물었다.
"쉽게 말해 인체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균이다. 핵심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고 효모, 생청국장 발효균인 바실러스 등도 몸에 이로운 균들이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는 바이오산업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2020년 57조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시장 또한 지난해 1500억원대 규모로 3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2000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유산균 발효유 연구로 기술력을 쌓아온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전문 브랜드 '바이오리브'를 론칭하며 해당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이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균"이기 때문에 "100조에 달하는 미생물이 살아가는 사람 몸에 이롭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살아있는 좋은 균을 섭취하면 미생물들이 가장 많은 '장'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면역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피부노화 방지, 혈중 중성지방 감소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유산균들이 발견되고 있다. 당뇨, 비만, 고혈압 등 균으로 예방 가능한 병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서울=뉴시스】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사진 한국야쿠르트 제공) 2015-09-20
유산균은 단순하게 수입균과 한국서 발굴한 한국형 유산균으로 나눌 수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스타' 균주들은 대부분 수입한 균이다. 예로 핀란드의 LGG유산균, 덴마크의 비피더스 유산균 등이 있다. 치즈, 유제품이 발달한 유럽은 이미 관련 연구가 진척해있어 국내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출하고 있다.
심 연구소장은 "수입균을 국산 유산균으로 대체하고, 잘 나가는 '스타' 균주로 키운다면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균주 수입대체효과는 연간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그는 "토종균은 한국인 신체와 한국 환경에 적응해 있어 효과도 높을 것"이라며 "짜고 매운 음식을 자주 접하는 한국인 장에서 발견한 균은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이미 예비 스타 균주 발굴에 한창이다.
엄마 모유로부터 분리한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 HY7714'는 피부 보습과 주름 개선 2가지 기능을 갖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김치에서 분리, 선발한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 HY7601'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KY1032' 2종은 최근 심혈관계 질환 원인인 중성지질 감소 효과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중앙연구소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한 유산균은 지난해 2000여종에서 올해 4000여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종균 선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다목적 프로바이오틱스 공장도 경기도 평택에서 지난해 8월 완공됐다. 연간 분말형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12t, 액상농축유산균 8만400ℓ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심재헌 연구소장은 "한가지 효능을 가진 유산균을 발굴하고 제품화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5년이 넘을 정도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건강사회 건설이라는 한국야쿠르트 이념에 맞춰 중앙연구소가 생명공학·신소재 분야 역량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abiu@newsis.com
등록 일시 [2015-09-25 06:00:00]
【서울=뉴시스】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사진 한국야쿠르트 제공) 2015-09-20
【기흥=뉴시스】유자비 기자 = "유산균도 일종의 생물자원입니다.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좋은 미생물 발굴은 국가자원 확보와도 같습니다."
심재헌(사진)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은 지난 16일 경기도 기흥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외국에서 수입하는 유산균을 대체할 수만 있어도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김치, 된장 등 발효 식품이 발달돼있어 유익한 균은 이미 많다"며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상업화하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재헌 연구소장은 국내 유산균 발효유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국야쿠르트에서 발효유, 유산균 등의 연구개발을 책임진다. 그는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전담팀을 신설하고 국산 프로바이오틱스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중이다.
우선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에 대해 물었다.
"쉽게 말해 인체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균이다. 핵심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 전체 90% 이상을 차지하고 효모, 생청국장 발효균인 바실러스 등도 몸에 이로운 균들이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는 바이오산업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2020년 57조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시장 또한 지난해 1500억원대 규모로 3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2000억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유산균 발효유 연구로 기술력을 쌓아온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전문 브랜드 '바이오리브'를 론칭하며 해당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이 있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있는 균"이기 때문에 "100조에 달하는 미생물이 살아가는 사람 몸에 이롭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살아있는 좋은 균을 섭취하면 미생물들이 가장 많은 '장' 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면역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피부노화 방지, 혈중 중성지방 감소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유산균들이 발견되고 있다. 당뇨, 비만, 고혈압 등 균으로 예방 가능한 병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서울=뉴시스】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장 (사진 한국야쿠르트 제공) 2015-09-20
유산균은 단순하게 수입균과 한국서 발굴한 한국형 유산균으로 나눌 수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스타' 균주들은 대부분 수입한 균이다. 예로 핀란드의 LGG유산균, 덴마크의 비피더스 유산균 등이 있다. 치즈, 유제품이 발달한 유럽은 이미 관련 연구가 진척해있어 국내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출하고 있다.
심 연구소장은 "수입균을 국산 유산균으로 대체하고, 잘 나가는 '스타' 균주로 키운다면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균주 수입대체효과는 연간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그는 "토종균은 한국인 신체와 한국 환경에 적응해 있어 효과도 높을 것"이라며 "짜고 매운 음식을 자주 접하는 한국인 장에서 발견한 균은 더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이미 예비 스타 균주 발굴에 한창이다.
엄마 모유로부터 분리한 유산균인 '프로바이오틱스 HY7714'는 피부 보습과 주름 개선 2가지 기능을 갖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김치에서 분리, 선발한 '락토바실러스 커베터스 HY7601'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KY1032' 2종은 최근 심혈관계 질환 원인인 중성지질 감소 효과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중앙연구소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한 유산균은 지난해 2000여종에서 올해 4000여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종균 선발부터 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다목적 프로바이오틱스 공장도 경기도 평택에서 지난해 8월 완공됐다. 연간 분말형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12t, 액상농축유산균 8만400ℓ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심재헌 연구소장은 "한가지 효능을 가진 유산균을 발굴하고 제품화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5년이 넘을 정도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건강사회 건설이라는 한국야쿠르트 이념에 맞춰 중앙연구소가 생명공학·신소재 분야 역량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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